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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Jung Rae,趙廷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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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영복 선생을 거울로 삼고 닮아가려는 사람들이 만든 문집입니다. 각자 나무로 살다가 선생을 만나서 더불어 숲을 이룬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이에서 징역살이 20년을 빼면 아직도 40대라고 웃으시는 선생께서는 대학에서의 정년퇴임을 수많은 일 중의 하나로 여기시지만, 숲을 이룬 나무들에게는 선생의 정년퇴임과 문집 출간이 '처음처럼'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됩니다.
----「서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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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시대의 스승 신영복, 그의 역사를 만나다
20년 20일이라는 오랜 영어의 기간 동안 지식인의 ‘창백한’ 관념성을 깨고 현실과 민중 속에서 자신의 의식과 삶을 재구성한 글로 누구보다 깊은 울림을 전해주었던 사람. 1988년 석방된 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존재 자체가 거대한 숲을 이루어 위안과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늘을, 자기 성찰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맑고 투명한 거울이 되어준 사람, 신영복. 그가 올해 정년을 맞는다.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수감, 1988년 8·15에 특별 가석방되어 이듬해부터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해온 신영복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정된 지인이나 학계를 대상으로 하는 의례적인 정년기념 논문집이 아니라, 선생의 책을 감명 깊게 읽고 그의 삶에서 영감을 얻었던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채롭고 풍성한 ‘신영복 함께 읽기’를 시도한, 새로운 형식의 정년기념 문집이다. 신영복 선생은 출소 후 20년 동안 얼음장처럼 투명하고 명징한 사유의 세계를 글과 글씨, 그리고 그림으로 표현해왔다. 그간 몇 차례의 인터뷰나 서평으로 그를 재조명한 일련의 작업들이 있었지만, 한국현대사를 관통해온 그의 삶과, 죽음의 위협 속에서 벼려온 사유의 폭과 깊이를 온전히 밝히기는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사회학자·사학자·정치학자·문학평론가·도서평론가·미술사가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참여해 그의 문학과 예술세계, 그리고 사유를 전 방위적으로 분석한다. 뿐만 아니라 신영복 선생의 생애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학계(20여 명)뿐 아니라 선생과 직간접으로 인연이 있는 각계각층의 지인(40여 명) 총 60여 명이 필진으로 참여해 명실상부한 ‘신영복 함께 읽기’를 해냈다. 본문은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 1부와, 인연을 맺었던 지인들의 사적인 기록을 담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삶과 사유, 글과 예술, 신영복 다시 읽기, 신영복 깊이 읽기라는 네 가지 주제로 선생을 재조명하고 있다. 2부는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선생과 사적인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의 기록을 통해 선생의 삶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2. 60여 명의 필진이 참여한 '신영복 함께 읽기' 신영복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터 출소 후 8년 만에 내놓은 사색의 글모음 『나무야 나무야』, 한 달 간의 단수여권으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여권을 새로 발급받으면서 연재한 해외여행기 『더불어 숲』, 동양고전 읽기를 통해 ‘관계론’의 철학을 사유한 『강의』 등, 그의 저서들은 매번 출간될 때마다 상당히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 책은 이 같은 결과에 주목하여 신영복이라는 독서현상을 분석하고 나아가 신영복 저서 ‘다시 읽기’, 관계론으로 대표되는 신영복 사유의 ‘깊이 읽기’를 시도한다. 또 신영복 선생의 생애 전반을 훑기 위해 세 차례에 걸친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했고, 통혁당 사건의 역사적 실체와 조작적 실체를 분석해 그가 겪은 한국현대사의 암울한 현장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나아가 한국 현대사와 지성사에서 그가 점하는 위치를 파악하여,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진보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그의 사유를 귀감으로 삼아야 함을 재확인한다. 우리의 진보주의는 새로운 전환의 시점에 서 있다. 따라서 “서구중심주의와 비서구중심주의 모두를 넘어서서 인간해방과 사회해방을 위한 새로운 보편 사상을 모색하려는 치열한 고투”를 보여주는 신영복의 “인간해방적, 문명성찰적” 사유는 좀더 깊이 있게 독해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글자만 빠지면 전체의 균형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관계와 조화의 총체”로 보는 신영복의 서도, 서예뿐 아니라 문학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 창조적으로 적용 가능한 신영복의 미학론이다. 그의 글, 독특한 한글서체와 그림 등을 아우르는 예술비평은 그의 사유와 일관된 흐름을 견지한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3. 지인들의 기록으로 본 ‘인간 신영복’ 신영복 선생의 인생 여정은 감옥 이전의 20년, 감옥에서의 20년, 출소 후 20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2부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육사 교관 때까지의 기간,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투옥된 후 감옥에서 보낸 기간, 1988년 출소 후 바깥세상에서 보낸 기간 중 선생이 관계를 맺어온 지인들의 기록을 담아 인간 신영복을 내밀하게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죽 응원단장을 해왔던 유머러스한 장난꾼이자 만능 탤런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던 엔터테이너…. 학교 은사들과 친구들이 전하는 그의 색다른 면모는 그에게서 엄정한 자기 절제와 성찰적인 지식인의 모습을 보아왔던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다. 대학 입학 후 참여했던 학회, 연구회, 서클 활동 등, 60년대 말 그가 학생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이 그와 함께 활동했던 지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통혁당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던 서울대 상대 경우회 후배, 역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통혁당 핵심들이 당의 합법 기관지로 설정한 잡지 『청맥』과의 관련성을 추궁받았던 이화여대 청맥?l회 제자 등, 선생과의 인연으로 고초를 겪었던 지인들의 역사적인 증언은 이 책이 거둔 또 다른 성과이다. 2005년에는 38년 만에 이루어진 신영복 선생과 육사 제자와의 재회의 순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 전 신영복 교수에게서 경제학원론을 들었던 육사 생도들은 어느새 환갑을 넘긴 나이가 되었지만, 이 책에 참여한 25, 26기 제자들의 글을 통해 3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존경받는 육사 교관 시절 그의 모습이 전달된다. 또 4년간 대전교도소에서 감방 동료로 지낸 노촌 이구영 선생과의 관계, 대전교도소 교도관, 대전?전주 교도소 등지에서 만난 옥중 동료들의 이야기는 그의 글에서 우리가 보아왔던 존엄한 한 인간의 모습을 전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밖에도 『평화신문』에 엽서를 최초로 공개한 사연, 출소 후 성공회대에 자리 잡기까지 지인들이 기울였던 노고와 배려, 최근 화제가 된 ‘처음처럼’ 소주 브랜드와 디지털 글꼴로 거듭난 ‘엽서체’를 만든 개발자의 이야기 등 2부에는 다양하고 풍성한 읽을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