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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혹시 그곳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재미있는 장소를 방문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그것도 아티스트나 디자이너, 사진작가, 건축가, 저널리스트 등 특별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추천하는 곳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독일 발견/베를린 감성 체험 A to Z》는 베를린에 살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혼자만 간직하고 싶을 만큼 정말 좋아하는 곳만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인 가이드북에는 소개된 적이 없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곳들 말이다. 베를린의 특성은 다양한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지하에 있거나, 문 뒤에 숨어 있으면서 앞으로 나서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런 것들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베를린 여행의 참맛이라고 하겠다. 베를린은 ‘미완의 수도’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부터 지금까지 도시는 줄곧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는 거대한 공사로 시시각각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 어디라도 대도시에는 변화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베를린의 경우 그 질곡의 역사에 의해 단순히 변화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다면성과 역동성으로 충만해 있다. 베를린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20년대에 황금기를 체험한 적이 있다. 파괴되었던 도시는 어느새 폭발적인 창조의 에너지를 그 안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말 그대로 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었던 베를린은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적 특징을 받아들여 독특하고 매력적인 문화를 꽃피웠다. 그러나 그 문화가 바야흐로 성숙기를 맞이하려는 순간, 히틀러에 의해 제2차 세계대전의 늪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패전과 함께 독일은 결국 동서로 분단되고 말았다. 1961년 도시 한가운데 장벽이 세워지면서 베를린은 냉전 시대의 최전선이 되어버렸다. 서베를린은 공산권 안에 고립된 섬으로 ‘자본주의의 쇼케이스’로 불렸고, 동베를린은 동독의 수도였다. 개방감과 폐쇄감이 공존하는 복잡한 환경 속에서 한편으로는 굴절된 가치관과 문화가 물밑에서 자라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장벽의 붕괴와 함께 동서 베를린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물리적인 현상에 불과했고, 장벽이 존재했던 28년의 간극은 그리 간단하게 메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간극이야말로 지금의 베를린을 키워낸 문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새로운 문화가 이번에야 비로소 성숙기를 맞이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베를린이 ‘1920년대의 황금기’에 필적할 만큼 자극으로 충만한 도시라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을 들고 이렇듯 자극으로 충만한 베를린 감성 체험을 함께 떠나보자. --- 프롤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