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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용팔이의 전쟁 2. 의리의 사나이 3. 속리산 기습 4. 더러운 세상 이야기 5. 순정이 지다 6. 무법자들 7. 배신의 도시 8. 기인을 만나다 9. 굿바이 용팔이 10. 깡패 세계 11. 돌아온 정치 깡패 용팔이 12. 신당 창당 방해 사건 13. 에필로그 |
유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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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거 어떻게 된 거야?”
혁우가 욕을 퍼부으면서 연신 시계에 시선을 던졌다. “그러게 말이야. 집에서 2분 거리도 되지 않는데 웬일이지?” 용팔도 이상하다는 느낌을 가졌다. 독립 자금을 주고받는 시간은 정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범인들은 단 일분의 시간만 틀어져도 약속장소에서 멀어지는 것이 보통이지 않은가. 무려 10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가자. 형은 오지 않아.” 양동진이 분을 이기지 못하며 씩씩거리면서 일어섰다. “좀 더 기다려 보자고.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 그럴 거야. 어쩌면 경규 형님에게 달려가 돈을 가져오고 있는 줄도 모른다고.” 용팔의 도정욱과 이경규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그가 서울에 올라와 배고프고 외로울 때 잠자리를 제공해 주고 먹고 살 수 있도록 해 준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지 않은가. 김두한이 더 이상 동생을 두고 싶지 않다며 수하에 있는 동생들에게 각자의 길을 가도록 종용했을 때, 용팔은 사실 어미 곁에서 떨어진 독수리 새끼에 불과했다. 그런 그를 도정욱과 이경규에게 소개해 준 사람이 바로 이경규의 친동생인 이경우였다. ---「1. 용팔이의 전쟁」중에서 박수지는 용팔을 외면했다. “나를 잊어 줘야겠어.” 갑자기 용팔은 화가 치밀었다. 그녀가 통보하러 온 이별 때문이 아니었다. 아무리 자신에게 실망했다고는 하지만 이런 식의 일방적인 감정 표현은 유감이었다. 적어도 용팔의 처지에 대해서 관심 정도는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녀에 비해 남조, 정남조는 어떠한가? 시간이 허용될 때마다 면회 와서 이것저것 알뜰히 챙겨 주지 않았던가. 이상하게도 눈앞의 박수지보다 정남조가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러면 되는 거야? 널 잊겠다고 하면…모든 게 끝나는 거야?” 박수지는 용팔의 싸늘한 대꾸에 흠칫한 얼굴이었다. 설마 용팔이 이토록 차갑게 반응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 ---「4. 더러운 세상 이야기」중에서 용팔은 이리 식구들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고창근이 병원에 있을 무렵, 이 나라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심복이었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그 역시 배신이었다. 1979년 10월 26일이었다. 가을바람이 불어오자 용팔은 이제는 건달 세계를 떠나고 싶었다. 아무리 칼을 사용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밑으로 칼잡이들이 몰려들고 있지 않은가. 특히 고창근의 피습은 그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믿었던 신영섭이 그렇게 배신하고 동생을 죽이려 하다니… 의사들은 고창근이 살아난 것은 기적이라고 했다. 의사는 그가 적어도 6개월은 입원해 있어야 한다고 했다 ---「7. 배신의 도시」중에서 용팔은 그들이 혼비백산하여 흩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지만 창당 행사를 치를 수 없었음을 확신하고 있었다. 용팔은 경찰서에 끌려가 조사받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가 모든 책임을 진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건 걱정하지 마시오. 김 동지, 이번 일로 경찰서에서 출두하라는 연락이 절대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선중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어디서 그런 자신이 나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용팔은 자신도 따라서 자신감이 들었다. “혹시 여당이 이번 일에 우리를 도와주는 것 아닙니까?” 용팔이 은근히 물었다. 용팔은 단 한 번 일을 치렀지만 왠지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선중은 용팔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았다.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11. 돌아온 정치 깡패 용팔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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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을 지키고자 했으나 비극을 맞이한 돈키호테의 이야기
『용팔이 3』은 2권에 이어 석동주 기습 사건으로 문을 연다. 당시 깡패 세계에서는 이름을 날리기 위해 선배 깡패들을 기습하거나 돈을 뜯는 일이 있었다. 아무리 폭력이 힘인 세계이지만 질서와 인간의 기본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봤던 용팔이는 그런 모습을 용서할 수 없었다. 결국 모든 것을 걸고 석동주를 처단하려고 한다. 용팔이의 고뇌와 행동을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사건으로 교도소에 갔다 온 용팔은 여전히 자신의 우직함을 굽히지 않는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고, 불합리한 폭력에는 분노한다. 그러나 뒷골목 세계는 용팔의 바람과 다르게 점점 무너져 갔다. 첫사랑에게는 버림받고, 자신이 믿었던 송곳 형님이 빼앗긴 건물을 찾아 주는 과정에서 용팔은 그가 비열한 짓으로 건물을 얻은 것임을 알게 된다. 또한 동료에게 사과하러 간 자신의 동생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큰 부상과 배신을 당하는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 용팔의 힘을 필요로 한 정치 세계에서도 그는 배신을 당한다. 배신이 끊임없이 넘치는 도시에서 용팔이 어떻게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지, 또 어떻게 비극을 맞이하는지가 담겨져 있다. 대한민국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살핀다 『용팔이 3』에서는 민주당 창당 사건을 저지했던 과정을 자세하게 그리고 마무리가 된다. 정치 깡패가 되고자 하는 열망에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창당을 방해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용팔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 정치 깡패가 돼서 정치계에 입문해 자신의 포부를 펴고자 할 뿐이다. 용팔이와 일행이 신당 창당을 방해하기 위해 난동을 부리지만 경찰은 당내 문제라는 이유로 두 손 놓고 방관할 뿐이다. 무능력한 공권력, 시민의 지팡이가 되어야 할 경찰이 정치계의 하수 역할을 하는 상황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창당 대회가 끝난 뒤 뒤늦게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의해 용팔은 검거된다. 정치권은 신민당의 의원이 청부 폭력을 지시했다고 사건을 마무리 짓지만 재조사 결과 안기부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용팔은 이러한 배경은 알지 못한 채 일행들과 함께 창당 방해 사건에 나선다. 훗날 용팔이 후회하는 이 사건은 근현대사의 오점이자 용팔 인생에서도 오점이다. 그러나 어두운 부분을 반성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용팔은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 또한 이 사건은 용팔의 새로운 계기이기도 하다. 정치 깡패라는 허상에 사로잡혔던 시절에서 주변을 살피고 이웃을 돌보는 용팔이가 된 것이다. 주먹 세계를 거쳐 먼 곳을 돌아서 오기까지 용팔이의 사건은 여러 부분을 깨우친다. 우직한 용팔이의 정치 깡패라는 몽상은 돈키호테의 몽상과 같다. 현실과 부딪히며 쓰라린 실패를 하는 돈키호테처럼 용팔 역시 배신당하고 패배를 맛본다. 자신의 안위는 아랑곳없이 주변 인물의 일에는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었던 그의 인생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