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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 무위(無爲)의 단단한 중심에서 피워낸 삶과 예술의 융합
자기 바라기 - 다섯 번째 시화집을 내며 1부 - 자연의 문을 열며 마음이 다닌 길 다섯 번째 이야기 - 매화 오는 소리 마음이 다닌 길 -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빗속의 나비 겨울을 건너온 꽃 알밤 산의 노래 나무의 숨결 겨울 정원 연서 영축산 골목 바람 삶의 호미질 아무 일 없듯이 어쩐지, 가을비였다 꽃이 부르는 소리 고산의 야생화 산의 경칩 2부 - 품에 품은 사랑 룰루와 랄라 굽은 몸 삶은 바람이다 공항에서 띠띠빵빵 붉은 사랑 백일을 맞이하는 마일로에게 스쳐 지나는 사이 사랑가 3부- 시간이 머문 자리 못다 한 사랑 그날의 소나기 징검다리에서 첫 이별 울 아부지 지게 그리운 길, 기억 달이 된 엄마 호박잎 그날, 한강을 지나며 먼 기억 속, 아찔한 점 하나 삶과 죽음 사이 4부 - 홀로 걷는 길 위에서 봄비 내리고 바람의 꼬리 가을이 가는 길 노리매 공원, 매화와 황새 옛이야기처럼 그냥 서 있었지 둥지의 날갯짓 내 편의 동행 인연의 고리 여행 속의 나 날 데리고 산다 사는 일, 비양도처럼 노을 질 때 담쟁이와 소나무 연푸른 연필 꽃씨 심는 이 길을 시라 부른다면 입금강(入金剛) 5부 - 둥근 마음 내일의 빛 지구의 생명 뿌리를 놓지 않았다 독야청청 민족혼 슬픈 장마 십일월, 자연 앞에서 함께 기도해요 넌 기계이며 난 사람 무궁화, 다시 피다 부록 - 마음이 머문 노래들 매화 오는 소리 사랑가 못다 한 사랑 그리운 길, 기억 달이 된 엄마 세월이 가면 마음이 다닌 길 국화 시작도 모르고 끝도 모르는 토닥토닥 다림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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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마지막이 아니라
내일 뜰 해가 보내온 약속, 또 다른 새날의 출발에 가슴이 뛰어오릅니다 - 「노을 질 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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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딛고 피어난 마음속 매화 한 송이
김춘자 시인의 『마음이 다닌 길 다섯 번째 이야기』는 배우고 쓰고 그리며 자신만의 길을 이어가는 저자의 삶이 담긴 시화집이다. 쉰이 넘어 만난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의 삶을 마음의 지표로 삼고, 예순다섯에 다시 학교를 졸업하며 “하고 싶은 취미도 일처럼 깊이 있게 해보자”고 다짐했던 시인은 어느덧 다섯 번째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번 시화집의 중심에는 ‘매화’가 있다. 모진 겨울을 견디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처럼, 시인이 직접 그리고 쓴 매화 서화가 책 곳곳에 어우러진다. 1부 〈자연의 문을 열며〉와 4부 〈홀로 걷는 길 위에서〉에서는 산과 나무, 꽃과 바람의 숨결을 따라 자연과 하나 되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2부 〈품에 품은 사랑〉과 3부 〈시간이 머문 자리〉에서는 부모와 자식, 고향과 지나온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을 따뜻한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울 아부지 지게」는 가족과 가난을 짊어지고 살아온 아버지의 삶을 깊은 울림으로 되살린다. “무거운 지게가 무겁지 않은 / 아부지 / 겨울을 삼킨 / 낡은 옷에 봄을 입고”라는 구절에는 자신은 겨울을 견디면서도 자식에게는 봄을 건네고자 했던 아버지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5부 〈둥근 마음 내일의 빛〉에서는 시선이 개인의 기억을 넘어 생명과 역사, 민족,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자리로까지 확장된다. 또한 「매화 오는 소리」, 「사랑가」, 「못다 한 사랑」, 「그리운 길, 기억」, 「달이 된 엄마」 등을 비롯한 ‘마음이 머문 노래들’을 함께 실어, 읽는 시를 노래로 이어가는 새로운 즐거움을 더한다. 늙은 나무의 고요한 중심이 오랜 세월 나무 전체를 곧게 버티게 하듯, 지나온 시간은 시인에게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나이테가 되었다. 『마음이 다닌 길 다섯 번째 이야기』는 늦게 피어도 괜찮다고,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다면 지금도 충분히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마다의 속도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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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無爲)의 단단한 중심에서 피워낸 삶과 예술의 융합
바람이 부는 소리와 비가 내리는 소리는 한 인간이 세상을 살아내며 남긴 숭고한 삶의 흔적이다. 김춘자 시인에게 시(詩)란, ‘가장 나다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자 살아 숨 쉬는 생명의 고백이다. 오래도록 가슴속에 품어온 시인의 꿈을 향해 늘 배우는 자세로 둥근 씨앗을 틔워온 그 진실한 여정이, 마침내 다섯 번째 시화집 『마음이 다닌 길 다섯 번째 이야기 - 매화 오는 소리』라는 찬란한 결실로 맺어졌다. 김춘자 시인의 시 세계는 경험적 자아와 시적 자아가 완벽하게 결합하며 발하는 절묘한 에스프리(Esprit)로 가득하다. 시인은 자신의 개인적 사유와 치열했던 세월의 자국을 결코 사사로운 감정에 묶어두지 않고, 자연과 우주의 이치 속으로 객관화해 내는 탁월한 힘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서문에서 언급되는 논어(論語)의 ‘종심(從心)’과, 늙은 나무 나이테 중심부의 ‘무위(無爲)’에 대한 통찰은 감동적이다. 수많은 비바람을 견뎌낸 나무의 비어 있는 중심이 전체를 하늘로 곧게 버텨주듯, 시인이 통과해 온 거친 세월과 묵묵한 내면의 중심은 시인을 흔들림 없는 예술의 길로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쉰이 넘어 접한 ‘모지스 할머니’의 삶을 지표 삼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예순다섯의 졸업과 함께 삶을 배움과 도전의 설렘으로 채워가는 시인의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거룩한 시다. 특히 이번 시집 수록 작품 중 부모를 향한 지극한 효심과 숭고한 가족애가 응축된 「울 아부지 지게」는 독자의 가슴을가장 뜨겁게 적시는 절창이다. 아부지는 산이 교과서였다 들은 노트였다 때로는 새벽길 샘물 한 바가지로 배를 채우고 일곱 자식 위해 지게 지는 삶을 걸었다 무거운 지게가 무겁지 않은 아부지 겨울을 삼킨 낡은 옷에 봄을 입고 가족과 가난을 지고 살아온 그 얼굴이 가끔씩 거울처럼 나타나 내 발길을 잡는다 「울 아부지 지게」 전문 작가의 ‘아부지’는 ‘산이 교과서’요 ‘들은 노트’였던 분이다. 글자 대신 대지와 씨름하며 몸으로 진리를 깨달아 온 정직한 노동의 가치를 말해준다. 새벽길 샘물 한 바가지로 배를 채우며 일곱 자식을 건사했던 지게는 가족과 가난이라는 고단한 삶의 무게였다. 그러나 시인은 “무거운 지게가 무겁지 않은 / 아부지”라는 역설을 통해 자식을 향한 어버이의 무한한 사랑을 극대화한다. 자신의 계절은 험난한 겨울이었으나 자식들에게는 따스한 봄을 입혀주고자 고단함을 삼켜내던 아버지의 얼굴은, 이제 시인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윤리적 이정표가 되어 발길을 잡는다. 이처럼 시인은 개인의 기억을 숭고한 서정으로 승화시키는 탁월한 문학적 역량을 발휘한다. 이번 시화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서정으로 가득하다. 제1부 〈자연의 문을 열며〉와 제4부 〈홀로 걷는 길 위에서〉에서는 매화, 산, 나무, 가을비 등 자연의 미세한 숨결을 통찰하며 자연과 하나 되는 유연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며, 나아가 「이 길을 시라 부른다면」처럼 삶의 참된 의미를 찾아가는 성숙한 철학적 깊이도 함께 담아낸다. 제2부 〈품에 품은 사랑〉과 제3부 〈시간이 머문 자리〉에서는 「울 아부지 지게」처럼 굽은 몸으로 자식을 품어낸 어버이에 대한 그리움, 가족과 이웃을 향한 붉은 사랑, 그리고 스쳐 지나간 시간의 자국들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제5부 〈둥근 마음 내일의 빛〉에서는 독야청청한 민족혼과 역사의식을 통해, 시인이 통과해 온 세월을 넘어 다가올 내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서문에서 고백한 늙은 나무 나이테 중심부의 ‘무위(無爲)’가 나무 전체를 버텨주듯, 시인이 통과해 온 세월과 단단한 내면은 김춘자 시인이 시와 그림으로 풀어낸 삶의 서사가 되어, 시인을 흔들림 없는 예술의 길로 이끄는 버팀목이 되었다. 포장조차 뜯지 않은 삶의 가장 소중한 선물인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서, 시인이 마음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간 시와 정성스레 그린 그림들은 모지스 할머니의 풍경화처럼 읽는 이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와 고요한 평화를 송두리째 전해준다. 지치지 않는 학구적인 열정과 단단하고 아름다운 내면으로 빛나는 별이 되어 길을 밝히는 김춘자 시인님. 제5집 시화집 상재를 거듭 축하드리며, 이 따뜻하고 숭고한 울림이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스며들어 깊은 위로와 희망의 씨앗으로 전해지기를 마음 깊이 소망한다. - 김옥자 (문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