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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무
'해와 아이들'로 가는 길 수녀에 얽힌 긴 사연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나의 20대 2. 비 할아버지를 심다 헤어짐이 없는 이별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한 고마움 3. 구름 보고 싶은 효숙이 연길로 보내는 편지 속에 40줄이 넘은 후배에게 4. 햇살 강의실로부터의 사색 장 담그다가 생각하니 강원도에서 불어온 따스한 바람 남과 여 5. 바람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그날 나무를 심고 왔습니다 뜰에 관한 짧은 생각 내 가슴 속 보석상자 같은 이야기 6. 이슬 옛날이야기에 대한 짧은 생각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확실한 것인지 만약 당신이라면… 인연 찾기 7. 안개 통일 싫어…늘봄 설혹 그렇다 할지라도… 후회 없는 지난 날 비참한 역사는 계속되어서도, 되풀이되어서도 결코 아니 된다 8. 숲 새해 인사 숲 속의 나무님들과 더불어 반년이 나무가 나무에게 시작과 끝 |
Shin, Young-Bok,申榮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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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도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리키가 꿈구는 것만큼 한국이 리키와 그 아이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환경이 못될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말도 잘 못하는 나이든 여성과 혼혈 아이들, 그들에게 한국사회가 그렇게 따뜻한 곳만은 아닐 것 같은 걱정에 지금도 가끔씩 빠져들곤 합니다.
--- p.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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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고 왔습니다.
마지막 분단국가, 냉전의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는 우리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철원의 월정리와 노동당사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무성하게 잘 자라 비무장지대의 원시림과 '더불어 숲'으로 잘 자라기를 기원했지요. 어릴 때 나무 심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마음 넉넉하셨던 우리 선생님이 나무 한 그루를 심으라는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며칠에 걸쳐 확인을 하셨습니다. 심지 않았다고 해서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는 분도 아니고 심었는지 직접 확인하러 오실 리도 없었기에 손을 드는 것도 순전 우리 양심에 따를 뿐이었지요. 아마 나무 심는 마음을 한번 가져보라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며칠 만에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가 손을 들게 되었습니다. 시골 아이들에게 나무를 심게 한다는 건 어찌 보면 참 우스운 일이었어요. 묘목을 사올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고 꺽꽂이나 포기나누기를 할 줄 알았던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에요. 집으로 돌아와 마당이며 뒷산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금도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신문나무'라 불리는 나무 한 그루를 샘 곁에 옮겨 심었습니다. 어린 나무라 호미로도 쉽게 옮길 수 있었고, 그 나무가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거든요. 우리집과 같은 골목에 살았던, 시집을 잘 가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을이 언니는 떡을 해먹는다며 어린잎을 바구니에 따서 담곤 했던 나무였습니다. --- pp. 102-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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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 저는 확신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살아감에 있어서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이 나의 확신에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곤 하지요. 그런 경우 정말 제 자신이 너무 싫어지곤 합니다. 요즘은 약은 건지 경험에 의한 삶의 지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번 더 따져보고 후에 조금 덜 자학할 수 있도록 조금의 여지는 남겨두려고 합니다.
-장지숙 님 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확실한 것인지> 중 --- p.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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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혁당 사건의 무기수였던 신영복(60·성공회대) 교수는 1988년 8·15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합니다. 그리고 출소와 더불어 출간된『감옥으로부터의 사색』속의 나지막한 편지글들은 이 시대를 고민하는 양심들의 가슴에 진하게 메아리쳤고, 책갈피마다 맑은 감동의 눈물을 배게 했습니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선생님을 중심으로 모여 산행도 가고 작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모임도 가져 나갔습니다. 1996년 스승의 날에는 그에게 '가상'의 선물, 홈페이지가 주어집니다. 이제 사람들은 그곳으로 더욱 쉽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서로를 나무라 부릅니다. 그리고 더불어 숲이 되어 가자는 뜻으로 99년부터는 그곳을 「더불어숲」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그곳엔 미루나무, 대나무, 오동나무, 아카시아나무, 소나무 그리고 플라타너스까지 온갖 나무들이 가득합니다. 이 나무들은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관념적이 아닌 실천적으로 체득하고자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에서부터 예순이 넘은 할아버지까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읽고, 공감하고, 함께 성장하고, 또 그것이 현실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그 나무들이 이제 숲을 이루어 갑니다 인터넷이 쓰레기의 바다가 되었다는 개탄이 많습니다. 가벼운 ID 뒤에 숨어 '익명의 호기'와 '습격'과 '폭력'으로 얼룩져버렸다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 숲에서는 모두가 실명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가입의 절차나 형식 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지한 토론과 비판과 애정어린 격려가 그것을 너끈히 치유하고 있습니다. 마치 숲의 '자기정화 능력'과도 흡사합니다. 어떤 이는 '현실 속에서의 만남'이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전망'의 공유가 그것을 가능케 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을 '나무'로, '사회'를 '숲'으로 치환시킨, 발상의 전환이 새 세기의 비전과 맞아떨어지는 탓에 이러한 숲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숲은 하나의 유기체와도 같습니다. 모든 것들 사이에 '관계의 망'이 놓여져 있습니다. 모든 것들은 서로가 서로를 만나고 있습니다. 인간이 비록 그곳을 떠나 이제 너무 멀리 와버렸지만, 다시 그 '관계망'을 찾아 존재의 본질을 '만남'과 '관계'에서 생환시킬 수 있다면…이것이「더불어숲」의 철학이고 실천원리였습니다. 그리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공존하고 있는 이들의 작은 만남은, 어쩌면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앞길을 보여주는 '큰 만남'인지도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