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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손, 그리고 햅틱
양장
박정자 저
기파랑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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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강렬한 색채, 정교한 논리
프랜시스 베이컨 도판 목록

1 형상, 윤곽, 아플라: 베이컨 회화의 세 요소
형상(Figure)
형상의 의미 / 삽화성의 거부, 언어와 색채의 대립
윤곽(contour)
아플라(aplat)
다양한 아플라들 / 아플라와 근접 시각

2 삼면화(Triptych)
기다림, 그러나 스펙터클의 부재
증인들
삼면화와 리듬
수축과 팽창
베이컨에서 추락의 의미
흘러내리는 살

3 다이어그램(Diagram)
다이어그램의 정치적 의미
퍼스에서 가져온 다이어그램 개념
그래프와 다이어그램
대재난(catastrophe)
추상화
추상표현주의
이젤 회화의 종말
베이컨이 택한 제3의 길
베이컨의 다이어그램
미켈란젤로 그리고 로보캅
기관 없는 신체

4 클리셰(Cliche)
상투성과의 싸움: 베이컨과 세잔
우연성
사진, 추상화, 그리고 제2의 구상

5 힘을 그리다(Rendre visible)
비명
공포가 아니라 비명
죽음의 공포

6 감각(Sensation)
베이컨과 세잔의 공통점과 차이
운동, 경련
감각과 리듬

7 베이컨적 서사성(Narrative)
안간힘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는 몸
거울
미소
히스테리
인간과 동물의 동일성
얼굴의 해체 / 고기에 대한 연민! / 되기(becoming)의 세계

8 베이컨 회화의 시기 구분
풀잎적 성격의 풍경화
말레리슈
베이컨의 말기 그림

9 햅틱(Haptic)
이집트 미술과 햅틱
고딕 아트
고전주의 미술의 시각성, 미켈란젤로의 예외성
색채주의(colorism)
광학주의(luminism)
모듈레이션, 색의 조율

10 베이컨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
베이컨과 실존주의
베이컨과 엘리엇
베이컨과 프루스트, 비자발적 기억
베이컨과 네덜란드 미술 그리고 보들레르

후기

저자 소개 1

朴貞子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 『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 勞動者的改變』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다시읽기』 『아비투스, 아우라가 뭐지?』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사르트르의 『지식
소비의 문제, 계급 상승의 문제, 권력의 문제, 일상성의 문제 등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일련의 책들을 썼다. 저서로 『빈센트의 구두』 『시선은 권력이다』 『이것은 Apple이 아니다』 『마네 그림에서 찾은 13개 퍼즐 조각』 『시뮬라크르의 시대』 『잉여의 미학』 『눈과 손, 그리고 햅틱』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이기심 덕분이다』(대만에서 『在麵包店學資本主義: 從人文角度看數位時代資本家, 勞動者的改變』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 『로빈슨 크루소의 사치 다시읽기』 『아비투스, 아우라가 뭐지?』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사르트르의 『지식인이란 무엇인가?』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 『변증법적 이성비판』(공역), 푸코의 『성은 억압되었는가?』 『비정상인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만화로 읽는 푸코』 『푸코의 전기』 『광기의 역사 30년 후』, 앙리 르페브르의 『현대 세계의 일상성』, 앙드레 글뤽스만의 『사상의 거장들』, 레이몽 아롱 대담집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등이 있다.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를 했다. 박사논문은 “비실재 미학으로의 회귀: 사르트르의 『집안의 백치』를 중심으로”이다. 상명대학교에서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많은 팔로워들이 좋아하는 페이스북 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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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26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610g | 150*210*20mm
ISBN13
9788965238553

출판사 리뷰

감각의 철학자 들뢰즈, 베이컨을 만나다

이번에는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 거기에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909~1992)을 짝지었다. 경험론 철학자 베이컨과 동명이며 2013년 [루치안 프로이트의 초상을 위한 세 연구]로 미술작품 경매 최고가를 갈아치운(2013년 피카소 [알제의 여인들]에 의해 깨짐) 바로 그 화가다.

우리 시대의 전방위 인문학자 박정자 얘기다. 철학자 사르트르 푸코 데리다 보드리야르, 작가로 고흐 마네 마그리트, 문학으로 로빈슨 크루소 등등을 종횡무진 엮어 온 왕성한 필력의 저자가, 이번에는 ‘감각의 철학자’ 들뢰즈와 ‘고깃덩어리의 화가’ 베이컨을 ‘햅틱(Haptic)’이라는 키워드로 한데 엮어 선보인다. 부제 ‘들뢰즈의 감각으로 베이컨의 그림 읽기’부터 중의적이다. ‘들뢰즈의 감각으로’ 저자가 베이컨의 그림을 읽는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들뢰즈의 ‘감각으로 베이컨의 그림 읽기’를 엿보는 것이기도 하다.

들뢰즈와 베이컨은 생전에 딱 한 번 만났다. 들뢰즈가 그의 베이컨론(論)인 [프랜시스 베이컨: 감각의 논리](1981)를 탈고하기 직전이다. 감각으로 베이컨 그림을 더듬어 나가는 여정의 모델을 이미 들뢰즈가 제시한 셈이니 박정자의 [눈, 손, 햅틱]은 어찌 보면 그에 대한 오마주이지만, 동시에 들뢰즈도 미처 살아 보지 못한 햅틱 세상을 사는 저자가 처음부터 다시 쓰는 베이컨론이기도 하다. ‘감각(sensation)’은 회화뿐 아니라 영화를 거쳐 예술 일반과 생활로까지 나아가는 들뢰즈 철학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이므로, 감각으로 베이컨을 읽는 경험은 곧 들뢰즈 철학을 실전에 적용해 보는 좋은 연습일 수 있다.

그림을 만진다? 그림이 나를 만진다!

그림과 ‘만지다’를 은유적으로 결부시키는 것은 생소하지 않다. 우리는 소중한 그림을 눈으로 ‘어루만지듯’ 찬찬히 뜯어보기도 하고, 어떤 그림은 오랫동안 잔영을 남기며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그러나 베이컨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정말로 그림이 캔버스에서 튀어나와 우리의 눈을, 몸을, 몸속 전체와 촉각으로 와 닿는다!

사실은, 원래 그림은 시각뿐 아니라 촉각과도 관계 맺었다. 서양미술사는 촉각적 그림과 시각적 그림의 교대에 다름 아니라고 저자는 정리한다. 열쇠는 원근법과 선과 색에 있다.

어찌 보면 미술의 역사는 이 촉-시각적 세계의 교대에 다름 아니다. 중세의 비잔틴 미술은 시각적이고 고딕 미술은 촉각적이며, 르네상스에서 19세기까지의 원근법적 미술은 촉-시각적이고, 모더니즘 이후 20세기의 추상화는 시각적이다.
시각적이라는 말과 촉각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한마디로 회화 공간이 평면적이냐 입체적이냐의 차이이다. 르네상스 이후 19세기 사실주의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을 지배한 원근법이 바로 이런 입체감 즉 촉각성을 만들어 내는 기법이었다.
회화의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 드로잉은 눈과 직결되고, 그 위에 물감을 칠하는 색칠은 손과 연관이 있다. 선은 눈[眼]적(visual)이고 색채는 손[手]적(manual)이다.
그럼 베이컨의 그림은? 그의 그림은 ‘눈적’인 것과 ‘손적’인 것의 혼합이며 시각과 촉각의 혼합이다. 그러나 시각보다는 좀 더 촉각적이다. 다름 아닌 햅틱이다. _책머리에

손과 촉각의 중요성은 디지털 시대인 현대에 들어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시각과 촉각의 융합이 새로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빛에 대한 감각은 시각적이고, 색채에 대한 감각은 차라리 촉각적이다. 햅틱한 시각이라는 것은 정확히 색채에 대한 ‘감각(sense of colors)’이다. _09 햅틱

출발은 역시 베이컨 그림의 그로테스크함이다. 흔히 무섭다, 폭력적이라고도 하는 베이컨 그림의 특징은 소재가 아니라 그것을 형상화한 결과, 즉 부풀고 일그러지고 왜곡되고, 신체 한 부분이 뭉텅 잘리거나 아예 사지가 절단되어버리기도 한 ‘형상(대문자 Figure)’ 때문이다. 영혼 있는 신체라기보다 한갓 고깃덩어리와도 같아져 버린 베이컨의 인체 형상은 아니나 다를까, 화가 자신 강하게 의식한 ‘고기와 자신과의 동질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

고기는 그의 연민의 대상이다. 그는 정육점에 걸려 있는 고기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정육점에 가면 나는 항상 저기 동물의 자리에 내가 없음을 보고 놀랍니다.” 베이컨은 오로지 도살장 안에서만 종교화가가 된다. _07 베이컨적 서사성

제대로 그림을 짚어 가며 읽는 베이컨론

세계 구석구석의 명작 회화들을 앉은 자리에서 LCD 화면으로나마 감상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이라도, 베이컨의 작품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 그림이 저 그림 같을 정도로 비슷비슷한 것들이 많을뿐더러, 작품 제목조차 ‘삼면화’ ‘~에 관한 세 연구’ 식으로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어떤 그림은 제목이 그냥 [회화]인가 하면, 같은 삼면화(tryptich) 구성에 제목도 [인체 연구]로 똑같은, 그러니까 ‘1970년의 [인체 연구] 삼면화’라 불리는 작품이 두 개 있기까지 하다. 컬러 도판을 곁들이지 않고서 베이컨 그림의 형상과 색채를 얘기하는 것은 공허한 울림일 수밖에 없다.

[감각의 논리] 영어판을 내면서 들뢰즈도 본책(제1권)보다 훨씬 큰 부록(제2권)에 97개의 베이컨 도판(컬러와 흑백)을 담아 펴냈다. 그러나 기존의 [감각의 논리] 국역판이나 해설서는 도록은 생략했으며, 본문 사이사이에 집어넣은 도판은 적기도 하고 작아서 옹색할 정도였다. 저작권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작가에 관한 책을 출판할 때 흔히 겪는 어려움이다.

[눈과 손 그리고 햅틱]은 자주 언급되는 작품 중심으로 엄선한, 무려 44개의 컬러 도판을 넉넉한 크기로 삽입해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제껏 이런 베이컨 책은 없었다.

누가 ‘지식의 수입상’을 말하는가

프랑스학 기반의 인문학자로서 박정자의 학문은 순 한국산이다(학부, 석사, 박사를 모두 서울대에서 했다). 1970년대 말 처음 미셸 푸코를 소개할 때로부터 사르트르와 플로베르, 다시 푸코와 마그리트, 데리다와 반 고흐, 마이클 잭슨이며 애플 등으로 ‘넘나들이’를 감행하는 동안 그의 관심은 줄곧, ‘요즘 저기서 누가 뜨고 있다’가 아니라 ‘여기서 이 관점이 필요 하겠다’를 떠난 적이 없다. 명예교수 타이틀을 가진 이들 중 아직도 청춘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며 왕성한 집필 양을 자랑하는 몇 안 되는 필자들 가운데 박정자를 넣을 수 있는 비결이다.

“어느 나라의 어떤 사상을 가져왔느냐가 아니라, 그 사상을 도구로 하여 이 땅의 지식인들이 각 시대의 고민에 어떻게 맞닥뜨려 왔느냐가 더 중요하다.”

마치 박정자를 두고 한 것 같은 기시감마저 주는 이 말은 기실, 공맹유학과 조선성리학을 전공하고 최근 [한국철학사]를 펴낸 한 저자의 인터뷰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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