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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은수에게 마음이 끌렸었지만 이제는 그 어머니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분노하던, 절망하던 은수 아버지의 모습도 생생히 기억했다. 모두 자신의 부모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동생들이었다. 부모님은 늘 그렇게 가르쳤다. 자신만 생각지 말고, 이웃의 불행을 외면하지 말라고.
「술잔은 책임질 거죠?」 세희가 사들여야 할 물건들의 목록을 적다가 준영을 돌아봤다. 「응, 그건 우리 판촉물을 갖다 줄게.」 「손님도 끌어 올 거죠?」 「그래, 까짓거 손님 엇으면 나라도 날마다 퍼마시지 뭐.」 「혼자 마셔 봤자 얼마나 된다고. 친구도 없어요?」 「야, 촌놈이 서울에 친구가 있어야 얼마나 있겠냐. 또 모두들 제 밥벌이 하기에 바쁜데.」 --- p.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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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삶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을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시련이 닥쳐올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그 무엇에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한순간이라더 남아 있는 그 시간만이 소중할 따름이다. 불행이라 여기며 못내 슬퍼하던 그 모든 것도 사실은 한낱 꿈이었다. 진정 소중한 것을 곁에 두고서도 그것을 알지 못해 허둥거렸었다.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그대로 곁에 있었다. 떠났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도 사실은 착각이었다. 믿지 못해 잠시 눈이 멀었던 것뿐이었다. 진정 떠났던 것은 오직 사랑을 잃어버린 그 자신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였다. 사랑이란 이름을 스스로 걷어 버리지 않는 한, 영원히 부서질 수 없는 가족이라는 이름이었다. --- p.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