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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7
2부 - 87 3부 - 219 4부 - 245 5부 - 347 작품 해설 - 403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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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격리해 특별 치료를 해야겠습니다. 내가 병원에 전화를 할 테니 환자를 구급차로 옮기도록 하죠.”
두 시간 후 구급차 속에서 의사와 수위의 아내는 몸을 숙여 환자를 바라보았다. 갈증이 풀린 환자의 입에서 말이 끊기며 나왔다. “쥐새끼들!” 푸르스름한 입술은 촛농 같았고 눈꺼풀은 무겁게 아래로 축 처졌으며 호흡은 밭았고 멍울의 통증 때문에 몸이 갈갈이 찢기는 것처럼 보였다. 수위는 몸 위로 이불을 끌어 올리고 싶어 하는 것인지 아니면 땅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의 부름을 받은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보이지 않는 무거운 것에 짓눌려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수위의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물었다.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건가요, 선생님?” “돌아가셨습니다.” 리외가 말했다. --- pp.33-34 환자 몇 명만 보고는 전염병이라고 할 수 없으니 예방책만 세우면 된다. 마비, 탈수 증세, 눈의 충혈, 지저분해지는 입술, 두통, 가래, 극도의 갈증, 헛소리, 전신에 돋는 반점, 혼미한 정신, 그리고 마침내…. 그가 알고 있는 이러한 증상들을 이렇게 정리하다가 그 끝에서 한마디 말이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그가 읽은 의학 서적에서 이 같은 증세를 열거한 후 결론처럼 끝맺는 말이었다. ‘환자는 맥박이 실낱같이 미약해지고 몸을 약간 움직이고는 숨이 끊어진다.’ 그렇다. 이러한 증상들 다음에 환자는 마치 실에 매달린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정확히 환자들 중 4분의 3은 자신의 죽음을 재촉하는 이 희미한 움직임을 하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 p.55 세상의 악은 거의 무지에서 오고 선의도 총명한 지혜가 없다면 악의만큼 큰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악하기보다는 차라리 선하지만, 사실 이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다소 무지하며 이는 미덕 혹은 악덕이라고 불린다. 가장 절망적인 악덕이란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믿고 다른 사람들을 죽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살인자의 영혼은 맹목적이며, 최대한 지혜를 키우지 않으면 진정한 선의도, 아름다운 사랑도 없는 것이다. --- p.173 구덩이마다 밑바닥에는 아주 두껍게 넣은 생석회가 김을 뿜으며 부글댔다. 구덩이의 가장자리에도 생석회가 공중에 거품을 터뜨렸다. 구급차가 왔다 갔다 하던 것이 끝나면 들것들이 줄지어 있었고 거기에 담긴 뒤틀린 알몸의 시신들이 거의 나란히 붙어 구덩이 밑바닥에 쏟아지고 그 위에 생석회, 그다음에 흙이 덮였다. 하지만 그것도 다음에 들어올 시신들을 위해 일정한 높이까지만 덮었다. 다음날 가족들은 서류에 서명을 하라는 부름을 받았다. 이는 사람과 개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 pp.231-232 “아뇨, 신부님.” 리외가 말했다. “사랑에 대해 저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고통을 받도록 만들어진 세상이라면 죽어도 거부하겠습니다.” 파늘루의 얼굴에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아! 선생님.” 파늘루가 슬프게 말했다. “은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방금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리외는 다시 벤치에 몸을 기댔다. 그는 저 깊은 곳에서 피로가 다시 찾아오자 좀 더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그런 것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신부님과 토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신성 모독과 기도를 초월해 우리를 한데 묶어주는 무엇인가를 위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이 중요합니다.” --- p.2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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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림자로 뒤덮인 폐쇄된 도시,
그곳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이야기 여기 지극히 평범한, 특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항구 도시가 있다. 오랑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하루하루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소소한 취미를 즐기며 일상을 영위하는, 세상 어디를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어느 날 이 도시의 거리 곳곳에서 비틀거리다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쥐들이 발견된다. 갑작스러운 쥐들의 끔찍한 떼죽음에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게 되고, 뒤이어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퍼지면서 이번에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결국 쥐와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것이 페스트라고 밝혀지면서 도시는 폐쇄되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손쓸 새도 없이 퍼져나가는 전염병에 아무 예고 없이 갇혀버린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유배 생활 속에서도 나름의 방법으로 시시각각 가까워지는 죽음의 공포에 대응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페스트》는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품위와 연대를 지켜내려는 이들을 통해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윤리라는 삶의 진리를 얘기한다. 두려움이 아닌 책임으로, 절망이 아닌 연대로 맞서는 사람들을 통해 세대를 관통하는 ‘인간다움’을 말하다! 《페스트》에 등장하는 이들은 죽음이 주는 공포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물론, 의사는 묵묵히 병자들을 돌보고,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방역 단체를 조직해 서로를 돕는다. 생업에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남을 보살피는 이, 폐쇄된 도시를 빠져나가려다 끝내 마음을 바꾸는 이까지. 그들은 모두 연대와 책임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다. 알베르 카뮈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손을 내민다면 그 안에 분명 희망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연대야말로 진정한 인간다움의 실현이라는 것을 전하고자 한다. 도서 속 ‘페스트’는 현실에선 전쟁일 수도 있고, 구조적 폭력이거나, 예고 없이 닥쳐오는 모든 종류의 부조리일 수도 있다. 예측할 수 없고, 피할 수 없으며,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그 거대한 재앙은 사라진 듯 보이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어딘가에 잔존하고 있다. 그리고 모두가 잊고 있을 무렵,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 삶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페스트》는 우리에게 묻는다. 그 순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카뮈는 말한다. 바로 지금, 연대와 성실성이라는 인간의 도리를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이 우리를 지켜줄 유일한 길이라고. 초판본 감성 그대로 읽고, 간직하고, 오래 기억되는 코너스톤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시리즈!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고전은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의 삶을 비추는 살아 있는 이야기다. 코너스톤은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시리즈를 통해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지닌 문학적 깊이와 철학적 통찰을 다시금 되살려, 오늘의 독자에게 묵직한 사유와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 판본은 페스트라는 보이지 않는 재앙이 사회와 인간을 어떻게 조용히 잠식해 가는지를 상징적으로 시각화한 초판본의 초현실적 아트워크를 그대로 재현했다. 어둠 속에서 퍼져나가는 불가피한 공포를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표현해, 작품의 철학적 깊이와 시대적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려 노력했다. 더불어 텍스트는 가독성을 고려해 군더더기 없이 정제된 형태로 편집하였고, 한 손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판형은 언제 어디서나 고전 문학을 가볍게 펼쳐 읽을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페스트》는 단순한 전염병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자,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도 끝내 연대와 책임을 선택하는 인간의 윤리에 관한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시리즈는 한 권의 책을 넘어, 시대를 꿰뚫는 문학적 사유의 결정체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지적이고 감각적인 오브제로서 독자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