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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기보다는 뜨겁고, 부드럽기보다는
치명적인 사랑과 상처의 시 세계 문학담당 기자 시절 김훈은 「길없는 세상의 노래」라는 시평을 통해 황학주의 시세계를 “상처받은 삶의 바닥으로부터 자기 치유의 싹을 조심스럽게 내비치는 뜨거운 목메임”이라 평했다. ‘시힘’ 동인 활동 등을 통해 80년대와 90년대 초반에 걸쳐 “가난하고 쓸쓸하게 밥벌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베는 냉정한 현실 세계와 그에 따른 시린 삶의 상처를 슬프게 노래한다. 황학주의 초기 시편을 보면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사랑을 욕망하는 사람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사랑을 강렬히 욕망하는 자에게 가난과 추위, 세상의 온갖 종류의 결핍은 오히려 누추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토록 사랑을 갈망했기에 현실 속에서 필연적인 사랑의 부재가 가져다주는 상처는 치명적이다. 결국 사랑과 상처는 세속의 땅에서 시인 황학주 속에 내재해 서로가 갈등하는 쌍생아이다. 시인 황학주는 어느 날 홀연히 아프리카 땅으로 떠난다. 에이즈와 굶주림, 그리고 인간끼리의 폭력으로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짙어가는 검고 붉은 땅 아프리카에서 자신이 그리도 찾아 헤매던 사랑의 희망을 찾는다. 그러고는 아프리카에서 건져온 사랑과 슬프되 평화로운 언어로 시집 『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루시』를 펴낸다. 등단 20년을 되돌아보는 황학주의 시선집 『상처학교』는 사랑을 꿈꾸며 “이런 삶에서 저런 삶으로 끝없이 이어”나가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떠돌아다”닌 시인의 삶과 시적 여정을 보여준다. 20년 시력에 펼쳐진 시인의 역마살의 자장은 깊고 넓으나 부재하는 ‘당신’을 향한 관능적 감각과 사랑은 오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