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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문__ 흩어진 말들의 무덤
<ㄱ> 가해자 / 감사 / 개 1 / 개 2 외 15편 <ㄴ> 노동자 / 농담 / 농민 1 / 농민 2 외 2편 <ㄷ> 다큐멘터리 / 닭 / 당원 / 대체복무 외 9편 <ㄹ> 락커룸 / 러브콜 / 로맨스 / 리플 <ㅁ> 망언 / 맥가이버 / 면죄부 / 면책특권 외 9편 <ㅂ> 밥 / 배달의 기수 / 번역 / 보복 외 5편 <ㅅ> 사교육 / 상생 / 상자 1 / 상자 2 외 16편 <ㅇ> 아버지 / 아픔 / 안전 불감증 / 야수파 외 28편 <ㅈ> 자본 / 자영업 / 자전거 / 장래 외 9편 <ㅊ> 천명 / 치료 <ㅋ> 코미디 1 / 코미디 2 <ㅌ> 타살 / 특권 / 특별인 / 특사 <ㅍ> 퍼스트 레이디 / 평준화 / 평화 / 포기 외 3편 <ㅎ> 하나님 / 합창 / 외 5편, 황우석 1-10편 |
陳重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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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후방 지역의 한 여단장 공관에 근무하는 한 병사가 여단장으로부터 따귀를 맞고 정강이를 차이는 등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장군의 사모님도 사병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모욕을 일삼았답니다. 전장에서 공포감을 느껴 총 들기를 거부하다가 맞은 것도 아니고, 병사가 욕설과 구타를 당한 이유라는 게 재미있네요. 여단장님 가족이 드실 멸치를 잘못 보관했기 때문이라나요? 저 장군님 눈에는 남의 집 귀한 자식,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병사가 ‘멸치만도 못한 존재’로 보이나 봅니다.
--- pp.8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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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명숙 의원이 총리로 확정됐습니다. 한명숙 총리는 취임사를 통해 “민생 현장을 찾아 지친 이들의 손을 감싸드리는 민생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명숙 총리가 민생 현장을 찾기도 전에 민생 현장이 먼저 한 총리를 찾아왔네요. 해고통보를 받은 KTX의 여승무원들이 한 총리의 의원실을 점거하고 나섰지요. 하지만 불행히도 이들은 한 총리가 민생 현장을 찾아가겠노라고 말하던 그 시간에 경찰에 모두 연행됐다고 합니다.
--- pp.231~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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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통과에 항의하여 국회의장실을 점거 중인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이 의장 여비서들에게 “싸00 없는 X, 버르장머리 없는 X”라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하네요. 임인배 의원은 폭언한 사실을 시인하며 그 표현이 “개인적으로는 욕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네요.
문제가 된 X라는 표현에는 여성형만이 아니라 남성형도 있지요. 폭언 듣고 울었다는 의장실 여비서님들, 울지 마시고 “싸00 없는 X, 버르장머리 없는 X”라고 맞받아치세요. 임인배 의원님, 통이 크셔서 그런 말 들어도 “개인적으로 욕설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분이니까요. --- p.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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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상식, 따끔한 거울
『첩첩상식』에 엮인 161편의 글은 맛있다. 그러나 따끔하다. 진중권의 글들은 맹점에 서서 사회를 바라보면서 사안이 진행되는 와중에 외면당하고 왜곡되고 있는 기본 ‘상식’을 말하는 것으로 수렴되고 있다.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줄기찬 집중력으로 작성된 이 ‘견해’들은 자극을 통한 만족 혹은 해갈의 쾌감 등으로 완료되는 글쓰기를 훌쩍 따돌리며 한국 사회를 널리, 꼼꼼히 되비치는 거울의 기능을 제공한다. 그 기본 상식의 거울이 수시로 이 사회의 구성원인 ‘나’들을 되비치며 우리들 안의 상식을 꼬집는 것이다. 브로드캐스팅, 견해를 널리 던지다. 진중권은 지난 1년간 마이크의 매력에 은근히 빠져있었다고 말한다. 애초 라디오 방송 진행을 처음 제안 받았을 당시엔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었으나 본인의 육성과 육성에 담긴 내용이 수많은 사람들의 귀로 전달되는 방송이라는 매체는 ‘묘사하기 힘든 매력’을 주었다는 것이다. 방송은 ‘브로드캐스팅’, 즉 ‘널리 던지는 것’. 작년 한해 많은 사안들이 있었지만, 그 중 황우석 사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 이슈였다. 진중권 또한 방송을 통해 황우석 박사와 관련된 견해를 꾸준히 ‘널리 던졌다’. 『첩첩상식』은 마지막 부분에서 진중권의 황우석 관련 글들을 발표 시점 순으로 담아 사태가 봉착했던 매듭들을 정리해볼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진중권이라는 논객의 포지션이 그 파고에 어떻게 흔들렸으며 또 어떻게 버텼는지를 볼 수 있게 하였다. ‘논객’ 진중권의 파이널 라운드? 특정 사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논객이라는 자리. 진중권은 사회 전반적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과 단련된 언어로 일침을 놓는 논객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에게 지난 1년은 꽤 고된 시절이었다. 일년 여 새벽잠을 줄이면서 매 사안에 대해 매일 견해를 세우고 발표하다보니 견해의 ‘평균적 인간의 용량을 초과’하기에 이른 것. 또한 자신이 발표한 견해로 인해 겪게 된 많은 일들이 그에게 쉽게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남긴 것이다. 황우석 사태로 전국이 들끓던 당시, 황우석 비판자들에게 집단적으로 애국적 언어폭력을 받은 사건까지는 익숙해질 수 있었으나 거의 모든 국민이 황우석을 신봉하고 반대 논리를 무조건 악으로 매도하던 분위기는 그에게 심히 무서움을 안겨주었다. 그는 앞으로 공적인 성격의 글쓰기는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다시는 이렇게 살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적고 있다. 그의 넉다운 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진중권은 손가락으로 댐의 균열을 막는 싸움으로 인해 그만 넉다운 상태에 이르렀으나 그간 그가 마이크를 통해 널리 던진 견해들을 돌아보면, 한국 사회에서 긴급하게 공유되어야 할 ‘상식’들이 너른 지대에 걸쳐 첩첩 포개진 진경으로 남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