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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복, 고려사를 공부하다
박종기
고즈윈 200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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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1부 고려사의 길목에서 만난 순암 안정복
귀한 인연의 시작 / 나의 오랜 취미, 헌책방 순례 / 순암 선생의 손때 묻은 책 / 수택본, 순암의 고려왕조사 연구노트 / 조선사편수회로 넘어간 순암의 고서들 / 수택본 연구의 끈을 다시 이어준 김태식 기자 / 다시 수택본의 출처를 찾아서 / 전산화의 위력 / 조선사편수회가 보낸 편지 / 나머지 수택본의 소재를 찾아내다 / 도망간 1권의 수택본
2부 안정복과 『동사강목』
안정복의 성장기 / 스승 반계 유형원과 성호 이익 / 만족스럽지 못한 관료 생활 / 『동사강목』의 편찬과 체제 / 『동사강목』의 체제
3부 『고려사』는 어떤 책인가
최고 편찬자의 이름이 뒤바뀐 『고려사』 / 편년체에서 기전체로 / 조선왕조 건국의 정당성을 위하여 / 사대명분론을 뛰어넘어서 / 짙게 드리워진 흥망사관(興亡史觀) / 풍부한 자료집, 『고려사』
4부 『고려사』 속의 수택본
『고려사』와 『동사강목』의 차이 / 수택본 『고려사』에는 어떤 사실들이 실려 있나 / 수택본 작성에 이용된 자료들: 묘지명(墓誌銘)과 족보(族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5부 『동사강목』에 녹아든 수택본
『동사강목』은 ‘술이부작(述而不作)’의 책인가? / 새로 쓴 『고려사』 / 철저한 유교사가 안정복 / 역사학의 생명줄, 철저한 고증 / 가위와 풀의 역사? / 안정복은 ‘가위와 풀’을 어떻게 사용했나?
책을 마무리하며
부록
1. 수택본 주기 내용 일람표
2. 수택본 영인본
3. 순암 안정복 관련 문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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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朴宗基

30년 넘게 고려사 연구라는 한길을 걸어온 역사학자. 전통과 현대의 접목, 역사와 현실의 일체화를 통한 새로운 역사상을 수립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고려사 연구를 하고 있으며, ‘고려 다원사회론’을 통해 잊혔던 고려왕조의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을 해왔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고려시대 부곡인과 부곡 집단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민대학교 교수, 한국역사연구회 및 한국중세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역사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새로 쓴 오백년 고려사』(2020), 『고려 열전』(2019), 『동사강목의
30년 넘게 고려사 연구라는 한길을 걸어온 역사학자. 전통과 현대의 접목, 역사와 현실의 일체화를 통한 새로운 역사상을 수립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고려사 연구를 하고 있으며, ‘고려 다원사회론’을 통해 잊혔던 고려왕조의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역사를 되살리는 작업을 해왔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고려시대 부곡인과 부곡 집단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민대학교 교수, 한국역사연구회 및 한국중세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역사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새로 쓴 오백년 고려사』(2020), 『고려 열전』(2019), 『동사강목의 탄생』(2017), 『고려사의 재발견』(2015), 『고려의 부곡인, 〈경계인〉으로 살다』(2012), 『안정복, 고려사를 공부하다』(2006), 『지배와 자율의 공간, 고려의 지방사회』(2002), 『고려시대 부곡제 연구』(1990), 『왕은 어떻게 나라를 다스렸는가』(공저, 2011)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고려사 지리지 역주』(2016)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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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5쪽 | 404g | 153*224*20mm
ISBN13
9788991319769

책 속으로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다. 1987년 2학기가 막 시작된 무렵인 9월초 어느 날, 당시 국사학과 4학년 학생 홍석화(洪錫和,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군이 내 연구실로 찾아왔다. 홍 군의 손에는 한적본(漢籍本) 『고려사(高麗史)』한 권이 들려 있었다. “교수님, 헌 책방에 들렀다가『고려사』가 있어서 필요하실 것 같아 제가 구입하여 갖고 왔습니다.”
그는 ‘高麗史’라 적힌 겉표지만 보고 고려시대사를 강의하고 있는 나를 생각하고 사온 것이었다. 홍 군은 당시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하여 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전에 홍 군과 개인적으로 자주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홍 군에 대한 기억이래야 내 수업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반듯한 품성을 지닌 학생이라는 느낌 정도였다.
“고맙네.”
나는 간단히 인사치레를 하고 책을 받았다.
“어디서 구입했나?”
“미아동 부근의 헌책방입니다.”

--- p.14-15

학기가 끝날 무렵 잠시 약간의 시간 여유가 생겨서야 비로소 책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다 보니 누군가가 각종 묘지명과 문집을 인용하여 행서와 초서로 주기(註記)한 내용이 책의 여백 곳곳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해당 쪽에 기록된 『고려사』의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새롭게 찾아낸 자료들을 적어 놓은 것이었다. 미루어 보건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흔적이 역력했다. 유려한 붓글씨로 정리한 솜씨나 적힌 내용이 근대 학자가 정리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어느 학자가 정리한 것이 분명하였다. 그중 초서로 적힌 부분이 많았고, 필자의 능력으로는 판독과 해석이 잘 안 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학부 시절 이래로 한문을 배운 필자의 스승이자 당시 같은 학교에 근무하셨던 중문학과 김도련(金都鍊) 선생님께 이 책을 보여드렸다.
어느 날 선생님은 깜짝 놀라시면서 책의 앞부분에 ‘安鼎福印(안정복인)’이라 찍힌 사각형 주인(朱印)의 흔적을 집어내셨다. 이로 보아 이 책의 주인은 순암 안정복(1712~1791) 선생임이 분명하였다.

--- p.18-19

필자가 규장각에서 처음 수택본을 찾아냈을 당시 가장 궁금했던 일은 필자의 수택본이 과연 규장각에 소장된 수택본과 다른 계통의 책인지의 여부였다. 필자의 수택본은 한적본 『고려사』50책 가운데 제41책에 해당한다.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하였다. 그 결과 놀랍게도 다음의 사진자료와 같이 규장각 소장 제41책은 누군가 『고려사』원본을 필사하여 비슷한 모양으로 제책(製冊)한 상태로 채워져 있었다. 나머지 49책은 수택본 원본 그대로였다. 따라서 엄밀하게 얘기한다면 현재 50책의 규장각 소장 수택본 『고려사』는 완전한 책인 완질(完帙)이 아니라, 1책이 누군가 필사본으로 채워 넣은 불완전한 것이다. 빠진 원본 1책은 물론 필자가 갖고 있다.

--- p.49-50

수택본은 『동사강목』고려편의 저술을 위해 부족한 『고려사』의 내용을 보완하고자 의도적으로 관련 자료를 폭넓게 읽고 정리한 일종의‘연구노트’라 보아야 할 것이다. 위에서 살폈듯이 안정복은 ‘연구노트’의 내용을 실제로 『동사강목』저술에 반영시켰다.
『고려사』의 내용을 기본 토대로 하여 『동사강목』 고려편을 저술한 점에서 그 역시 ‘술이부작’의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문집, 족보, 묘지명 등에서 『고려사』의 내용을 보완해 줄 새로운 자료를 뽑아내어 수택본에 정리한 후, 『동사강목』을 저술할 때 그 내용을 보완한 것은 그러한 원칙을 뛰어넘는다. 다시 말하면 『동사강목』 고려편은 안정복에 의해 새롭게 저술된 그야말로 ‘새로 쓴 고려사’인 것이다.

--- p.130

줄거리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 ‘고려사의 길목에서 만난 순암 안정복’은 저자가 수택본을 입수한 경위와 나머지 수택본을 추적하여 발견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제2부 ‘안정복과 『동사강목』’, 제3부 ‘『고려사』는 어떤 책인가’, 제4부 ‘『고려사』속의 수택본’은 제목 그대로 『동사강목』, 『고려사』 및 저자가 입수한 수택본을 소개하고, 이들 책에 담긴 정신과 의미를 추적하는 부분이다. 독자들은 2, 3, 4부를 읽으면서 우리 역사서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제5부 ‘『동사강목』에 녹아든 수택본’에서는 안정복이 수택본에 기록한 사실들을 실제로 『동사강목』의 서술에 어떻게 반영하였는지, 그 과정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안정복의 필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수택본 사진자료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또한 안정복의 고려사에 대한 관심사, 나아가 그의 역사 연구 방법과 서술 태도 등을 언급하였다.
<부록1>에서는 안정복이 수택본 1책(권108-110)에 주기(註記)한 내용 전체를 번역하여 원문과 함께 제시하였다. <부록2>에는 수택본 영인본 일부를 실었다. 다음의 사이트를 방문하면 수택본 권108-110 전문을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gwnreference

출판사 리뷰

수택본 내용의 번역과 분석을 통한 미시사적 접근

사학사(史學史)의 차원을 넘어 텍스트 분석을 통해 안정복의 역사 연구 내용과 역사 인식을 살펴보 는 본격적인 학술서이자, 고려와 조선왕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인문학적 글쓰기를 보이는 대중 역사서를 지향하였다.
안정복이 『동사강목』을 집필하기 시작한 해는 1756년으로서 정확하게 250년 전이다. 『동사강목』은 만 4년이 지난 1760년에 초고가 완성된다. 『동사강목』 전체 17권 가운데 고려왕조의 역사는 12권으로, 전체 내용의 70퍼센트를 차지한다. 단군조선에서 통일신라까지의 긴 역사는 30퍼센트에 불과하다. 고려왕조사의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안정복이 작성했던, 일종의 ‘고려사 연구노트’인 수택본 1책은 안정복의 고려사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 책에서는 수택본 1책에 나타난 안정복의 연구 내용을 하나하나 번역?분석하고(<부록1>에 번역한 내용 전체가 실려 있다.) 『동사강목』과 일일이 대조함으로써 조선왕조 최고의 역사가 안정복의 역사 연구와 역사 서술의 특징을 미시사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독특한 시각을 견지하였다. 또한 이를 통해 나타난 고려왕조에 대한 안정복의 새로운 역사 인식을 다양하게 조명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250년 전 조선 후기 역사가인 안정복에 대해 ‘고려사 연구가 안정복’이라는 관점에서 그 역사 연구 활동과 역사 인식을 살펴보는 본격적인 학술서이면서, 시공을 초월하여 고려와 조선왕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의 인문학적 글쓰기를 보이는 대중 역사서 형태로 꾸며졌다. 이 책에서는 현존하는 고려시대 최고(最古)의 역사책인 『고려사』와 그로부터 300년 후인 18세기 후반에 편찬된 『동사강목』을 가깝게 넘나들면서, 300년 동안의 우리나라 역사 인식의 흐름과 변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일반 대중과 연구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제2부 ‘안정복과 동사강목’, 제3부 ‘고려사는 어떤 책인가’ 부분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한국 중세사(고려사)의 중견 역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고민, 역사 연구 에서 부딪치게 되는 애환을 진솔하게 그린 의미 있는 기록물이다.
저자는 수년 전 『5백년 고려사』(푸른역사)라는 대중 역사서를 통해 다원사회 고려왕조의 새로운 세계를 이야기 식으로 풀어내어 역사학의 새로운 맛을 일반 대중들에게 선보임으로써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 저서에서 저자는 ‘얼치기 고려사 연구자’를 자칭하며 1970년대 이후 줄곧 걸어온 역사연구자로서의 길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특히 한 권의 수택본을 통해 250년 전 역사가 순암 안정복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된 연구 생활과 환경의 변화를 담담하게 밝히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지금의 역사연구자들이 역사학 연구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추구하는지, 현재 한국 중세사(고려사) 연구자의 연구 과정과 고민, 애환은 무엇인지를 진솔하게 담은 역사 기록물로서 가치를 지닌다.
안정복은 『동사강목』을 저술하면서 겪게 된 어려움을 솔직하게 표현한 편지를 스승인 성호 이익에게 보내곤 했는데(61-64쪽), 이는 저자와 같이 기초학문에 종사하는 인문학 연구자의 고뇌와 때로는 겹치고 때로는 대비된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이 책은 역사학을 처음으로 전공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역사 연구의 길을 흥미롭게 제시하는 입문서가 되고, 역사에 흥미와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에게는 역사학의 또 다른 면을 보게 한다.

250년 전 역사가 안정복이 남긴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현재 한국 역사학계의 잘못된 풍조에 경고음 을 던진다.
식민지 시기 민족주의 역사가 단재 신채호는 유교 자체는 물론 유교 역사학에 대해서도 가장 비판적인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정복과 『동사강목』을 조선시대 최고(最高)의 역사가와 역사책으로 칭송하였다.
단재 신채호는 사실 관계에 대한 엄밀한 고증과 실증이 뛰어난 역사가로 안정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동사강목』 역시 그러한 안정복의 역사 인식이 잘 드러난 책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였다. 한마디로 신채호는 안정복의 역사학과 역사책의 덕목은 근대 역사학에 버금갈 정도로 역사적, 학문적 기초가 탄탄한 데 있다고 호평하였다.
‘고려사 연구가 안정복’에 초점을 맞춘 이 책에서 저자는 오늘날 우리나라 역사 연구에서 횡행하는 ‘해석이 없는, 고증에만 치중한 무미건조한 역사학’과 ‘사실과 고증을 무시하는, 일방통행식의 이념이 횡행하는 역사학’의 잘못된 풍조에 대하여 250년 전 역사가 안정복이 남긴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그동안 우리 학계에서 무시하고 홀대했던 ‘가위와 풀’의 역사가 역사학의 기초적인 방법론으로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안정복의 역사학을 통하여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142-145쪽 및 ‘책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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