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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뢰 부부의 편지
2. 부뢰 부부의 유서 3. 부총이 부모에게 보낸 편지 4. 이 책을 읽고 부뢰를 생각하며 5. 이 책을 엮고 나서 |
柳泳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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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잠자리에서 또 너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았다. 가여운 내 아들아, 너의 어린 시절은 어쩌면 그렇게 나와 비슷한지, 나도 네가 어릴 때부터 겪었던 좌절이 오늘의 너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을 것이라 믿고 있단다.
하지만 아버지로서 나는 중대한 잘못을 너무 많이 했다. 일생 동안 친구와 사회에 대해서는 별로 잘못한 일이 없지만, 집에서는 너와 네 어머니에게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많이 하였다. 뒤늦게나마 1년 전부터 내 잘못을 깨닫고는 늘 괴로웠는데, 특히 요 며칠 동안은 그 생각이 악몽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마흔 다섯이 되어서야 비로소 부성이 무엇인지 깨닫는구나! 오늘도 종일 기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인생의 어려움은 끝이 없는 것이다. 그 어려움이 거의 끝나가고 있을 땐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지난 이틀 동안, 왜 이렇게 마음의 동요가 심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지금처럼 너를 깊이 사랑한 적이 없었는데, 이처럼 사랑이 아주 깊을 때 이별을 하게 되는구나!>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런 어려움은 나나 네 어머니 모두 처음 겪는 것이다. 네 어머니의 사랑은 보통 어머니의 사랑을 뛰어넘는 것이고, 어머니는 너를 위해 정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또 너 때문에 깊고 고통스러운 원망(물론 그것은 내 잘못이다)을 감내해야 했다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하물며 정원사도 피와 눈물로 키운 꽃과 과일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세상으로 내보낼 때 그것들과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는데, 우리가 너를 떠나 보내는 일이 어찌 쉬울 수 있겠느냐? 네 어린 시절은, 아버지 노릇도 제대로 할 줄 모르고 예술에 대해서도 아는 것 없던 장년 시절의 나 때문에 고통스럽게 지나갔다. 다행히 네 천성이 강인하고 낙천적이어서 너는 어떤 어려움도 잘 견뎌내었다. 그래서 내 죄과를 조금이나마 덜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결과와 당시의 사실은 완전히 별개의 것이다. 과거는 묻어버릴 수 있지만 잘못은 끝까지 남는 법이란다. 아들아, 내 아들아! 너를 어떻게 보듬어주어야 나의 이 회환과 뜨거운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pp.1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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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양심의 부끄러움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구나. 아들아, 나는 너를 학대하였다. 영원히 너에게 미안할 것 같다. 영원히 이 죄를 다 갚을 수는 없을 것 같구나! 이런 생각들이 하루 종일 나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네 엄마에게는 말도 못하고 있다. 인생에서 한 가지 일을 잘못하면 양심의 가책 때문에 영원히 편안할 수 없는 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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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위해 전문가가 되자. 그리고 큰 그릇은 크게 키우자.
『부뢰가서』는 1984년 중국의 북경과 홍콩에서 동시에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100여만 부가 팔린 밀리언셀러이다. 이 책은, 아들 부총이 폴란드에서 열릴 제5회 쇼팽 국제 피아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떠난 1954년부터, 지은이가 문화 대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죽게 되는 1966년까지의 편지 110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에서 보이는 자식 사랑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아버지의 애정이다. 지은이는 끊임없이 서양 음악 잡지들을 뒤지고, 그 속에 실린 훌륭한 글들을 번역하고, 그것을 아들에게 보낸다. 그리고 그 노력들 가운데에서 지은이 자신도 일급 음악 비평가의 수준에 가까워지게 된다. 이런 사실은 아버지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를 새삼 되새기게 해주는 대목이다. 또 이는 근대 서구식 교육 방법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동양식 교육 방법이 성공을 거둔 사례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도덕 교육, 교양 교육, 전문 교육의 세 축을 모두 가정에서 떠맡아 일관성 있는 전인 교육이 얼마만큼 가능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나타난 부뢰의 자식 교육법은 독특하다. 부뢰는 자식들을 아주 엄하게 대했는데, 자식들이 아버지 앞에서는 장난도 못 칠 정도였다. 식탁 예절, 식생활 습관에서부터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을 만났을 때 지켜야 할 것들까지, 세심하게 그리고 엄하게 가르쳤다. 그리고 아들을 북돋워주어야 할 때는 주저하지 않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었다. 이런 그의 가르침에 대해 그의 친구 루적이는 <큰 그릇은 깎고 다듬어야 하는 법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부총이 그만큼 큰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큰 그릇을 깎고 다듬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핵가족화 속에서 약화되어 가는 우리들의 자식 사랑을 자연히 돌이켜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