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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澤 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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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 출신의 스포츠센터 강사 에토 하루와 서점 점장인 하야세 리이치로는 1년 3개월간의 짧은 결혼생활을 마치고 이혼한 사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이혼 후에도 서로의 사생활에 참견하고 결혼기념일이면 만나 함께 식사를 한다. 구실은 둘이 결혼식을 올린 호텔에서 50퍼센트 디너 할인 티켓을 보내오기 때문이란다. 뿐만 아니다. 한 달에 두 번 정기적으로 주말에 만나 늦게까지 술도 마신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있었지만 어린애처럼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린다. 그러다 술김에 서로에게 배우자감을 찾아주기로 한다. 리이치로는 하루에게 나가토미라는 호텔 연회 담당자를, 하루는 리이치로에게 가스미라는 애 딸린 이혼녀를 소개시켜준다. 가스미는 하루의 고향 친구로 레이싱 모델 출신의 적극적인 여성이었다. 나가토미는 하루와 리이치로의 결혼식이 있었던 날 호텔 결혼식장 연회 담당자로서, 하루를 보고 첫눈에 반한 남자였다. 그는 지금껏 하루의 아름다운 모습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된 만남이었지만 하루는 나가토미의 어머니를 만나 인사를 하게 되고 리이치로는 가스미와 그녀의 딸에게 점점 끌리게 된다. 그러나 하루가 나가토미의 어머니를 만났다고 해서 나가토미와의 결혼을 결심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나가토미에게 어떤 연애 감정도 느끼지 않는다. 다만 그래야만 리이치로가 안심하고 가스미와 맺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초등학교 때의 문집을 발견하는데 그것을 읽던 중 잊고 있었던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렸을 적 꿈꾸었던 백마 탄 왕자님이 놀랍게도 리이치로와 완벽하게 일치했던 것이다. 외모, 성격, 그리고 첫 만남의 상황까지…….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예전으로 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리이치로가 진심으로 가스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가토미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리치로에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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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즐거운 희극성을 지향한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 연애소설
노자와 히사시는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후지 TV 드라마 <잠자는 숲>(1998) 등을 집필한 인기 극작가로, 『파선의 맬리스』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기 이전에 『연애시대』와 같은 경쾌한 연애 코미디를 저술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은 소설로서 노자와의 실질적인 데뷔작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밝고 즐거운 희극성을 지향하면서, 한편으론 어둡고 심한 비극성으로 가득 찬 소설이다. 일본에서 이 책이 출판되었을 당시 “현대 연애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라는 칭송까지 받았던 작품이다. 베테랑 극작가답게 뛰어난 화술로 정말 ‘흥을 낼 땐 흥을 내고’ 울리는 부분에서는 충분히 울려주고 있다. 남녀 주인공의 모놀로그를 번갈아 구사하면서 개성을 살리고 소설을 명확히 하고, 게다가 독자의 예상을 뒤엎으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차츰 연애의 행방이 보이지 않게 되고, 후반부터 종반에 걸쳐 독자는 마치 서스펜스 소설을 읽는 것처럼 가슴 졸이게 된다. 작가의 경묘한 필치와 능수능란한 스토리 텔링에 독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드는 것이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있다. ‘현대’라기보다는 ‘지금‘을 호흡하는 최고의 연애소설이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선의의 인간이다. 때문에 모두들 행복해지길 바란다. 각자의 사랑이 성취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희한한 삼각 내지는 사각 관계가 구성돼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등장한다. 여하튼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소설이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너무나 즐거워지는 연애 코미디다. 그러나 결코 달콤한 이야기로 끝나진 않는다. 일견 달콤하게 끝나는 듯 보이지만 단순히 코미디라 하기에는 씁쓸한 여운이 남는다. 『연애시대』는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시대에 ‘이혼 후에도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내는 삶을 테마로 복잡한 연애 사정과 싱글들의 연애 바람을 그려내고 있다. 그런 면이 ’지금‘을 느끼게 하고, 미스터리 소설 및 영화를 인용하면서 그들의 생활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동시대를 느끼게 해주어 제법 흥미롭다. 요컨대 연애시대를 거쳐 행복을 붙잡기 위해서는 그 나름의 고통이 있고, 연애에서 승리하려면 다른 사람에 대한 다소의 죄스러움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평범한 슬픔과 괴로움을 담고 있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여준다 스토리 구성에서 섬세하다고 평이 나 있는 작가답게 요소마다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 및 인물묘사가 돋보인다.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일상의 소재를 시종일관 재미와 감동과 따스함으로 풀어나간다. 이혼하고 나서 새롭게 시작되는 이상한 연애. 주제 설정에서부터 독특한 사랑 방정식이 주목할 만하다. 사산이라는 쓰라린 상처를 안고 짧은 결혼생활을 접어야 했던 하루와 리이치로. 좋은 기억만을 갖고 살아가고자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또 소개해보지만, 결국 잊고 싶었던 슬픈 과거마저도 두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의 끈이었음을 깨닫고 재결합하게 된다. 늘 티격태격하면서도 어느새 ‘헤어졌지만 좋은 사람’을 열창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막연히 기대하게 되지만 결말은 상당히 의외의 반전을 만들고 있다. 조금만 더 일찍 용기를 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두 사람이기에 늦게 찾은 행복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네 삶도 무수한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각양각색의 실타래로 얽혀 있는 삶. 그것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과정이 모여 사랑이 되고 행복이 되는 것이다. 사랑은 탐색이다. 결혼은 정복이다. 이혼은 심판이다 사람은 누구나 헤어지기 전에 상대를 사랑한다고 믿고 그것을 특별한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찾아 헤매고, 사랑을 통해 자신의 반쪽을 확인하며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로 꿈을 꾼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녹이 슬고 세상이 변하는 것처럼 그들의 사랑에 대한 꿈도 깨어진다. 그를 바라보면 볼수록 설레던 목마름은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되고 그 어는 것으로도 해소하기 힘든 병증이 되고나면 어느새 헤어짐은 현실이 되어버린다. 요즘처럼 사랑이 인스턴트화되어 가고 이혼도 결혼처럼 선택되어 가는 시대에, 사랑으로 만난 두 사람이 헤어졌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간직한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 이혼한 뒤에서야 진정으로 서로 사랑했고 함께했던 시간들이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20대 부부의 연애 이야기가 감칠맛 나는 대사와 허를 찌르는 위트로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