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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가 아프다고 했잖아” 11 -심기증, 그리고 심기증 환자에 대하여1 계획을 세우고 고치는 일에 광적으로 집착한 우울증 환자, 제임스 보즈웰 332 자기 몸에 병이 있다고 생각한 신경병 환자, 샬럿 브론드 723 헛배부름을 호소하며 혼자 있고 싶어한 소화불량증 환자, 찰스 다윈 1064 희생과 헌신에 중독된 신경쇠약증 환자,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1365 육체의 고통이 예술의 일부라 믿은 감각과민증 환자, 앨리스 제임스 1716 여자가 되고 싶었던 망상증 환자, 다니엘 파울 슈레버 2147 약초 연기 자욱한 컴컴한 방의 천식 환자, 마르셀 프루스트 2458 손가락을 다칠까 봐 악수를 거부한 강박증 환자, 글렌 굴드 2799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린 딸기코 청년, 앤디 워홀 312에필로그 두 개로 나뉜 하나의 몸 351 - 춤추는 마이클 잭슨, 병들고 겁에 질린 마이클 잭슨감사의 말 364옮긴이의 말 366참고문헌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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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on Dil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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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증의 역사, 즉 심기증이란 말의 과거의 의미와 오늘날의 의미의 역사는 수세기를 거치며 증상의 수가 현격히 줄어든 ‘실재하는’ 질병의 역사이면서 또 최근 들어 다시 한 번 하나의 병리적 현상으로, 즉 인식 가능한 증상과 시도해볼 만한 치료법을 가진 장애로 인식되는 다종다양한 수많은 가상 질병의 역사다. 그 연대기는 혼란스럽고 어휘는 모호하며 다층적 의미를 지니고, 그 병은 때로 환자들이 상상하는 공포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얻을지는 분명하다. 심기증에 대한 생각은 근본적 의미에서 질병의 본질을 생각하는 것이며, 무엇을 병이라 부를 수 있고 없는지를 묻는 일이며, 우리의 몸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무엇인지를 묻는 일이다. 심기증의 역사는 우리에겐 더 확실하고 친숙한 의학사의 엑스레이 사진이다. 그 사진은 몸에 대한 우리의 희망과 두려움의 숨은 구조를 드러낸다.
---「프롤로그」중에서 그녀가 겪은 심기증의 불가사의한 내면을 들여다보려면, 당시 그녀의 위기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묘사하는 소설 『빌레트』의 내용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의 화자 루시 스노는 심기증 환자를 자임한다. (중략) 루시는 사람들 앞에서 말수가 적었다는 점에서 샬럿을 닮았을 뿐 아니라 샬럿이 그랬듯 자기 방과 책과 원고의 내밀함이 기숙학교의 감시체제에 노출되고 있다고 느낀다. 자신의 미래자아를 만들어낼, 자신만을 위한 완벽한 고독을 찾으려면 이제 병에 걸리는 수밖에 없다. ---「자기 몸에 병이 있다고 생각한 신경병 환자, 샬럿 브론테」중에서 정신과 도덕이 오빠들의 주제였듯 그녀가 앓았던 병은 그녀의 문학적 주제였다. 앨리스 제임스는 죽어가면서도 기어이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자신의 말을 받아쓰게 할 방법이 없는지 찾았다. “모든 죽음이 공유하는 문제점은 친구한테 그 일에 대해 어떤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인데, 그럼 무슨 재미로 죽지?” ---「육체의 고통이 예술의 일부라 믿은 감각과민증 환자, 앨리스 제임스」중에서 1903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으나 망상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던) 슈레버는 명저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을 통해 자신의 증상들이 얼마나 장대한 규모로 나타나는지를 묘사했다. 그의 글에 따르면, 그는 가족과 의사들과 간호사들로 인해 고통을 당했다. 하지만 가장 드라마틱한 주장은 자신이 새로운 인류 탄생을 위한 신의 선택을 받았으며 새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서서히 여자로 변신 중이라는 것이다. 슈레버의 충격적인 생각은 거의가 어떤 방식으로든 그의 몸과 관련을 맺는다. ---「여자가 되고 싶었던 망상증 환자, 다니엘 파울 슈레버」중에서 프루스트의 침실은 오늘날까지도 가장 유명한 프루스트의 이미지로 통할 뿐 아니라 그가 얼마나 오랜 세월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고 수도자처럼 은둔생활을 하며 소설에 몰두했는지, 얼마나 예민하고 신경쇠약증적 혹은 심기증적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는지를 가장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침실 바닥과 침대 주변에는 프루스트의 건강 상태와 글쓰기 작업을 고려해 고심해서 만든 물건들이 널려 있었다. 침대 주변은 그의 건강뿐 아니라 그의 소설을 지키기 위한 것, 아름다움보다는 실용성이 앞서는 일종의 생명유지 구조로 짜여 있었다. ---「약초 연기 자욱한 컴컴한 방의 천식 환자, 마르셀 프루스트」중에서 스타인웨의 모든 직원은 굴드가 신체 접촉을 매우 싫어한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 잘 알았다. 격한 악수는 자신의 손가락을 다치게 할지 모른다고 스타인웨이 디렉터들에게 미리 경고를 해두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얼마나 예민했던지 급기야 대기실 출입문에 경고문까지 붙였다. “다음과 같이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로 시작되는 그 경고문은 방문객들에게 악수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부탁이 무례해 보일지 모르지만, “다만 혹시 모르는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그 경고문은 말했다 ---「손가락을 다칠까 봐 악수를 거부한 강박증 환자, 글렌 굴드」중에서 사반세기에 걸쳐 잭슨이 자신의 육체와 맺은 관계는 병적 수준의 공개노출과 완벽한 수수께끼를 차례로 오갔다. 그가 자신이 앓는 질환과 관련한 몇몇 사실을 공개했을 때는 아무도 믿지 않았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언론에 억지로 떠안기자 통째로 삼켜졌다. 정작 자신은 세상으로부터 점점 숨는데도, 자기 육체와 관련한 이미지와 정보는 점점 더 통제하기 힘들어지고 급기야 거대한 부와 직업적 안전성을 지키는 차단선마저 넘고 말았다. (중략) 제왕적 육체 이면에는 겁에 질린, 병을 앓는, 중독된, 상처 입은 또 다른 몸이 존재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신음하는 그 몸은 빛 가운데로 나왔고 사람들은 물론 잭슨 본인조차 어느 몸이 진짜인지 혼란에 빠졌다. ---「에필로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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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프다고 했잖아” 방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몸이 갑자기 이상하다. 당신은 어깨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을 수도, 오장육부를 옥죄는 통증에 온몸이 굳었을 수도, 몸의 일부를 뒤덮은 느닷없는 발진을 발견했을 수도, 혹이 있어서는 안 될 자리에 생긴 혹을 목격했을 수도 있다. 불안이 엄습하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동료의 건강검진 결과를 듣다가, 희귀병을 앓는 어떤 환자의 인터뷰를 듣다가, 상사의 호된 질책을 떠올리다가 그랬을지도 모른다. 한번 정신에 스며든 의심은 점점 강렬해진다. 모든 징후가 하나의 질병을 가리키는 듯하다. 의심은 확신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병은 당신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이것이 바로 심기증이다. 심기증은 질병과 죽음에 대한 보편적 두려움과 개인의 선·후천적 기질에서 기인한다. 19세기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심기증 증상을 경험했다. 특히 감각이 예민한 작가들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새뮤얼 존슨, 조지 엘리엇, 토머스 칼라일과 제인 칼라일, 에드거 앨런 포, 찰스 디킨스, 표트르 도스토옙스키, 에밀리 디킨슨, 하워드 휴즈, 제임스 조이스, 사무엘 베케트 등 불세출의 인물 대다수가 심기증을 앓은 것으로 보인다. 『상상병 환자들』은 그중 대표적인 아홉 사람-제임스 보즈웰, 샬럿 브론테, 찰스 다윈,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앨리스 제임스, 다니엘 파울 슈레버, 마르셀 프루스트, 글렌 굴드, 앤디 워홀-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은이는 9인의 삶을 심기증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본다. 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심기증이라는 질병이 초래되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심기증이 이들의 유년 시절·가족 및 친구 관계·성격·행복과 불행·사회생활·예술 활동, 나아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마르셀 프루스트에서 앤디 워홀까지,정신과 육체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한 9인의 삶 『사무엘 존슨의 전기』로 유명한 영국의 전기 작가 제임스 보즈웰은 계획을 세우고 고치는 데 광적으로 집착했다. 그는 나태를 두려워하는 우울증 환자로 살았다. 『제인 에어』의 작가 샬럿 브론테는 늘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만성통증과 불안에 시달린 신경병 환자였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피하고 고독한 시간을 간절히 원한 소화불량증 환자였다.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자신을 병사들의 어머니라 믿으며 세상을 장악하고 싶어한 지독한 일중독자였다. 헨리 제임스의 누이동생인 미국의 작가 앨리스 제임스는 감각과민증 환자였다. 그녀는 질병마저 예술 작업의 일부라 믿었고 죽음 앞에서도 의기양양했다. 프로이트가 논문 자료로 이용한 것으로 유명한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의 저자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나르시시스트였다. 그는 자신의 성기와 털이 사라지는 망상에 빠졌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인 마르셀 프루스트는 약초 연기가 자욱하고 빛이 들지 않는 집필실에 스스로를 가둔 천식 환자였다. 캐나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타인과의 신체 접촉을 극도로 싫어했으며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았다. 그는 손가락이 다칠까봐 악수까지 거부하는 강박증 환자였다.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은 여드름투성이에 딸기코인 자신의 얼굴과 왜소한 몸을 부끄러워했고,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미용 시술에 의존했다.그들의 위대한 성취를 낳은 질병, 심기증 『상상병 환자들』은 심기증이라는 상상 혹은 실재의 질병이 우리 몸을 상대로 어떤 정치를 펴나가는지, 정신과 일상,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사람과 그 사람이 속한 세계에 대해 무엇을 폭로하는지 분석하고 해석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아홉 사람이 속한 시대·사회·문화는 물론 그들의 내밀한 삶을 들여다본다. 그간 위인의 고통과 불안, 질병은 그들이 달성한 위업을 돋보이게 하는 부속물로 그려지곤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불세출의 인물과 맞먹는, 때로는 그를 압도하는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찰스 다윈은 심기증으로 인해 과학 연구에 더욱 몰두했으며, 살럿 브론테는 심기증의 경험을 『빌레트』의 여주인공에 오롯이 투영했으며, 다니엘 파울 슈레버는 철저한 망상과 심기증의 고통 속에서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을 집필했다. 질병의 위력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투명한 정신을 건져 올린 그들의 재능이 여전히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위대한 성취가 오히려 그들의 고통과 질병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관점의 역전, 관계의 역전 때문에 이 책은 더욱 특별하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정신적·육체적으로 불합리한 순간을 마주하며, 실제적 고통과 불안을 맞닥뜨린다. 꺼림칙한 증상이 나타나면 어느 누구도 묘한 의심과 충격에서 도망가기 힘들며, 미덥지 않기로는 미신이나 매한가지인 전문가에게 수동적으로(또는 공격적으로) 몸을 내맡기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병을 고치거나 세상이 마음의 질병 혹은 상상병을 받아들이도록 진심 어린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결국 삶이, 아니 죽음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므로 우리는 심기증에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다. 때때로 자신을 괴롭히는 증상이 과연 진짜인지 상상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병원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우리에게 9인의 이야기는 커다란 위안과 용기를 줄 것이다.이 책에 쏟아진 찬사!인간의 유한성, 육체성에 대한 불안 혹은 공포가 이 책의 주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타블로이드나 리얼리티 TV 속의 그 어리석은 서커스단이 아니다. 그런데도, 아니 그렇게 때문에 이 책은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없다.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온몸으로 흡수하려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을 지연시키려고, 계속 책을 내려놓게 될 테니까. 이보다 더한 찬사는 없다.- 마이클 바이워터, 『인디펜던트』주인공들의 정신만큼이나 딜런의 정신도 흥미롭다. 관음증 환자가 아니라 목격자가 되는 느낌인데도 기이할 정도로 한시도 눈에서 떼기 힘든 아이러니한 책. - 에일린 배터스비, 『아이리시 타임스』이 책의 (브라이언 딜런이 세심하고 분명히 정의하고 이야기하는) 심기증 환자들은 역사상 가장 호소력 짙은 예술가, 작가, 사상가로 꼽히는 이들이다.- 『헤럴드』딜런의 시선은 심기증 환자의 희극적 전형을 넘어 희비극적 리얼리티로 나아간다. 그뿐 아니라 ‘건강염려’와 창조성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강력한 논거를 찾아낸다.- 『가디언』지성, 유용성, 재미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책.- 『아이리시 인디펜던트』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역사적 인물을 진단하는 일은 늘 까다로운 작업이다. 하지만 딜런은 각 인물의 일기와 편지를 바탕으로 강력한 논거를 만들어낸다.- 『뉴 사이언티스트』건강이 안 좋다고 착각한다고 해서 심기증 환자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 딜런의 주장이다. 심기증은 병 그 자체보다는 병에 대한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데이 타임스』딜런은 각 인물의 정신 구조를, 특히 그 정신 구조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그들의 창조성에 어떤 식으로 봉사하는지를 능란한 솜씨로 보여준다. - 『선데이 비즈니스 포스트』치밀함과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맞닥뜨리게 될 질병을 고찰한다. - 윌리엄 보이드, 『가디언』 올해의 책한없이 빨려든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쓸모없는 문장이나 잘못 쓰인 단어는 없다.- 『뉴스테이츠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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