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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깡패 총재 용팔이
2. 명동 사보이호텔 기습사건2 3. 고향에서 생긴 일 4. 형님과 아우 5. 미녀 스토커 6. 독종 아우의 연예계 입문 7. 약육강식의 법칙 8. 비정의 도시 9. 첫사랑이 오다 10. 아름다운 계절 11. 용팔의 분노 |
유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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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주인 없이 빈 체육관에서 자유자재로 승부를 겨룰 수 있게 되었다. 용팔은 매트 위에 당당한 모습으로 동진에게 손짓으로 사인을 보냈다. 시작해도 좋다는 표시였다.
“타압!” 동진은 태권의 겨루기 자세를 잡으면서 기합을 크게 질렀다. 체육관이 윙윙 울릴 지경이었다. 평소에는 소심한 녀석인데 태권 자세를 취하자 달라졌다. 정면의 용팔을 향해서 발을 슬쩍슬쩍 들어 올리면서 공격 기회를 잡고자 했다. 용팔은 여러 차례 싸움을 해 왔기에 그런 투쟁에 있어 본인만의 생존 방식이 있었다. 그러나 싸움에 임할 때마다 한 가지 뇌리 에 새기는 것이 있었다. 어떤 상대라 해도 절대 얕봐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철저하게 임해야 했다. 어린 시절, 순천만의 갈대숲에서 화살 사건으로 경험한 바 있었다 ---「3. 고향에서 생긴 일 中 술병이 날아와 마루에 떨어졌다. 부인이 안절부절못하며 문을 박차고 나가는 최종수를 배웅했다. 어디 한두 번 박명동에게 당해 보았던가. 최종수는 인상을 구기고 있었지만 그가 미워서가 아니었다. 그러나 어디선가 국가 장래를 위해 박명동처럼 애태우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은근히 부아가 끓어올랐다. “내가 장담하지만, 이 새꺄! 독재자는 말로가 안 좋아! 두고 봐라, 저런 더러운 법을 통과시키고 얼마나 잘나갈지! 썅!” 박명동은 혼자서 씩씩대고 있었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였다 하는 여당 놈들이야 권력을 탐하는 본능적 감각이 있다고는 하지만 야당 놈들은 또 뭔가? 그들 역시 집권에만 욕심낼 뿐 좌초하기 일보 직전인 대한민국을 박명동처럼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 ---「4. 미녀 스토커」중에서 용팔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거침없이 쏟아 내는 이경우가 참으로 뻔뻔스러워 보였다. 더군다나 암흑세계라니. 아니나 다를까 같은 세계에서 먹고 사는 박 전무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좋은 말도 많은데 꼭 그렇게 표현해야 하는가. 암흑세계! 마치 모든 불법과 비리와 악행의 온상처럼 들리지 않은가. 그러나 이곳 세계를 암흑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솔직히 무리가 있었다. 적어도 김용팔이 걷고자 하는 그 거리는 그래도 낭만이 존재하기를, 피만 튀는 것이 아니라 땀과 눈물도 있는 세계라고 외치고 싶었다. ---「7. 약육강식의 법칙」중에서 “요즘 아이들 이상해. 대뜸 나를 찾아와서는 조직을 결성하려는데 자금이 필요하다면서 좀 밀어 달라는 거야. 내가 돈이 어디 있나? 예전에 자네가 찾아 준 돈은 자식들에게 다 물려주었고……겨우 가게 하나 사서 세 놓아 월세로 근근이 먹고 사는 형편인데. 그래서 돈이 없다고 했더니 며칠 동안 귀찮게 굴더니만 화를 내니까 이렇게 패대. 참 기가 막혀서. 저도 너무했다 싶었는지 머리를 숙이고 죄송하게 되었다면서 돌아가기는 했다만. 분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고약한 놈.” 사실로 확인되었다. 석동주는 아버지 같은 사람, 그것도 예전에는 주먹세계에 몸담고 있던 선배를 힘이 약해졌다고 때리는 패륜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그건 용팔의 상식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놈이었다. 용팔은 이를 부드득 갈았다. 이제는 석동주뿐만 아니었다. 그와 비슷한 조직들이 서서히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맨손으로 맞장 뜨던 폭력 조직은 사시미 칼로 아무 데나 쑤시는 칼잡이들에게 서서히 밀리기 시작할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석동주도 그런 부류였다. ---「11. 용팔의 분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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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한 세계에서 정도를 지키고자 한 남자
폭력과 무질서만 존재할 것 같은 건달의 세계에서 김용팔은 지켜야 할 ‘정도’라는 것이 있다고 보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며 인간애를 소중히 여긴다. 지금은 남자의 의리가 패러디나 개그 소재로 쓰이기도 하지만 의리에 대한 순정을 아직 잃지 않은 용팔의 행보는 순수했던 시대를 대변한다. 용팔은 선배에 대한 공경을 잃지 말아야 하며 힘없는 자에게 비겁하게 폭력을 휘둘러서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1970년대 폭력 세계는 세력을 넓히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무뢰한들이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후배가 이미 은퇴해 폭력과 무관한 삶을 사는 선배를 공격하고, 빈틈을 노려 연장으로 찌르는 상황이 반복됐다. 안타까이 여긴 용팔은 무분별한 폭력이 어떤 비극을 불러오는지 보여 주고자 한다. 이 외에도 폭력계와 밀접했던 당대 연예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연예인들의 돈을 착취하는 방송국과 깡패들, 그리고 이를 보호하는 매니저 사이에도 이권 다툼이 있었다. 치열한 연예게의 뒤에서 용팔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통해 한결같은 그의 뚝심을 읽는다. 용팔의 첫사랑과 그를 사랑하는 또 다른 여자 등 사랑 이야기도 빠지지 않으며 용팔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의리와 우정도 그의 인간미를 엿보게 한다. 용팔은 격동의 시대를 파란만장하게 살았으며 허구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 인물이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그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정치, 연예, 기업 등 보다 많이 갖기 위해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권력보다는 의리를 돈보다는 인정을 중요하게 여겼던 인물은 맹목적으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다시 읽힐 가치가 있다. 격동의 시대 개인은 어떻게 살았는가 『용팔이2』는 용팔을 세상에 널리 알린 사건인 신민당 사건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그가 어떤 배경으로 깡패들과 통일 민주당 창당의 저지를 막은 것인지. 당시 그의 눈으로 본 사건과 심정은 어땠는지 우리는 또 다른 시각으로 역사 속 사건을 읽는다. 유신정권 아래 숨을 죽이며 살아야 했던 시대가 있었다. 통행금지로 밤에는 자유롭게 거리를 오갈 수 없었고 술집에서 정부를 욕하는 일도 안 됐다. 본격적으로 용팔이 정치 주먹으로서 야망을 키우기 전에는 이러한 세계에 대해 문제 인식을 던지지 못했다. 다만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도의를 알기 때문에 잘못된 것에 분노할 줄 알았다. 그가 앞으로 정치에 야망을 갖게 되는 과정과 계기가 될 인물인 신문사 기자 최종수, 용팔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를 깨우칠 황영준, 용팔이 10년 동안 바라본 첫사랑 박수지의 재등장 등 새 인물과 사건들이 재미를 불어넣고 3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