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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챠오안
2. 백곰보 3. 곡미난 4. 감나무 5. 정황 씨 정양 씨 6. 혁명적 대연계 |
cao wen xuan,曺文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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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환의 문이 끼익하며 소리를 냈고 백곰보가 살금살금 걸어나왔다. 난 계획된 동작을 완성하려고 가지밭에서 벌떡 일어나 돌로 만든 기념비처럼 우뚝 섰다.
'임빙, 너... 너, 거기 서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백곰보는 몹시 궁색해보였다. 난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 우물우물하다 멍청한 질문을 하나 던졌다. '둘..... 둘이서 뭘하고 있었는데요?' 백곰보도 나와 똑같이 멍청한 대답을 했다. '침대 위에서 장부를 맞춰봤어.' 그는 아차 자기가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우물우물 다시 말을 했다. '사무실에서 ... 장부 정리를 했어. 식료품비 계산말야.' 시교환이 문앞으로와서 섰다.시교환의 머리가 헝클어진 채 얼굵이 빨개져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백곰보를 따라 냇가로 걸어갔다. 백곰보가 강물을 퍼서 쉬지않고 얼굴을 씻는 동안 나는 마치 어른처럼, 그리고 그의 상전이나 되는 것처럼 그를 향해 말했다. '왕유안이 사는 움막집이 너무 낡았어요. 수리 좀 해주세요.' 백곰보는 물속에 코를 박고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낼 뿐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다음날.......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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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재치가 있었는데(어떤 사람은 나를 '꾀돌이'라고 불렀다) 몸이 날렵해서 적진을 잘 돌파했고 숨거나 도망치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다(어떤 사람들은 나를 '원숭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내가 가장 자신만만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술은 바로 빠른 속도로 내닫다가 갑자기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는 기술이었다. 난 이 능력의 묘수를 잘 간파하고 있었으므로 덩치만 무식하게 크고 장대 같은 녀석들을 수시로 따돌릴 수 있었다. 우리는 그때마다 녀석들을 놀려댔고, 도가 지나치게 까불다가 녀석들의 화를 돋우기라도 하는 날이면 나를 잡아 한 방 먹이려 들기도 했다. 내가 뛰기 시작하면 그들은 내 뒤에서 미친듯이 나를 뒤쫓았다. 그들과 나 사이의 거리는 언제나 한 걸음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나는 잽싸게 몸을 돌려 그들을 피했고, 그들 손이 살짝 스칠 정도의 거리에 있는 나를 그들은 결코 잡지 못했다. 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일직선으로 내달았는데 달리면 달릴수록 속도가 났다. 난 그들의 달리기 관서잉 최고조에 다다르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앞 큰 나무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렸다. 나무에서 한 자 정도앞에 다다랐을 때 나는 갑자기 멈춰 서면서 방향을 바꾸었고 그러면 나를 쫓던 녀석들은 그만 나무에 부딪쳐 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마는 것이었다.
---p.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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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관심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독자들에게 중국의 현대 소설은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이웃나라 일본에 비한다 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마루야마 겐지, 오에 겐자부로, 무라카미 류 등이 우리 시장에서 일정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중국 작가를 손에 꼽아보라면『아큐정전』의 루신 정도가 될까?
그러나 일반 독자들에게 루신과 하루키와 류를 비교해 묻는다는 것 자체도 어울리지 않는다. 문화척 차이나 독서 취향에 따른 소재 및 문체의 감각 차이 등 그 이유를 찾자면 여럿 있겠지만, 무엇보다 루신의 소설이 그렇듯 중국 소설은 왠지 고리타분하고 재미가 없다는 통념이 작용해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 번역가의 번역이라기보다는 연변 출신 역자들의 한문투의 글이 그대로 옮겨지는 수준의 중국소설이 상당했다는, 출판사의 불성실성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차오원쉬엔의『빨간 기와』는 이러한 여러 통념에 반하는 소설이다. 이 책은 중국에서 '국가 도서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받고 <민생보> <국어일보> 등 연합신문이 선정하는 베스트셀러로도 꼽힐 만큼 예술성과 대중성을 한꺼번에 갖춘 역작이다. 순수한 중학교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중국 민중들의 1960, 70년대 생활사를 담고 있는 이 소설은 그 정서나 감각에서 당시 우리 농촌의 삶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우선 정겹다. 문화대혁명이라는 커다란 역사적 사건을 관통해 오면서 그 도도한 물결로부터 비켜서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도 없었던 민초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서 역사가 던지는 아이러니를 엿볼 수 있다. 사춘기 시절을 문화대혁명기에 보낸 작가는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하고, 그 시절의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싹트는 그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시골마을 여러 계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각 장이 그 자체로서 하나의 단편소설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다음 장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시켰다. 작가가 낙점한 옮긴이의 번역 능력도 이 소설이 우리에게 쉽고 재미있게 읽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 소설의 첫장 '챠오안'은 우리 작가 이문열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연상시킬 만큼 정서가 통하고 있다. 번역소설이라는 느낌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며, 한국어판 발간에 따른 작가의 말을 통해 그들의 문학관을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