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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2. 청소년기 3. 정신철학 4. 청년 헤겔학파 5. 파리 6. 역사적 유물론 7. 1848년 8. 런던에서의 망명생활 9. 인터내셔널 10. 붉은 테러 박사 11. 황혼 |
Isaiah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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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고의 사상사가思想史家가 본 마르크스와 유럽사상의 흐름
개인으로서의 마르크스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청소년기와 말년을 제외하고는 늘 가난에 시달리면서 평생의 동지인 엥겔스가 지원하는 1파운드 지폐에 의지해야 했고, 심지어는 그의 세 자녀가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천성적으로 강인하고 비타협적인 마르크스가 그의 사상을 세우는 데 이처럼 불행한 개인적 문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던 벌린은 이 책에서 마르크스의 사생활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이는 마르크스를 신비화하거나, 아니면 자랑스럽지 못한 과거가 있어 의도적으로 감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상가 마르크스를 진정으로 이해하는데 그의 개인사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이면사裏面史 들추기 식의 인물 평가가 본질을 희석시킬 수도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는 마르크스의 생애는 19세기 유럽 사상의 정점에 섰던 사회주의 혁명가이자 사상가로서의 모습이다. 이 책은 또한 19세기 유럽사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교과서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왜냐하면 마르크스 개인의 사상사가 당시의 유럽 일반사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 마르크스에 관하여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20세기 최고의 평전 라트비아 태생의 이사야 벌린은 마르크스주의자는커녕 오히려 반공주의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개인적인 이념적 성향에 치우치지 않고 20세기 최고의 사상사가답게, 이 책에서 마르크스를 옹호하지도, 폄하하지도 않고 냉정하고 엄격하게 한 인물을 그리고 있다.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 - 그의 생애와 시대'는 1939년에 초판이 발행되어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르크스에 관한 한 최고의 평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이 나올 무렵 프란츠 메링과 존 듀이 및 카우츠키의 제자였던 시드니 후크가 썼던 전기 등이 나왔으나 이 책에 비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은 출간 이후 증보에 증보를 거듭하면서 마르크스를 가장 잘 이해하는 경전으로 인식되었다. 아울러 이사야 벌린은 이 책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최고의 '칼 마르크스' 이론가로 공인 받았다. 이 글이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를 한 마디로 요약해준다. "벌린만큼 심리학적으로 인물 묘사와 지적 분석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한 해설자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거의 없었다. 벌린의 책을 읽으면, 만일 마르크스가 지금 방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면 그에게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 지, 그리고 만일 논쟁을 벌여 분위기를 망쳐놓지 않으려면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 지를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앨런 라이언(Alan Lyan)>" 이 책은 해적판이 난무하던 1980년대에 한 출판사에서 무단으로 출판한 적이 있다. 그 책은 7∼80년대 이른바 운동권 세대들에게 하나의 경전이자 이론적 지침서였다. 오역으로 얼룩진 해적판 '칼 마르크스'는 그 난해함으로 인해 마르크스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오히려 엄청난 걸림돌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의 명성과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오랫동안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이제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와 정식 판권 계약을 통해 마르크스 정치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번역자의 철저한 검증과 조사를 거친 번역결과, 그야말로 지난 시대 우리는 마르크스를 철저히 오역과 오해 속에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 책은 철저한 번역과 검증을 통해 인물의 비중이 주는 느낌만큼 신중하면서도 흥미롭고, 인물의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서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며, 쉽게 읽히면서도 사상의 깊이까지 헤아릴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칼 마르크스라는 인간에 대한 가감없는 이해이다. 그의 사후 120년만에 비로소 이사야 벌린의 눈을 통해 한국에서도 마르크스의 생애와 그의 사상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