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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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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
Theatre and 시리즈 편집자 서문

서문 _맷 애덤스

연극 그리고 디지털
완전히 다른 무언가에 대한 약속
예술에서의 진보라는 관념
디지털 명령
새로운 미디어화법
디지털 불안
온라인 현존
연극은 무엇 없이도 가능한가?
연극 앱
미션비즈니스
결론

더 읽을거리
감사의 글
역자 후기

지은이: 빌 블레이크(Bill Blake)
연극과 디지털 매체의 교차점에서 동시대 퍼포먼스의 지형도를 탐구해온 영미권의 대표적인 연극학자. 뉴욕대학교NYU 극문학 프로그램 디렉터 및 교수를 역임하였고, 뉴욕주립대학교 뉴팔츠SUNY New Paltz 연극학과 방문교수로 재직했다. 디지털을 단순한 무대 기술이 아닌 연극의 매체성과 관객성, 나아가 예술적 협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미학적·문화적 조건으로 바라본다. 계몽주의의 지적 유산과 현대 미디어를 매개하는 학제 간 네트워크 ‘리:인라이튼먼트 프로젝트Re:Enlightenment Project’의 핵심 연구자로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퍼포먼스 정치학과 지식 생산 형식을 매섭게 추적하고 있다.

옮긴이: 조연이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동시대 영미 드라마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연극의 매체성과 수행성을 연구해왔다. 특히 매체연구 및 매체생태학의 관점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기억·신체·정동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방식에 주목한다. 사이버네틱스, 알고리즘적 어포던스, 기계지향존재론(MOO) 등을 탐구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미디어화된 문화 속에서 ‘디지털 라이브니스’의 존재론적 변용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저자 소개 2

저빌 블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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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Blake

연극과 디지털 매체의 교차점에서 동시대 퍼포먼스의 지형도를 탐구해온 영미권의 대표적인 연극학자. 뉴욕대학교NYU 극문학 프로그램 디렉터 및 교수를 역임하였고, 뉴욕주립대학교 뉴팔츠SUNY New Paltz 연극학과 방문교수로 재직했다. 디지털을 단순한 무대 기술이 아닌 연극의 매체성과 관객성, 나아가 예술적 협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미학적·문화적 조건으로 바라본다. 계몽주의의 지적 유산과 현대 미디어를 매개하는 학제 간 네트워크 ‘리:인라이튼먼트 프로젝트Re:Enlightenment Project’의 핵심 연구자로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퍼포먼스 정치학과 지식 생
연극과 디지털 매체의 교차점에서 동시대 퍼포먼스의 지형도를 탐구해온 영미권의 대표적인 연극학자. 뉴욕대학교NYU 극문학 프로그램 디렉터 및 교수를 역임하였고, 뉴욕주립대학교 뉴팔츠SUNY New Paltz 연극학과 방문교수로 재직했다. 디지털을 단순한 무대 기술이 아닌 연극의 매체성과 관객성, 나아가 예술적 협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미학적·문화적 조건으로 바라본다. 계몽주의의 지적 유산과 현대 미디어를 매개하는 학제 간 네트워크 ‘리:인라이튼먼트 프로젝트Re:Enlightenment Project’의 핵심 연구자로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퍼포먼스 정치학과 지식 생산 형식을 매섭게 추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동시대 영미 드라마와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연극의 매체성과 수행성을 연구해왔다. 특히 매체연구 및 매체생태학의 관점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기억·신체·정동의 경험을 재구성하고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방식에 주목한다. 사이버네틱스, 알고리즘적 어포던스, 기계지향존재론(MOO) 등을 탐구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미디어화된 문화 속에서 ‘디지털 라이브니스’의 존재론적 변용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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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130*224*20mm
ISBN13
9791124706299

책 속으로

요약하면 연극은 인간 및 인간과 관계를 맺어온 모든 것의 역사적 총체이며, 이런 의미에서 연극은 ‘인간 자체’에 대한 ‘역사적 축도’라고 할 수 있다.
_「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에서

우리는 동시대의 많은 학술적 글쓰기의 철학적·이론적 복잡성이 더 많은 독자층에게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이 시리즈의 핵심 목표는 각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번에 읽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책들은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며, 때로 선견지명을 드러내며, 무엇보다도 명료하다. 독자들이 이 책들을 즐겁게 읽었으면 한다.
_「Theatre and 시리즈 편집자 서문」에서

연극과 디지털을 논의하는 것은 연극과 전기를 논의하는 것과도 같다. 상세한 제한조건이나 설명이 주어지지 않는 한,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릴 가능성이 크다. 평균적인 중소 규모의 뮤지컬 작품 〈오클라호마!Oklahoma!〉 한 편을 무대에 올리는 데만 로켓을 달에 쏘아보내는 것 이상의 컴퓨팅 조작이 요구되기에, 디지털이 이미 연극 공연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내재되었다고 말한들 이는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디지털을 정의하려는 시도는 헛된 수고-빌 블레이크가 이 저서에서 현명하게도 비켜 가려 하듯이-일 뿐이다.
---p.12

나의 주요한 논지는 디지털(따지고 보면 완전히 불명확한 개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혹은 그렇기에-특별히 중대하다는 인상을 준다)이라는 보호막 아래에서 연극에 대한 지적 소통의 조건들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예술이 늘 그러하듯, 연극예술 자체 또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더 의미 있는 변화는 혁신적인 문화 생산(새로운 예술작품들)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기획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사유에 있다. 연극이라는 일관된 기획 같은 것이 존재한다는 관념, 그것을 재사유할 수 있고 재사유 과정에서 또한 재구성될 수 있다는 믿음은 그 자체로 연극에 대한 새로운 진보지향적 담론의 사례들이 된다.
---p.25-26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부분은 여전히 바로 그 수사적 과장들이다. 연극과 관객 사이, 또는 더 나아가 연극과 사회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과장하는 경향이야말로 결국 우리가 예술에서의 진보라는 관념을 논하는 불확실한 영역에 들어서는 이유이다. 연극에 적용된 디지털 혁신의 사례들과 디지털 혁신을 주제로 삼는 연극 작품들을 공히 검토할 때, 이러한 일반화의 경향에 대한 직시는 유용하다. 디지털은, 그것이 지닌 어포던스 때문이든 혹은 급속하고 막대한 문화적 영향력 때문이든, 광범위한 정의들과 점차 고조되는 가정들로 가득찬 담론을 배태하는 데에 유독 최적화되어 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연극은 이러한 담론의 적극적인 기여자이자 동시에 특별하게 깊숙이 관여하는 관찰자의 위치를 점한다.
---p.39

매개된 예술가 화법을 라이브 연극 부분의 장인적이고 수작업적이며 사심 없는 예술 창작 장면과 병치함으로써, 〈딕과 제인과 함께 집에서〉의 주제 의식은 한층 광범위해진다. 이 작품은 관객이 라이브 공연을 관람하는 실제 방식으로 인해 더욱 복잡한 층위를 획득한다. 상영실에서 대기한 후, 관객은 한 번에 한 명씩 카메라가 장착된,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작은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며 레일을 따라 밀려 이동하게 된다. 이 경험은 지금 진행중인 공연을 ‘라이브’ 트래킹 숏(이동 촬영)으로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뒤에 서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p.51-52

[일렉트릭컴퍼니시어터는] “전통적 무대의 한계” 너머로 확장을 꾀하며, 본인들의 표현대로 “연극 자체가 은유적 현존을 부여받고, 관객의 역할(곧 보는 행위)이 주제적 콘텐츠가 되는” 프로젝트의 구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극과 디지털에 대한 이러한 질문들이 완전히 의도된 것은 아닐지라도 〈딕과 제인과 함께 집에서〉에 우연히 따라온 부수적인 것들도 아니다. 이 작품은 상호연결성과 상호주체성이라는 사회적·미디어적 변수들과의 관계 속에서 연극 작품으로서 자신을 사유해내는 데 관심을 두는 연극 작품이며, 따라서 결과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 “다중적 맥락화의 실험”이다.
---p.74

〈셔플〉의 유희적인 정신은 마치 온라인 정보 탐색의 경우처럼 ‘의도적 발견’을 원칙으로 삼는다. 즉, 의미는 면밀한 검토나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관찰의 대상이며, 나아가 어쩌면 끊임없이, 그리고 언제나 완전히 열린 마음으로, 재조합되고 재발명되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양자컴퓨팅 과학자이자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과학의 새로운 방법론의 옹호자인 마이클 닐슨(Michael Nielsen)은 “발견이 이루어지는 방식에 관한 이러한 실험들이 어떤 단 하나의 발견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p.83

어떤 작품이 그것이 지닌 새로움으로 말미암아 더욱 흥미로운 것으로 비춰질수록, 유통망 안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 그러한 유통은 연극 관람과 같은 실제적 상업·문화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저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특정한 조건하에서, 그리고 특히 블로그와 포스팅, 트윗이 지배하는 오늘날에는, 메타문화가 실제 현장에서의 문화적 활동으로 거의 혹은 전혀 연결되지 않은 채, 때로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게 순환되는 결과로 귀결되기도 한다.
---p.93-94

〈셔플〉은 기계적인 것, 연극적인 것, 그리고 사회적인 것을 한데 모으는, 통찰을 생성해내는 실험이다. 여기서 진실을 도출하는 절차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이다. 물론 관객의 일원으로서 〈셔플〉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다소 바보 같고 서투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관객은 자신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항상 온전히 인식하도록 의도되어 있다. [……] 협업적인 예술생산과 협업적 예술수용은 결국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p.117-118

이 책의 기본 전제는 디지털이 지닌 이 광활한 수용력(capaciousness)이 오늘날 연극이라는 예술적·문화적 프로젝트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지평이야말로 진보가 거둔 그 자체로서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싶다.
---p.130

디지털이 열어준 새로운 지평이란, 연극예술과 양립할 수 있는 진보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떠한 조건에서 가능한가를 다시 묻고 시험할 수 있게 된 사유와 실천의 장이다. (…) 그것은 예술이 다시 미래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의 회복, 다시 말해 한때 폐기되었던 ‘진보’라는 가능성을 새로운 조건 아래 호출하는 일이다.
_「역자 후기」에서

출판사 리뷰

〈연극 그리고Theatre &〉 시리즈는 상기한 ‘인간사의 축도’로서 연극에 대한 다양한 사유와 담론을 학술적으로, 그러나 친근한 어투로 풀어낸다. 시리즈의 필진이 세계의 저명한 연극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저자들의 명성에 걸맞은 본 시리즈의 학술적 가치와 무게감을 방증한다.
_「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에서

지난 50년 동안 연극과 퍼포먼스는 젠더, 경제, 전쟁, 언어, 미술, 문화, 자아감을 재고하는 중요한 은유와 실천으로 활용되었다. 〈연극 그리고〉는 연극과 퍼포먼스의 끊임없는 학제 간 에너지를 포착하려는, 짧은 길이의 책들로 이뤄진 긴 시리즈다. 각 책은 연극이 세상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세상이 연극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질문하며, 연극과 더 넓은 세상이 보여주는 특정 측면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_「Theatre and 시리즈 원서 편집자 서문」에서

연극예술에 대한 급진적 도전: 디지털 플랫폼
너무나 분명하게도 전통적인 연극은 주변적 위치로 밀려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예술의 진보와 문화의 해방이라는 대의를 기꺼이 짊어지려 하는 연극의 모습을 직시하려 한다. 애초에 연극이 왜 필요한지, 자유스러운 활동으로서의 연극이 가지는 가치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개별 연극예술가들의 특정한 가치는 사회적 가치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질문을 던지며, 전통적인 예술문화와 디지털 등의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합리화한 진보지향적 예술문화를 대비하여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연극 전반의 모습들을 탐구한다.
연극예술에서 마주하는 진보란 광범위하고도 강렬하지만, 특히 가장 최근에 마주한 ‘디지털’은 전지구적이며, 다원적이고, 거의 한계가 없는 포용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밴쿠버의 일렉트릭컴퍼니시어터는 뉴미디어(디지털)를 결합하는 창작활동을 통해 ‘삶을 긍정하고 영감을 주며 접근 가능한’ 연극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예술을 혁신하고 관객들을 포용하며 지역사회로 외연을 확장하며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연결한다는 목표를 내세운다.

디지털은 연극예술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디지털은 연극과 함께할 때, 관습들에 대해 새로운 사고를 촉발한다. 우리가 예술적 가치들을 드러내고 문화적 작업을 홍보해오던 전통적인 방식들은 디지털과 함께 완전히 재구성되지만, 이러한 변화의 상당 부분은 거의 인지되지도 않은 채로 진행된다. 저자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최근 디지털과 연관된 연극 작품들과 디지털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은 연극적 기업가 정신의 기저가 되는 문화적 전제들을 이끌어낸다.
리미니프로토콜의 〈상자 속 콜 카타〉에서 인도 콜카타의 콜센터 직원과 나누는 대륙 간 온라인 영상 채팅, 런던 기반의 모티로티와 뉴욕의 더빌더스어소시에이션의 협업 크로스미디어 퍼포먼스 프로젝트인 〈알라딘〉에 등장하는, 집에서 비디오를 시청하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일상적 습관, 이 외에도 이메일, 트위터, 그리고 컴퓨터 코드 등 소셜미디어 사용 및 디지털 실천을 적용한 연극 작품에 분석적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다.
일렉트릭컴퍼니시어터의 〈딕과 제인과 함께 집에서〉에서 공연 공간에 입장하기 전 관객들은 “진짜 영화라는 것은 한 번도 만들어진 적이 없다”, “영화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매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극연출가의 인터뷰와 영화 버전에 대해 말하는 또다른 여성 감독의, 비슷하게 어리석은 인터뷰의 디지털 영상을 접한다. 그뒤 관람하게 되는 연극은 딕과 제인이 서로를 위해 만드는, 지극히 개인적인 홈비디오와 제인의 머리카락을 붙인 수작업 인형, 그 인형을 이용한 일상적인 인형극이다. 앞선 모조 인터뷰와 대조되는 연극 내용은 딕과 제인이 예술적 창의성에 관한 모든 실재하고, 진정성 있으며, 순수하고,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것을 대변하며, 자연스러운 결합을 통해 행복과 사랑이라는 정신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몰래 숨겨둔 홈비디오 카메라와 비디오를 찍기 위한 비밀스러운 관찰, 머리카락을 얻기 위한 조심스러운 접근에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장면을 들여다보는 관객의 시선까지 더해 실제적인 불편함을 더하며, 긍정적인 신념의 표출에 대한 의문을 느끼게 만든다. 연극과 디지털의 관계를 주축으로 하는 이 연극을 살피다 보면 다양한 공연 요소들과 주제들이 지니는 불확실한 예술적 제약, 미학적 형식, 그리고 이론적 기반을 자연스럽게 읽어내게 된다.
이 연극과 모조 인터뷰는 유튜브에서 그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제는 최초 제작 당시에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시청자들이 ‘댓글’을 달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일반론 수준의 감상평과 반응이 오가는 예측 가능한 상황과 더불어, 디지털 영역에서의 수행성과 관음성이라는 담론의 장을 열 수 있는 또다른 연결고리가 된다는 사실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온라인 상호연결성을 향한 욕망은 어느 방향으로도 흘러갈 수 있으며, 문화적 역동성이 그 향방을 결정하도록 시험대에 올려두고 지켜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디지털 연극 프로젝트
엘리베이터리페어서비스의 〈셔플〉(뉴욕 공립도서관/퓨처퍼펙트, 2010)은 뉴욕 공립도서관 본관의 정기간행물실에서 진행된다. 대출 창구 뒤편 데스크에서 샴페인 잔을 든 채 대사를 하거나, 복사기 근처 도서관 테이블에서 페이퍼백을 빠르게 집어들거나 하는 식이다. 도서관이라는 공간 때문에 갖게 된, 행동보다는 언어가 의미를 지니고 있으리라는 기대는 벽면에 디지털 형태로 투사된 포크너, 헤밍웨이, 피츠제럴드의 작품 속 단어들 때문에 증폭된다. 이 단어들은 페이퍼백에 숨겨둔 아이팟(iPod)으로 동기화해 전송되며, 배우들은 대본에 따라 구역을 오가며 텍스트 피드를 따라잡기 위해 애쓰고 관객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어울린다. 이 작품에서 도서관 직원 및 이용자들은 공연자들과 뒤섞이며, 미디어 아티스트와 통계학자, 연극연출가뿐만 아니라 스스로 작동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창작의 통제권을 쥔다. 또한 〈셔플〉에는 당연히 소설을 연극 대본으로 바꾸고, 문학 텍스트를 정보 데이터로 재목적화하며,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무작위적인 발화로 환원하는 작업도 포함되어 있다. 이 역시 예술적 생산의 협력적 관행, 연극적 기업가 정신이라는 한층 거대한 사명, 그리고 작품의 실제 콘텐츠 및 아이디어가 모두 동일한 논리 위에서 하나로 결합된 디지털 연극 프로젝트이다.
뉴월드시어터의 팟플레이 프로젝트 중 하나인, 에이드리언 웡이 집필하고 출연한 〈룩업Look Up〉은 연인과 왜 서로 멀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려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객은 외부 관찰자가 아니라 회상되는 삶의 기억들을 함께 공유해온 누군가로서 이 인물의 경로 안내(www.neworldtheatre.com/productions-podplays.html에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지도와 안내 경로가 실려 있다)를 따라 도시 곳곳을 거닐 수 있는데, 마치 우리 스스로가 연극 속에 캐스팅된 배우가 된 것처럼, 혹은 경로 안내를 따르기로 동의함으로써 어떤 방식으로든 배우와 같은 경험을 나누게 된 듯 느껴진다. 서사적 요소들은 미미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관객을 아주 쉽게 배경 속으로 끌어들이고, 엉뚱한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이끌었다가도, 배우가 실제로 언급하고 있는 특정 건물이나 산등성이, 보도의 화분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쓰며 몰입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관객은 도시에 대하여 자신의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된 관점은 이 도시와 맺고 있는 관계의 양상에 따라, 스스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션비즈니스의 〈제드.티오ZED.TO〉(토론토 프린지페스티벌, 2012)는 통상적인 공공이나 민간의 지원보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냈다. 토론토를 배경으로 8개월 동안 진행된 라이브 퍼포먼스는 온라인 공간은 물론 토론토 전역의 실제 장소들을 활용했으며,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은 연극의 대체 현실 속에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기업인 바이오로직에 투자한 벤처 캐피털리스트의 역할을 맡아 공연에 참여했다. 한 번에 최대 3천5백 명이 바이오로직이라는 기업의 이야기를 직접 연기했고, 기업 서사를 만들어갔다. 캐릭터와 기업의 기획, 연극에 대한 관객의 반응과 극 중 가상 세계의 반응은 8개월 동안 끊임없이 진화했으며, 이 과정에서 관객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행위주체성을 경험하고, 관객-참여자들 사이 새로운 유형의 ‘현실적인’ 관계가 형성되었다.

이 책에서 논의해온 모든 ‘연극과 디지털’의 사례들을 뒷받침하는 전제는, 바로 예술적 활동의 정체성이 그 주변을 순환하는 문화적 제도와 메타문화적 현상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문화에서는 여전히 예술이 우리의 가장 고양된 희망을 대변하는 특권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디지털이 지닌 광활한 수용력은 오늘날 연극이라는 예술적·문화적 프로젝트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저자는 그 새로운 지평이 바로 진보가 거둔 그 자체로서의 승리라고 주장한다.

추천평

이 책은 친밀감, 직접성, 관객 경험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제기하며, 디지털과 관련해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현재 연극 관행에 대한 자극적인 논의를 열어준다. - 조지핀 매컨 (영국, 미들섹스대학교)
명료함이 뛰어나다. 아름답게 쓰인 책이다. - 에드워드 셰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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