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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사
서문 방법의 문제 I.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 II. 매개와 보조 학문의 문제 III. 전진-후진적 방법 결론 변증법적 이성 비판 1 ― 실천적 총체들의 이론 서론 A. 교조적 변증법과 비판적 변증법 B. 비판적 연구에 대한 비판 제1서 ― 개인적 “실천”에서 실천적-타성태로 A 총체화로서의 개인적 “실천”에 대하여 B 물질성의 여러 분야 간 매개인 인간관계 C 총체화된 총체성으로서의 물질과 필연성의 최초 경험에 대하여 1. 희소성과 생산 양식 2. 개인적, 집단적 “실천”의 소외된 객체화로서의 가공된 물질 3. 가공된 물질에 지배되는 인간 4. 변증법적 연구의 새로운 구조인 필연성에 대하여 5. 물질성으로서의 사회적 존재, 특히 계급적 존재에 대하여 D 집합태 1. 집렬체적 구조, 사회성의 기본 유형 2. 직접적, 간접적 군집들 3. 집렬체성과 무기력: 회귀 4. 집합적 존재로서의 계급 5. 실천적-타성태적 장의 가지성 제2서 ― 집단에서 역사로 A 집단에 대하여: 필연성의 자유와 자유의 필연성의 등가관계, 모든 실재적 변증법의 한계와 범위 1. 융화 집단 2. 융화 집단에서 조직화된 집단으로 3. 조직화 4. 조직화된 “실천”의 가지성 5. 조직화된 집단에서 제도로 B 총체화로서의 변증법적 연구에 대하여: 구체성의 수준, 역사의 장 1. 변증법적 연구의 순환성 2. 투쟁 집단, 제도 집단 그리고 집렬체로서의 사회 계급 3. 역사의 특수성, 대립의 상호성, 희소성의 장에서의 “실천”과 과정 4. 역사의 가지성: 총체화하는 자 없는 총체화를 향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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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 경험주의자들조차도 ─ 이성을 인간적 사고 ─ 그 어떤 사고이든 ─ 의 단순한 배열로 부르지 않았다. “합리주의자”는 이 배열이 존재의 질서를 재현하거나 구성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이성이란 인식과 존재 사이의 어떤 관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만약 역사적 총체화와 전체적 진리 사이의 관계가 존재한다면, 그리고 만약 이 관계가 인식과 존재에서 이루어지는 이중의 운동이라면 이런 운동 관계를 이성이라고 칭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따라서 내가 이 연구에서 내세우는 목표는 자연 과학에서의 실증주의적 이성이 인간학의 전개 과정에서 발견될 바로 그 이성인가를 밝혀 보는 것이며, 혹은 인식과 인간에 의한 인간의 이해가 단지 특수한 방법론만 아니라 새로운 이성, 즉 사고와 대상 간의 새로운 관계를 품고 있는가를 밝혀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변증법적 이성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 「서문」 중에서 바로 그즈음에 나는 『자본론』과 『독일 이데올로기』를 읽었다. 물론 나는 이 저서들의 내용 자체는 분명히 이해했으나 그 어떤 것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고, 스스로를 넘어서는 일이다. 나는 마르크스의 저서를 읽으면서 특별한 변화를 겪지 않았다. 나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던 것은 마르크스주의의 현실, 즉 마르크스주의를 체험하고 실천하면서 멀리서나마 프티부르주아 지식인들을 저항할 수 없는 마력(魔力)으로 이끌던, 나의 지평으로 다가온 어둡고 거대한 노동자 대중의 묵직한 현존이었 다. --- 「방법의 문제, 1장 마르크스주의와 실존주의」 중에서 우리는 오늘날의 마르크스주의자가 이 지점에서 멈춰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은 역사적 과정 안에서의 대상과 대상 안에서의 역사적 과정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마르크스주의자는 이 둘을 한 묶음의 추상적 고찰들로 대체해 버리며, 이것은 곧 원칙으로 돌아간다. 반대로 실존주의적 방법은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해답을 찾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왕복”이라는 수단과 같다. 예컨대 시대를 심화하면서 전기(傳記)를 전진적으로 규정하고, 이 전기를 심화시키면서 시대를 규정한다. 시대와 전기를 성급히 상대편에 통합시키려 하지 않고, 상호적 감싸기가 자체적으로 이루어져 연구에 잠정적인 종결을 지을 때까지 서로 떨어진 상태로 그 둘을 견지한다. --- 「방법의 문제, 3장 전진-후진적 방법」 중에서 단지 우리는 그 기원과 목적이 결집한 개인들이 자신들 안의 집렬체를 용해시키기 위한 노력에 근거하는 집단이 투쟁이 진행되는 동안 자기 안에 이타성을 재생산하며 내부의 이타성과 투쟁하기 위해 비유기체적인 것 속으로 스스로를 응고시킨다는 점을,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집단을 점진적으로 “집합적” 지위에 근접시킨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다. 말하자면 우리의 변증법적 체험은 여기에서 하나의 선회를 시작하여 자유-공포가 조금 전에 거기에서 떨어져 나왔던 실천적 타성태로 되돌아가고 있다. 즉 우리는 체험의 운동이 아마도 순환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예감하기 시작한다. --- 「제2서 A장 집단에 대하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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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인간학의 계보 위에
치열한 정치 현실을 반영하려 한 시대의 지식인 사르트르의 실천 철학 ‘나 대 타자’의 관계 정립에 머무는 고립된 개인이 자유를 찾을 가능성을 탐구한 『존재와 무』 이후, 사르르트의 철학적 과제는 실제 역사 속에서 인간 행위의 의미를 찾는 일이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1939년부터 1957년까지 약 20여 년 동안 사르트르는 마르크스주의, 소련과 프랑스 공산당(PCF)의 동반자임을 자처했으며, 그 바탕 위에서 역사를 이해했다. 점령군 독일뿐 아니라 알제리를 침락한 프랑스를 일관되게 비판한 참여 지식인 사르트르의 특별한 실천은 치열한 정치 현실 속에 딱딱하게 굳어 버리거나 심지어 왜곡된 마르크스주의의 폐해를 통렬히 비판했다는 데 있다. “마르크스주의는 정지해 버렸다. 마르크스주의 철학은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며, ‘세계 생성의 철학’을 목표로 하고 또한 실천의 철학이자 또 그렇게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 철학의 내부에서 진정한 분열이 일어나 이론과 실천을 따로 분리시켜 버렸다.”(44쪽) 사르트르가 보기에 혁명의 목적과 자유의 실현을 동일시한 유물론적 변증법은 지극히 교조적이었다.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 인간의 초월성, 곧 자유를 강조한 사르트르의 행보는 프랑스 공산주의자의 맹렬한 공격을 받는다. 또한 카뮈, 메를로퐁티 등 그의 전기 사상에 영향을 준 지식인들과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결별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사르트르의 영향력은 은밀하고 결정적으로 오늘날의 현대 철학에 새겨져 있다. 그 전모를 파악할 결정적인 단서인 『변증법적 이성 비판』에는 20세기 중반 전 세계를 휩쓴 사상의 대립을 폭풍의 한가운데에서 겪어 낸 구체적인 경험과, 이를 통한 역사 발전의 근본적인 원리에 대한 사르트르의 철학적 성찰이 생생히 담겨 있다. 마르크스주의 비판에서 발견한 개인과 역사 사이의 총체적 왕복 운동 『변증법적 이성 비판』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960권 갈리마르에서 출간된 1권 ‘실천적 총체들의 이론’에는 『변증법』의 모태가 된 「방법의 문제」와 제1·2서 「개인적 “실천”에서 실천적-타성태로」, 「집단에서 역사로」가 실렸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1985년 출간된 2권 ‘역사의 가지성’이 제3서를 구성하는데, 이는 1958년 집필 후 미완성으로 남은 원고를 그의 양자인 아를레트엘카임 사르트르가 재구성한 것이다. 「방법의 문제」는 사르트르 본인과 보부아르, 메를로퐁티, 아롱 등이 주축으로 만든 『현대』 1957년 9월호에 발표되었다. 이 글은 사실상 『변증법』의 결론으로 기획되었으나 사르트르 스스로 밝히듯 분량과 논리적 관계를 이유로 서론에 위치하게 되었다. 마르크스주의에 새로운 피를 수혈할 구체적인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 글에서 실존주의, 사회학, 정신 분석학을 소환한다. 그가 보는 마르크스주의는 플로베르의 사실주의가 제2제정 당시 프티부르주아의 정치, 사회적 발달과 상징적인 상호 관계에 있다고 설명하지만 이러한 상호적 관점의 기원을 밝히지는 않는다. “사태들은 있는 그대로이고, 계급 투쟁은 이러저러한 형태를 취했을 것이고, 부르주아에 속했던 플로베르는 그 자신이 살아온 대로 살아야 했고, 그가 썼던 작품을 썼을 것이라는 식이다.”(81쪽) 개인 아닌 계급과 역사의 진보만을 보는 마르크스주의는 한 개인의 개별적 인격 형성 과정과 그 개인의 실천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장, 실천의 결과로 나타난 생산물과의 관계를 포착하는 매개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방법의 문제」의 주장과 여기서 제시되는 매개를 위한 총체적 왕복 운동 곧 ‘전진-후진적 방법’은 『변증법적 이성 비판』 전체를 관통하는 뼈대가 된다. 물질세계에 둘러싸인 인간이 어떻게 집단을 형성하는가? 실증적이고 분석적인 이성 앞에 선 변증법적 이성의 가능성과 한계의 탐구 『변증법적 이성 비판』 본편은 한 인간의 삶과 이를 둘러싼 물적, 역사적, 사회적 조건 사이의 총체적 왕복 운동을 ‘변증법적 이성’을 통해 파악하려는 긴 여정이다. 그는 인간의 사유를 총괄하는 이성과 이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지(知)’의 대상이 서로 의존하며 작동한다는 변증법의 방식에 주목했다. 이성이 인식과 존재 사이의 어떤 관계라면 그 관계란 인식과 존재 사이에 벌어지는 이중의 변증법적 운동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성은 변증법적 운동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1권 “실천적 총체들의 이론”은 이러한 판단 도구의 가능성을 살피며 인간이 그 물질세계에서 우연히 같이 살게 된 다른 인간과 더불어 어떻게 집단을 형성하는지, 그리고 이 집단의 변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변증법적으로 탐구한다. 가장 작은 단위인 개별 인간은 욕구의 주체다. 개개인을 둘러싼 물질세계에서 그의 욕구는 ‘희소성’에 의해 대부분 좌절되고 때때로 성공한다. 이것이 개인의 기투 혹은 실천이다. 중요한 점은 인간과 물질세계가 늘 변증법적 긴장 관계에 있으며, 총체적인 변증법적 운동을 통해 인간 개별 주체에서 단순한 군집으로, 융화 집단과 서약 집단으로, 또한 제도화된 집단(이른바 국가)를 결집한다는 데 있다. 사르트르는 개인에서 집단으로의 이행 과정을 탐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변증법적 이성은 집렬체와 집단 사이를 오가는 순환 운동을 ‘역사’가 형성되는 구체적인 상황 속에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2권 “역사적 가지성”의 과제는 역사라고 하는 진행 중인 총체화가 능히 알 수 있는 대상인지(‘가지적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2권에서 특히 사르트르는 수많은 개인의 역사적 사례를 다루며, 권투 경기라는 인상적인 예화를 통해 하나의 투쟁을 통해 형성 중인 역사의 총체화 과정을 인지할 수 있음을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역사가 항상 실천의 주체인 개인을 통과하며, 이 개인의 실천이 또다시 역사에 흡수됨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역사는 그 자체로 ‘포괄적 총체화’이다. 변증법적 이성의 유효성과 한계를 검토하는 『변증법적 이성 비판』은 전쟁과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지난 세기에 인간의 새로운 자리를 만들고자 한 한 철학자의 과감한 실천이다. 사상의 시대를 지나 피코(pico)만 한 실재와 가공된 물질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인식 대상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며 투쟁을 위한 최소한의 단위조차 힘을 잃고 있는 오늘날, 인간학의 자리는 어디인가? 사르트르가 벼린 인간학을 위한 도구는 우리의 진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총체적으로 요동하고 흔들리는 21세기의 개개인이 도전해 볼 만한 질문이다. 2009년 이래 국내에 다시 소개되는 이번 개정판은 15년의 시차를 두고 출간된 원서와의 통일성을 고려해 ‘실천적 총체들의 이론’을 한 권에 담아 총 2권으로 재간되었다. 초역 번역자의 전면 검토를 거쳐 사르트르의 후기 논의를 더욱 정련된 문장과 정확한 개념으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