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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이호준의 아침편지
이호준
마음의숲 2015.10.12.
베스트
명상/치유 에세이 top100 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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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인생은 여행이다
기차 안에서 만난 부녀 / 내려오는 게 더 무섭더라 / 맷돌 만드는 노인 / 기차역 소묘 / 곰소에서 만난 고부姑婦 / 두 딸과 어머니 / 카메라감독 C모씨의 경우 / 터키에서 만난 사람들1 / 터키에서 만난 사람들2 / 터키에서 만난 사람들3 /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들 / 경상도에서 취재하기 / 명함이 구겨진 까닭은 / 무뚝뚝한 사내가 준 홍시 / 요즘, 자화상 / 세상을 떠돌다 보면 / 쓸쓸한 여행, 행복한 여행 / ‘빽차’ 타던 소년 / 모든 어머니는 아프다 / 즐거운 사기 / 청산도 사람들 / 거꾸로 걷는 사내의 눈물 /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여행 / 아름다운 화천경찰서장 / 날마다 배낭을 싸는 남자

2. 흐린 날의 자화상
삼십 년의 시간을 정리하며 / 어머니의 거짓말 / 공사장의 아침체조 / 매미도 염불한다 / 어느 아빠의 영상통화 / 뒤집힌 풍뎅이와 노인 / 칼갈이 노인과 나 / 아름다운 예인 송해 / 참나무 숲의 전쟁 / 개도 그렇게는 안 한다1 / 개도 그렇게는 안 한다2 / 무교동에서 만난 두 엿장수 / 비둘기의 오해 / 아이의 옷을 받아들고 / 낙제생의 꿈 / 대통령께 묻습니다 / 그녀가 ‘피켓녀’가 된 사연 / 유치장으로 간 가수 / 꽃도 염치가 있거늘 / ‘왕뚜껑’만 먹더란다 / 시가 오지 않는 이유 / 망각이 가장 무섭다 / 칼국수 집에서 만난 부자 / 아내의 막말 / 나도 폐소공포증일까? / [길을 떠나며]를 듣는 아침 / 개의 착각에 관한 이야기 / ‘찍퇴’를 아십니까?
3.백수로 살아가기
조금 전 백수가 됐습니다 / 나도 집을 지을 수 있을까 / 어느 순댓국집 / 여주, 그리고 유자 / 장모의 세뱃돈 / 낡은 휴대전화의 반란 / 도배나 배우라고? / 토요일 밤의 방문자 / 거울 속의 아버지 / 당신에게 실망했습니다 / 나는 억울하다 / 지하철의 노인과 청년의 발 / 버스에서 생긴 일 / 노숙 / 침대와 책상 사이에서 / 보건소에 가다 / 보건소에 다녀온 뒤 / 중고책을 고르는 행복 / 입주자 대표를 뽑는다는데 / 어느 택시기사 / 백수의 설 연휴 / 산에서 만나는 것들 / 나무들도 전쟁을 한다 / 그날 본 것이 정말 나비였을까? / 잘려진 나무들 앞에서 / 신비! 고이 잠들라 / 치매라는 이름의 악마 / 백수를 위한 공간은 없다

4. 바닷가에서 한철
바닷가 마을에서 쓰는 편지 / 꽃자리에 서있는 아침 / 뻐꾸기 다시 울다 / 길에서 만난 강아지 ‘자유’ / 잠자리 떼 속을 걷다 / 작은 돌이 전하는 말 /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마을 /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 인연이 주는 선물 / 주례사를 하지 않은 주례 / 별을 헤는 밤 / 지하철의 취객과 여인 / 밥 짓고 빨래를 하면서 / 손님은 빚쟁이다? / 바닷가에 만나는 것들 / 우엉차를 마시는 아침 / 강의를 하다 보면 / 그냥 오뎅과 매운 오뎅 / 나는 사하촌 아이였다 / 네모 수박을 아십니까? / 비 내리는 아침이면 / 오일장에 가던 날 / 태풍이 지나가는 날에 / 신용산역에서 만난 청년 / 세상이 주는 선물 / 빈집 옆을 지나며 /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 길 위에서 맞는 고독

저자 소개 1

필명:사강

서울신문 기자··선임기자··뉴미디어국장 겸 비상임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시인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며, 2013년 『시와경계』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티그리스강에는 샤가 산다』, 산문집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1, 2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와 기행산문집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아브라함의 땅 유프라테스를 걷다』, 『문명의 고향 티그리스강을 걷다』, 『나를 치유하는 여행』, 『세상의 끝, 오로라』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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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88g | 130*195*22mm
ISBN13
9788992783965

책 속으로

눈길을 창밖으로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날 밤을 거의 뜬눈으로 새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습니다. 온갖 상념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이혼하고 저 아빠와 비슷한 과정을 전전하다,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던 먼 친척의 얼굴이 겹쳐지기도 했습니다. 아빠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의 유전流轉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게 얼마 전이었습니다.---「기차 안에서 만난 부녀」중에서

차를 가지고 먼 길을 다녀오다, 시간이 늦는 바람에 약속 장소로 바로 간 날이었습니다. 술을 피할 수 없는 자리였고, 결국 생전 처음 대리운전사를 불렀습니다. 여성 기사가 왔습니다. 먼 길을 그냥 가려니 어색하기도 하고, 늦은 밤 부른 게 미안해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눴습니다. 당신께 들려드립니다.---「요즘, 자화상」중에서

머리맡의 배낭은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말합니다. 유랑의 삶은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닙니다. 자유롭게 걸을 수 있으니 행복한 일입니다. 하지만 안락을 버리고 고단을 지고 다녀야 합니다. 어느 날은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가장 행복하면서 가장 불행한 삶은 제가 걸을 수 있는 날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기 때문입니다.---「날마다 배낭을 싸는 남자」중에서

한 사람이 한 생을 살아내는 건, 모순이란 이름의 길 위를 걸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소망하는 일은 하지 못한 채 평생을 보내기 일쑤니까요. 자의든 타의든 평생 해온 일, 해야 할 일이 세상을 나는 한쪽 날개라면, 원했지만 하지 못한 일, 하고 싶은 일이 또 다른 쪽 날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있는 법이니까요.---「도배나 배우라고?」중에서

지하철에서 만나는 소위 ‘잡상인’들이 성가신 존재인 건 사실입니다. 통행을 방해하기도 하고 소음도 만만치 않지요. 누군가가 신고해서 쫓겨 다니는 경우도 허다하고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 역시 가난한 우리의 형제고 아버지이고 이웃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 복잡한 곳에 서서 떠들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잠시만 불편을 감수하면 안 될까요? 이 또한 욕먹을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의 아량은 가진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226---「지하철의 노인과 청년의 발」중에서

“처음 택시 운전을 시작했을 때는 말도 못하게 힘들었어요. 자존심도 엄청나게 상했고요. 그래서 스스로 보람을 만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끄떡하면 반말하거나 시비를 일삼는 손님들, 아직은 서툰 길, 노동 시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입…. 누가 생각해도 행복한 상황은 아니었을 겁니다. 더구나 ‘화려한’ 과거가 있는 사람에게는 더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때부터 그는 운전 시간 이외에 집중할 만한 일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찾아낸 게 바로 시 낭송이었습니다. ---「어느 택시기사」중에서

어쩐 일인지, 도시에 정착한 뒤로는 밥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후각에 이상이 생긴 것도 아닌데 맛있는 밥 냄새를 맡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던 것이 요즘 다시 밥 냄새에 설렙니다. 시골로 내려오면서 다시 찾은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밥상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집을 떠날 때 가져온 서너 가지 밑반찬이 전부지만 그래도 매끼 꿀맛입니다. 밥은 반찬으로 먹는 게 아니라 그리움으로 먹는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나날입니다. 아침마다 밥을 짓지 않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밥 짓고 빨래를 하면서」중에서

그러고 보니 물건을 파는 사람도 물건을 사러 온 사람도 대개가 노인입니다. 배회가 목적인 것처럼 보이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람이 그리워서 나온 것이겠지요. 이곳의 시간은 도회지의 시간보다 훨씬 천천히 흐릅니다. 몇몇 노인은 처마 밑에 모여서 농사 걱정을 합니다. 올해는 고추가 하나도 맵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노인과 너무 매워서 걱정이라는 노인의 목소리가 겹칩니다. 추억을 찾아온 걸음이지만, 고단한 삶의 현장에 구경삼아 왔다는 게 미안해지기 시작합니다. 천천히 장터를 빠져나옵니다. 비는 여전히 느릿느릿 내립니다. 허름한 순댓국집이라도 들어가 막걸리 한잔 청해야겠습니다.---「오일장에 가던 날」중에서

녀석은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죽자 살자 달렸습니다. 옆으로 살짝만 벗어나면 숲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불빛이 닿는 곳이 유일한 활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언제 다른 차가 올지도 모르니 라이트를 끌 수도 없었습니다.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가면서, 그 어린 친구가 생각을 바꿔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다 또 저 자신을 보고 말았습니다. 지금의 내가 저런 모습은 아닐까? 조금만 비켜서면 살 수 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불빛을 향해서 죽어라 하고 달려가는.

---「길 위에서 맞는 고독」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들이 몸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꼬박꼬박 받아 적었습니다
편지를 쓰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폐지 줍는 할머니, 맞벌이가 힘에 부처 어린 자식을 노모에게 맡기러 가는 아버지, 오랜 회사 생활 끝에 퇴직을 준비하는 가장, 사고로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 세상에는 그림자만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하철 계단에서 구걸하는 노인에게 지갑을 털어주는 외국인 근로자가 있고, 장애인을 따뜻하게 돌보는 버스 운전자가 있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은 시골 경찰서장이 있어서 아직은 세상이 환하다.
이 책 속에는 내 이야기, 남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가 평범한 일상이 되어 하루를 채우고 있다. 어떻게 보면 팍팍한 세상살이가 지긋지긋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매일이 지치고 버겁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그 속에서 삶이 값진 이유를 깨닫고, 세상살이의 무거움을 살며시 내려놓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풍경과 고마움 몰랐던 마음들이,
그 사람들이, 착한 꽃처럼 피어났습니다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작가 이호준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풍경들에 눈 돌리며, 이 세상에 그림자 같은 일들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착한 꽃처럼 피어있는 고마운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발견하며 하나씩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이 우리들 눈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이호준이 발견한 삶의 풍경들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에세이다.
우린 너무 급하게, 너무 바쁘게, 너무 힘들이며 살고 있다. 10년 전에도 청년들은 취업난을 겪어야 했고, 집값은 치솟았고, 경기는 늘 불황에 삶은 퍽퍽했다. 여전히 사는 것이 고달프고, 세상살이가 가장 어려운 우리네 이야기. 인생은 책임져야 할 가족을 위해, 미래를 위해, 밥벌이를 위해 빠짐없이 나가야 하는 회사 같은 것 아닐까. 출근길이 지옥 같더라도, 새삼 인생의 무게가 느껴지더라도, 어김없이 매일 아침이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허겁지겁 내달리는 일상 속에서 쉬지 못하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건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 줄 한 잔의 술, 한 개비의 담배가 아니라 바로 영혼을 위로하는 따뜻한 책 한 권이 아닐까.
매일 아침 시간에 쫓겨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귀 기울여본다. 생계를 위해,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만나보자. 평범했던 출근길, 평범한 아침 풍경이 한 편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질 것이다. 복작거리는 아침은 유독 우리의 인생길과 닮아있다. 날마다 부지런 떨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 마음을 여는 풍경 같은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이호준이 띄우는 따뜻한 아침편지. 익숙한 듯 낯선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어제와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일상의 풍경들을 만나보자. 그리고 그 속에서 당신을 위로하는 이야기들에 마음을 열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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