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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봄이 오면
2. 잔인한 계절 3. 새로운 태양의 첫번째 햇살 4. 폭풍 속으로 5. 태양의 계절 6. 끝 또는 새로운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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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과 빗줄기가 뒤엉킨 밤. 좁은 골목은 꺼져 가는 횃불처럼 파르르 떨리는 가로등 불빛의 점멸로 불규칙하게 호흡하고 있었다. 혜주의 발걸음은 고르지 못했다. 서너 걸음을 옮길 때마다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쓰러질 듯 몸이 휘청거렸고 그때마다 그녀는 손으로 벽을 짚고 멈춰 섰다. 눈보다 차가운 3월의 빗줄기에 흠뻑 젖은 채 그녀는 끈질기게 골목길을 걸어 나갔다.
집 앞에서 1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모퉁이를 돌아섰을 때 그녀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검은 그림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는 때 그 그림자는 그녀 앞으로 바싹 다가섰다. 빗줄기가 멈췄다. "감기 들겠어." 혜주는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소금기둥처럼 굳어 버렸다. 정태는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혜주의 눈을 응시했다. 그녀의 굳은 표정이 따뜻하게 밝아졌다가 다시 고의적인 냉기로 식을 때까지. 혜주는 입을 열지 못했다. 숨막히는 꽃샘추위도, 육체와 정신을 옥죄고 있던 약 기운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그녀는 웃지 않으려고,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정태의 몸에 기대지 않으려고 이를 약물었다. 그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기다리고 있었어." "왜?" "약속했잖아. 다시 돌아오겠다구." "미쳤어." --- p.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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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 출신이기도 한 저자는 현재까지는 일어났던 실제의 미군 관련 범죄와 소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전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용병제도인 카투사와 미군 GI의 관계를 잘 그리고 있다. 여기에 기지촌 여성들의 생생한 이야기들과 그에 얽힌 살인 사건이 등장하면서 소설은 흥미를 더해 간다. 이러한 소설의 배경 때문에 이 책은 출간되기도 전에 작년에 개봉된 국내 영화 중에 최고의 흥행을『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이기도 한 박상연의『DMZ』와 비교되곤 한다.
이 책『노란 잠수함』은 평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사이좋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사실 한국과 일본관계도 그러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관계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사이는 아니다. 이 속에는 1945년 광복 후의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으며, 온갖 정치적인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10명에 가까운 한국과 미국의 주인공들은 제각기 이러한 사실을 망각한 체 - 혹은 외면한 체 - 자신의 위치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하지만 한미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려는 이들의 노력 또한 포함되어 있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해 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한 점이 이 소설이 2001년 하반기 예상 최고의 화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