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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제너레이션
박소민 저
허블 202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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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9

1부
리틀 헝거
·31

2부
쓰레기의 축제
·191

3부
썩지도 상하지도 않는
·295

해설
·417

저자 소개 1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났다. 카이스트에서 기후변화 영향평가를 연구해 석사 학위를 받았고,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졸업 이후에도 기후와 작물 데이터를 들여다보며 미래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누구도 굶어 죽지 않고, 누구나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30*198*21mm
ISBN13
9791124668160

책 속으로

슈거 스폿. 설탕 점이라 불린다. 바나나의 맛이 가장 달큼하고 좋을 때다. 나흗날. 반점이 커지고, 과육은 물컹해진다. 후숙의 다른 말은 노화다.
-프롤로그·
---p.9

내 몸 안에는 작은 카나리아 한 마리가 사는지도 모르겠다. 독에 제일 먼저 반응하는 새. 극미량의 독이 몸에 침투하면 나를 까무룩 기절시켰다가 해독이 끝난 뒤에 다시 깨워주는, 한 마리의 리트머스지.
-프롤로그·
---p.17

암에 걸린 적 있는 몸은 언제든 다시 암을 키워 낼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었다.
-1부 「리틀 헝거」·
---p.24

눈은 시간이 지나면 녹는다. 진짜 무서운 건 녹지 않는 것들이었다.
-1부 「리틀 헝거」·
---p.47

내 눈에만 이 버스 기괴해? 말이 좋아 난자 기증이지 인신매매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나는.
-1부 「리틀 헝거」·
---p.144

‘내 몸은 나 혼자만을 위한 게 아니다. 모두와 함께 나누는 것이다. 혼자만 살아남으려는 사회는 결국 모두를 무너뜨린다. 우리는 더 많이 나누고, 더 자주 연결되고 싶다. (…)’
-1부 「리틀 헝거」·
---p.145

건강한 몸이야말로 언제든 귀찮은 일에 휘말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전쟁 중에는 총알받이가 되었고, 농장에서는 가장 먼저 도축되어 1++ 딱지가 붙었고, 학교에서는 난자 기증자가 되었다.
-1부 「리틀 헝거」·
---p.151

오래 아프다는 건 사과할 일이 쌓인다는 것.
-1부 「리틀 헝거」·
---p.155

오래전 엄마가 했던 말은 지금의 엄마를 구하지 못한다. 엄마는 지킬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처럼 산다. 수백 년이 지나 밑동이 굵어진 나무가 더는 가느다란 줄기로 모래바람을 견뎌내는 법을 모르듯이.
-1부 「리틀 헝거」·
---p.188

크게 아팠다가 괜찮아지고 나면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든다. 이전의 시간은 전생 같다. 사진을 들여다보아도 내 모습 같지 않고, 다른 누군가의 어린 시절 같다.
-2부 「쓰레기의 축제」·
---p.208

한번 터진 입은 닫힐 줄을 모르고 케이크를 먹어들어 갔다. 혀는 달고 속은 허기졌다. 허한 속을 채우려고 먹었고, 먹을수록 공허해졌다.
-2부 「쓰레기의 축제」·
---p.239

생체주의자들이 반대하고 나선 건 공장제 식품만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를 뱅뱅 도는 핑크 버스들과 그 안에서 움트게 될 새 생명들. 이 모든 것의 완전한 소멸을 기도했다.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살라고.”
-2부 「쓰레기의 축제」·
---p.254

다수의 편에 서 있는 건 안락하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감각은 심장이 펌프질할 때처럼 온몸에 신선한 피를 뿜어낸다.
-2부 「쓰레기의 축제」·
---p.256

궁금해하면 무례해지고, 덮어두면 무뎌진다.
-2부 「쓰레기의 축제」·
---p.264

“아픈 티를 내는 유일한 짐승은 인간이에요.” 여전히 얼떨떨한 내 얼굴 한 번, 널브러진 개 한 번 번갈아 본 대원은 그 뒤에 덧붙였다. “짐승은 최약체인 걸 들키면 끝이거든요. 아픈 걸 드러내어 구제받기보다는 죽더라도 숨기는 쪽이 이롭죠. 동물의 세계에서 구제는 없어요. 공격받거나, 버려지거나. 둘 중 하나예요.”
-3부 「썩지도 상하지도 않는」·
---p.337

어릴 적부터 귀에 피가 나도록 듣고 자란 말이 있다. 적은 밖에 있지 않아. 진짜 적은 네 안에 있는 거야. 그 말을 처음 해준 건 엄마.
-3부 「썩지도 상하지도 않는」·
---p.386

출판사 리뷰

세 모녀의 엇갈린 선택으로 그려낸 우리 시대의 불안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국가, 딸의 삶을 옥죄는 극우 어머니

“위기를 감지하는 필사의 능력.” 예소연이 『슈거 제너레이션』에 있다고 말한 그 능력은, 위기 앞에서 인물들이 저마다 품은 불안을 그려내는 데서 드러난다. 작중에서 ‘위기’란, 감미료가 생식 능력을 망가뜨린 재난, 그리고 인구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난자를 확보하고 가상 세계 이주를 막고 외국인의 국적 취득을 어렵게 하는 정부 정책이 겹친 것이다. 세 인물의 불안은 여기서 나와 서로 충돌한다. 이진은 아이를 아예 낳을 수 없는 몸이 되는 것을, 이솔은 ‘홈랜드’로의 이주가 막히는 것을 두려워하고, 베트남 국적인 이진의 친구 ‘형주’는 동성 연인과 한국에서 살기 위해 아이를 가지려 하지만 해외 대리모로 태어난 아이에게 국적을 주지 않는 법이 통과되면서 아이도 귀화도 잃을 처지가 될까 봐 걱정한다. 이진과 형주의 불안은 난자 기증 정책 앞에서 반대편에 선다. 난임 센터에서 그 일을 지켜보는 이진은 정책에 반대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지만, 아이를 원하는 형주에게는 바로 그 정책이 희망이다. 이진과 이솔의 불안은 ‘홈랜드’ 이주 앞에서 갈린다. 이진은 동생을 지키기 위해 떠나는 것을 막으면서도 그것이 정말 지키는 일인지 그저 붙잡아 두는 일인지 고민한다. 이처럼 처지가 다른 인물들을 통해,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

인물들이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은, 지키려는 것도 얻으려는 것도 버리려는 것도 여성의 몸, 결국 자신들의 몸이기 때문이다. 선택이 미뤄지는 사이 정부는 망설임 없이 여성의 몸을 통제한다. 임소연은 이 소설이 보여주는 “여성의 생식 능력이 극도로 귀해진 사회에서조차 그 능력이 권력의 원천이 되지 못”하는 역설에 주목한다. 난자는 국가에 필요한 자원이 되었지만, 여학생들의 몸은 상품처럼 등급이 매겨진 채 쓰이고 그 고통은 반대 단체의 시위 슬로건 정도로만 언급된다. 그런데도 여은경 같은 정치인은 난자 기증을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이라 부르며, 여성의 몸을 국가의 자원으로 끌어다 쓰는 논리로 삼는다. 이런 정치의 열렬한 지지자 가운데 하나가 이진의 엄마다.

이처럼 몸을 통제하는 정치는 국가의 일로만 끝나지 않고 집 안에서도 되풀이되는데, 이 소설은 그것을 세 모녀의 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이 관계를 두고 전승민은 해설에서 이 소설을 “이전의 그 어떤 계보에도 편입되지 않는 모녀 서사”로 평하며, “극우 어머니를 둔 딸들의 자유는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이 간단치 않은 것은 극우 정치의 폭력이 사랑과 돌봄을 맡아온 어머니를 통과하면서 사랑의 모습으로 오기 때문이다. 딸의 항암 치료비를 갚으려 밤낮없이 일한 어머니가 이제는 딸을 압박하는 정치인을 받들라고 강요한다. 전승민의 말을 빌리자면 “‘나’를 먹이고 재우던 그 손이 이제는 ‘나’를 해하는” 상황이다. 엄마가 반대 단체 ‘에덴의 몸으로’를 적으로 삼아 시위에 나가는 탓에 이진은 그 단체에 기운 마음을 숨겨야 한다. 그런데 그 마음부터가 엄마에 대한 반발에서 나온 것이라, 엄마에게 맞서는 선택마저 엄마가 정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떠나려면 자신을 낳고 키우고 간병한 엄마의 돌봄까지 끊어야 한다. 싸워도 떠나도 자유롭지 않은 것, 전승민이 말하는 이 소설의 핵심 딜레마가 이것이다. 소설은 이 딜레마에 답을 주지 않고, 엄마와 딸의 결렬을 되돌릴 수 없는 세계의 조건으로 놓아둔다.

몸이 내 손을 벗어났다는 감각. 여성으로서의 몸을 잃었다는 것에서 오는 자괴. 투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어나는 마음의 빚. 여러 결의 마음을 손에 쥔 채로 이 소설을 썼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슈거 제너레이션』은 설탕의 종말이 한 나라의 법과 한 가족의 식탁, 한 사람의 몸까지 바꿔놓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며, 그 ‘몸’은 작가의 것이기도 하다. 박소민은 작가의 말에서 투병하던 시간 속에서 이진을 떠올렸다고 썼고, 임소연은 추천사에서 여성에게 몸이 있는 한 유토피아는 없는 것인가 하는 절망 끝에 그 암울한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몸을 통과해 쓰였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찾게 된다고 밝힌다. 몸을 자원으로 거둬 가는 세계를 제 몸으로 겪은 사람이 써냈기에, 이 작품은 근미래의 디스토피아를 설정이 아니라 현실의 기록으로 완성해 낸다.

추천평

박소민 작가의 정밀한 세계관을 들여다보며 코앞에 닥친 초국적 위기를 감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극도로 자본화된 몸은 상품화를 넘어 국가의 슬로건이 되기도 한다. 나는 이 소설이 현재와 미래를 아주 적나라하게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아주 있을 법한 세계를 구성했고 이 아주 있을 법한 재앙 앞에 선 소설 속 인물들에게 내내 미안했다. 그들은 내가 겪어본 적 없는 시대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삶을 살아간다. 몹시 정치적으로, 자신의 삶을 내던지며. 정치적 난점과 그 안에서 오역되는 몸들을 적확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이 소설을 읽으며 확신했다. 위기를 감지하는 필사의 능력. 그것이 이 소설 안에 있다. - 예소연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21세기 버전이 나왔다! 대체 감미료가 여성의 생식 능력을 무너뜨렸으나 (놀랍게도 인공 자궁이 있어) 여성의 난자가 자원으로 추출되는 근미래가 배경이다. 여성의 생식 능력이 극도로 귀해진 사회에서조차 그 능력이 권력의 원천이 되지 못하다니 현실과 다를 것 없는 디스토피아가 펼쳐진다. 난자 추출 과정에서 몸이 겪는 고통을 드러내는 것이 금기시되는 것마저 현실과 닮은, 이런 다큐멘터리 같은 SF 소설이라니! 여성에게 몸이 있는 한 유토피아는 없는 것인가라는 절망 끝에 이 암울한 이야기가 작가 자신의 몸을 통과하여 쓰였다는 사실에서 희망을 찾게 된다. 생리 때마다 단것이 당기는 여자들, 그리고 몇 년 전 신문에 “여성의 가장 강력한 힘은 아기를 낳지 않는 것입니다”라는 광고를 냈던 방성삼 님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제로’ 말고 설탕이 듬뿍 든 디저트를 음미하며. - 임소연 (과학기술학자,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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