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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yoshi Honda,ほんだ たかよし,本多 孝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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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울먹이는 것 같기도 했다. 거역할 수 없었다. 나는 눈을 떴다.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 몸을 숨기려 하지 않고, 화가 난 듯하기도 하고 울먹이는 듯하기도 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리 와요.” 가스미가 손을 뻗었다. 거의 반사적으로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 걸음 나아가면 그녀에게 그냥 닿을 거리였다. 가스미는 가까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 속에서 화가 난 듯한, 울먹이는 듯한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그만둬요.” 나는 말했다. 더 이상 계속하면 나는 정말로 화를 낼지도 모르고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우리들 사이의 틈을 가스미가 아주 조금 메워주었다. 그녀는 팔로 나의 허리를 감았다. 40도가 안 될 온도가 아주 뜨겁게 느껴졌다. 화를 내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화상을 입을 것 같은 온도를 끌어안은 채 나는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대답해요.” 가스미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를 갖고 싶죠?”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목덜미에 닿았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그걸로 모든 게 끝이다. 그녀는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가능성 속에 돌이킬 수 없는 내가 들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말해봐요.” 나는 숨을 들이쉬었다. 당신을, 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달래듯이 가스미가 내 등을 쓰다듬었다. “당신을.” 말이 나왔다. 그러면서 내 속의 뭔가가 갈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눈을 꼭 감고 말을 이었다. “가지고 싶어.” “내가, 지금 내가 소중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봐요.” “지금 당신이 내겐 소중해.” 나는 말했다. 숨을 쉴 수 없었다. 말이 나올 때마다 균열이 커져가는 것 같았다. “그 외에는 아무 관계도 없는 거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봐요.” “지금 당신이 소중해, 그 외에는 아무 관계도 없어.” 나는 말했다. 균열이 더 커지고,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을 안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세상에 전쟁이 일어나도 좋아. 자, 말해봐요.”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속삭였다. 나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두 손이 내 볼을 잡았다. 어느새 그 온도가 뜨겁지 않았다. “눈을 떠봐요.” 나는 눈을 떴다. “말해봐요.” 아아. 나는 신음을 뱉어냈다. “말해봐요.” 무너진 그 자리에서 나타난 그 무엇에 나는 이름을 주었다. “사랑해.” --- pp.199~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