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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방에 들어서는 순간 동화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호박은 돌처럼 단단했지만 대리석처럼 차가운 느낌은 아니었어. 차라리 나무와 더 비슷해. 레몬 색, 위스키 색, 갈색 그리고 체리 색이 뒤섞여 있었어.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상이야. 마치 햇빛 속에 있는 것처럼. 과거 대가들의 솜씨는 놀라웠다네. 그들은 작은 조각상과 꽃과 조가비도 만들었어. 소용돌이 장식은 너무도 정교했어. 수 톤의 호박은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이었지. 누구도 그 전에 그런 방을 만든 적이 없을 거야.”
--- p.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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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는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피카소의 <자화상>, 코레지오의 <성가족>, 보티첼리의 <여인의 초상>, 뒤러의 <막시밀리안 1세의 초상> 등이었다. 그 작품들도 영원히 사라진 것으로 믿어지고 있었지만 모두 진품들이었다.
벽에 걸린 거대한 고블랭 태피스트리 두 점도 눈에 들어왔다. 원래 그 태피스트리들은 이차세계대전 당시 헤르만 괴링이 약탈한 것들이었다. 20년 전 다시 오스트리아의 소장가에게 넘겨졌다가 절도범들에게 도난당한 그 태피스트리들은 크놀의 활약으로 이 비밀의 방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그 태피스트리들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다. --- p.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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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 보리아는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를 인용한 기사의 첫 부분을 무척 좋아했다. 처음 그 부분을 읽었을 때 파란색 잉크로 그어놓은 밑줄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다.
‘대개 진귀한 보물들이 그러한 것처럼 갑자기 그것은 사라져버렸다.’ 호박방에는 특별히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1945년 이후로 자취를 감춘 호박방의 역사는 정치적 소요와 죽음 그리고 음모로 얼룩져 있었다. --- p.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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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6년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는 스웨덴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와 동맹조약을 맺게 되었다. 이듬해 1월 호박방은 그 조약을 기념하기 위한 선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표트르 대제에게 보내졌다. 표트르 대제는 그 답례로 병사 248명과 선반(旋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든 포도주 잔을 보냈다. 그 중 키가 큰 55명의 병사도 포함돼 있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키가 큰 병사를 특별히 좋아한 까닭이었다.
--- p.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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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1960년대 중반이었을 거요. 하지만 코흐는 호박방이 숨겨진 정확한 위치를 기억해낼 수 없다고 주장했어요. 당시 쾨니히스베르크는 칼리닌그라드로 이름이 바뀌었고, 소비에트 연방의 일부였소. 전쟁 때 그 도시는 폭격을 받아 폐허가 되었고, 소비에트 당국은 모든 것을 불도저로 밀어버린 후 다시 재건을 했소. 이전 도시는 완전히 사라져버린 셈이었소. 코흐는 지표가 될 만한 것이 모두 파괴되어 호박방의 위치를 찾을 수 없다고 했소.”
--- p.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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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 국가 특별위원회의 조사위원을 지낸 카롤 보리아는 호박방에 대한 비밀을 가슴에 품은 채 보물 사냥꾼에게 살해된다. 특별위원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탈당한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스탈린이 조직했다. 벨로루시 출신의 카롤 보리아와 우크라이나 출신인 그의 친구 다니아 차파에프는 종전 후 소비에트 특별위원회에서 호박방의 행방을 추적한 조사위원들이다. 그들은 호박방의 행방을 알아갈 무렵 무자비한 숙청을 단행한 스탈린에게 실망해 자신들이 알고 있는 호박방 정보를 끝까지 숨기기로 결심한다.
카롤 보리아는 그 후 미국의 애틀랜타로 이주해 40여 년간 살아왔다. 보리아의 딸 레이첼은 전 남편 폴 커틀러와 함께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의혹을 풀기 위해 독일을 찾는다. 보리아는 호박방에 관한 비밀이 담긴 편지를 레이첼에게 남겨두었다. 독일을 여행하던 레이첼은 어느 순간 자신이 보물 추적자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과의 숨 가쁜 추격전이 전개되고, 레이첼은 마침내 유럽 최고의 미술품 소장가들로 이루어진 비밀 클럽의 존재와 그들의 경악할만한 비밀을 목도한다. 그 가운데 예측불허의 사건 전개, 물고 물리는 두뇌 게임, 매혹적인 스토리가 한순간에 폭풍처럼 휘몰아친다. 스티브 베리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유럽 전역을 여행했으며, 호박방과 관련된 여러 사람을 만나 취재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소비에트의 특별위원회는 실제로 존재했으며, 조사위원들을 전 세계로 파견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탈당한 러시아의 문화재를 찾아다니게 했다. 호박방은 특별위원회의 추적 목록 중 최상위에 있었다. 호박방을 찾아 나섰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호박방의 저주가 세인들의 입방아를 타고 퍼지게 된 배경이다. 이 소설은 그들의 사인이 우연인지 아니면 어떤 음모에 의한 것인지 추적한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03년 호박방을 다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궁에 복원했으며,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진품 호박방을 찾아내려는 보물 사냥꾼들과 역사학자들의 집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박방에 사용된 호박 조각만 해도 무려 7톤에 이르고, 그 가격만 해도 천문학적인 수치에 이르기 때문이다. 보물에 대한 인간의 집요한 욕망과 광기어린 열병이 빚어내는 비극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