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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이크와 라이너
2. 기억의 산책 3. 펀치머신맨 4. 낯선 동거인 5. 죽음의 질주 6. 121번 코인로커 7. 식물들의 대화 8. 야마하YZF 9. 그 남자의 스탠드 10. 우츄프라카치아 11. 레드 핸드폰 12. R은 죽었소! 13. 포르셰911,킬러 14. 나비 머리핀 15. 안다!그러나 멈출 수가 없다 16. 스위트마조람 17. 검은 바둑돌 같은 여자 18. 거미줄에 걸린 나비 19. 13개의 허브 20. '릴로 릴로'복수 21. '레블리제'의 첫 만남 22. 은빛 바이크 23. 바이크에서 꽃잎들이 떨어져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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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풀잎처럼 바람에 눕는 내면을 향해 다시금 고개를 끄덕였다. 보이니? 이 아름다운 세계와 물결치는 빛의 시간들, 힘차거나 흐느적거는 사람들의 저 낯익은 움직임이 너무나 그리울 것 같아. 이 애틋함이 살아 있는 만큼 부패하지 않은 상처가 환희로 변하겠지. 절단면을 드러낸 나무 나이테처럼 완전함이 내 삶을 수평으로 잘라낼때 사랑하고 절망했던 것들이 무늬와 결로 눈부시게 얼룩져 있음을 난 볼수 있을 거야. 미완성인 것 같지만 스스로를 삶 저편으로 잘라내는 순간 그만큼의 완성으로 독특하게 변하는 황홀한 변신 말이야.
그래. 이 어리석음을 사랑하자! 그녀는 가벽베 몸을 떨었다. 천문학적인 시간의 응축이 한순간에 그녀 생에서 폭파되어 부나비의 시간에서 천공의 시간으로 쏘아지는 눈부신 속도감은 그녀 자신의 몸과 마음, 영혼을 차례로 한순간에 뚫으며 지나갈 것이다. 그래 그래. 다시금 생각해도 괜찮은 일이야. 그러니 웃어 달라. 내가 내 팔과 손에게, 내 손이 내 가슴과 뺨에게, 내 눈동자와 숨결이 내 마음과 영혼에게 토닥이듯 어루만지듯 달래듯 그렇게 흔쾌하게 넌 길을 나서야 해. --- p.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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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인의 소설을 읽을 때는 어떤 자세를 필요로 한다. '현실'과 '사상'을 결부하거나 '이해'하려는 이성을 동원한다면 아무것도 얻을 게 없을 것이다. 대신 그의 문장이 안내하는 대로 눈을 감고 손과 마음을 내맡기는 것, 가슴을 열어놓은 채 그가 보여주는 사랑의 공간에 들어갈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죽음을 향해, 사랑을 향해 바람 속을 질주하는 한 남녀의 삶을 현실에서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단 한 번뿐인 잊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꿈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김하인은 소설을 통해서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이 감춰진 사랑 혹은 열정을 폭발시켜주는 힘을 지녔다. 따라서 그의 소설에서 문학성은 논할 의미가 없어진다. 가슴을 진공관으로 만들어 놓는 그의 감성 앞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