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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나무에게
신영복
이후 200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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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나무
'해와 아이들'로 가는 길
수녀에 얽힌 긴 사연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나의 20대

2. 비
할아버지를 심다
헤어짐이 없는 이별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한 고마움

3. 구름
보고 싶은 효숙이
연길로 보내는 편지 속에
40줄이 넘은 후배에게

4. 햇살
강의실로부터의 사색
장 담그다가 생각하니
강원도에서 불어온 따스한 바람
남과 여

5. 바람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그날
나무를 심고 왔습니다
뜰에 관한 짧은 생각
내 가슴 속 보석상자 같은 이야기

6. 이슬
옛날이야기에 대한 짧은 생각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확실한 것인지
만약 당신이라면…
인연 찾기

7. 안개
통일 싫어…늘봄
설혹 그렇다 할지라도…
후회 없는 지난 날
비참한 역사는 계속되어서도, 되풀이되어서도 결코 아니 된다

8. 숲
새해 인사
숲 속의 나무님들과 더불어 반년이
나무가 나무에게
시작과 끝

저자 소개 1

Shin, Young-Bok,申榮福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중국고전강독 등을 가르쳤고, 1998년 3월,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되었다. 1998년 5월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되어 2007년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16년 1월 15일, 향년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저자가 20년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속에서 제수, 형수, 부모님에게 보낸 서간을 엮은 책으로, 그 한편 한편이 유명한 명상록을 읽는 만큼이나 깊이가 있다. 그의 글 안에는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수형 생활 안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 등이 정감어린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일요일 오후, 담요 털러 나가서 양지바른 곳의 모래 흙을 가만히 쓸어 보았더니 그 속에 벌써 눈록색의 풀싹이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봄은 무거운 옷을 벗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던 소시민의 감상이 어쩌다 작은 풀싹에 맞는 이야기가 되었나 봅니다.'슬픔이 사람을 맑게 만드는 것인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울타리 밖에 사는 우리보다 넓고 아름답다. 시인 김용택의 "아름다운 역사의 죄를 지은 이들이 내어놓은 감옥에서의 사색은 사람들을 해방시킨다"는 글귀가 공감되는 부분이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이렇듯, 수형 생활 중 자신이 직접 겪으면서 털어놓는 진솔한 이야기와 사색들은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져내린 뒤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강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정보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세기말의 상황 속에서 그가 찾아낸 희망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나무야 나무야』에서 그는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도 푸르고 굳건하게 뻗어가고 있는 '남산의 소나무들'처럼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오늘의 자본주의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은 냉엄하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상한 채 상품미학에 매몰된 껍데기의 문화를 그는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정보'와 '가상공간'에 매달리는 오늘의 신세대 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지배구조의 말단에 하나의 칩(chip)으로 종속되는 소외의 극치일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임을 갈파한다. 또한 단순히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소나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반성하면서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질타한다. 이러한 근본적 성찰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연대에 대한 옹호이다. 그는,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가르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20년 수형 생활을 통해 얻은 가르침과 동양고전을 통해 유연한 세계 인식의 틀을 설명한 『담론』은 부제 그대로 그의 마지막 강의록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발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책 속 곳곳에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가르침이 그득 담겨 있다.

그 밖에 다른 저서로는 『손잡고 더불어』『나무가 나무에게』 『강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청구회 추억』, 『다른 것이 아름답다』(공저), 『여럿이 함께』, 『한국의 명강의』(공저),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기세춘 공역, 4권)이 있다. '더불어숲' (http://www.shinyoungbok.pe.kr) 홈페이지에서 저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신영복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368g | 148*210*20mm
ISBN13
9788988105375

책 속으로

지금까지도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리키가 꿈구는 것만큼 한국이 리키와 그 아이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환경이 못될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말도 잘 못하는 나이든 여성과 혼혈 아이들, 그들에게 한국사회가 그렇게 따뜻한 곳만은 아닐 것 같은 걱정에 지금도 가끔씩 빠져들곤 합니다.

--- p.115

나무를 심고 왔습니다.
마지막 분단국가, 냉전의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는 우리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철원의 월정리와 노동당사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무성하게 잘 자라
비무장지대의 원시림과 '더불어 숲'으로 잘 자라기를 기원했지요.
어릴 때 나무 심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마음 넉넉하셨던 우리 선생님이 나무 한 그루를 심으라는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며칠에 걸쳐 확인을 하셨습니다. 심지 않았다고 해서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는 분도 아니고 심었는지 직접 확인하러 오실 리도 없었기에 손을 드는 것도 순전 우리 양심에 따를 뿐이었지요.
아마 나무 심는 마음을 한번 가져보라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며칠 만에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가 손을 들게 되었습니다.
시골 아이들에게 나무를 심게 한다는 건 어찌 보면 참 우스운 일이었어요.
묘목을 사올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고 꺽꽂이나 포기나누기를 할 줄 알았던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에요.

집으로 돌아와 마당이며 뒷산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금도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신문나무'라 불리는 나무 한 그루를 샘 곁에 옮겨 심었습니다. 어린 나무라 호미로도 쉽게 옮길 수 있었고, 그 나무가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거든요. 우리집과 같은 골목에 살았던, 시집을 잘 가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을이 언니는 떡을 해먹는다며 어린잎을 바구니에 따서 담곤 했던 나무였습니다.

--- pp. 102-103

그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 저는 확신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살아감에 있어서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이 나의 확신에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곤 하지요. 그런 경우 정말 제 자신이 너무 싫어지곤 합니다. 요즘은 약은 건지 경험에 의한 삶의 지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번 더 따져보고 후에 조금 덜 자학할 수 있도록 조금의 여지는 남겨두려고 합니다.
-장지숙 님 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확실한 것인지> 중

--- p.123

출판사 리뷰

통혁당 사건의 무기수였던 신영복(60·성공회대) 교수는 1988년 8·15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합니다. 그리고 출소와 더불어 출간된『감옥으로부터의 사색』속의 나지막한 편지글들은 이 시대를 고민하는 양심들의 가슴에 진하게 메아리쳤고, 책갈피마다 맑은 감동의 눈물을 배게 했습니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모여 산행도 가고 작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임도 가져 나갔습니다. 1996년 스승의 날에는 그에게 '가상'의 선물, 홈페이지가 주어집니다.

이제 사람들은 그곳으로 더욱 쉽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서로를 나무라 부릅니다. 그리고 더불어 숲이 되어 가자는 뜻으로 99년부터는 그곳을 「더불어숲」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그곳엔 미루나무, 대나무, 오동나무, 아카시아나무, 소나무 그리고 플라타너스까지 온갖 나무들이 가득합니다. 이 나무들은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관념적이 아닌 실천적으로 체득하고자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에서부터 예순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읽고,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고, 또 그것이 현실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그 나무들이 이제 숲을 이루어 갑니다

인터넷이 쓰레기의 바다가 되었다는 개탄이 많습니다. 가벼운 ID 뒤에 숨어 '익명의 호기'와 '습격'과 '폭력'으로 얼룩져버렸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숲에서는 모두가 실명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가입의 절차나 형식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지한 토론과 비판과 애정어린 격려가 그것을 너끈히 치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숲의 '자기정화 능력'과도 흡사합니다. 어떤 이는 '현실 속에서의 만남'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전망'의 공유가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을 '나무'로, '사회'를 '숲'으로 치환시킨, 발상의 전환이 새 세기의 비전과 맞아떨어지는 탓에 이러한 숲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숲은 하나의 유기체와도 같습니다. 모든 것들 사이에 '관계의 망'이 놓여져 있습니다.
모든 것들은 서로가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인간이 비록 그곳을 떠나 이제 너무 멀리 와버렸지만, 다시 그 '관계망'을 찾아 존재의 본질을 '만남'과 '관계'에서 생환시킬 수 있다면…이것이「더불어숲」의 철학이고 실천원리였습니다.

그리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공존하고 있는 이들의 작은 만남은,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앞길을 보여주는 '큰 만남'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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