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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007
2부 - 077 작품 해설 - 149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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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에서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이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어제였나 보다.
--- p.8 오랫동안 의자의 등받이에 턱을 괴고 있었더니 목이 조금 아팠다. 내려가서 빵과 파스타 국수를 사 와서는 요리를 해서 선 채로 먹었다. 창가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싶었지만 공기가 선선해져서 조금 추웠다. 창문을 닫고 방으로 돌아오다가 거울에 비친 테이블 구석의 알코올램프와 그 옆에 놓인 빵조각을 보았다. 일요일이 여느 때와 똑같이 지나갔고, 엄마는 이제 땅에 묻혔고, 나는 다시 출근할 것이며, 결국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 p.33 불로 지지는 듯한 태양의 열기가 내 뺨에 닿았고 땀방울이 눈썹 위에 맺히는 것이 느껴졌다. 엄마를 묻던 날에 본 태양과 똑같았다. 그때처럼 이마가 아팠고, 피부 밑으로 온 혈관들이 펄떡거렸다. 불로 지지는 듯한 뜨거움 때문에 더는 견딜 수 없었던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이것이 어리석은 일이며 한 발짝 움직인다고 태양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한 걸음, 딱 한 걸음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랍인이 몸을 일으키지 않은 채 칼을 뽑더니 태양빛 속에서 나를 향해 쳐들었다. 빛이 강철 위에 반사되었다. 그것은 마치 내 이마에 닿는 기다랗고 번쩍이는 칼날 같았다. --- p.75 갑자기 그가 일어나서 사무실 한쪽 끝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서류함의 서랍 하나를 열었다. 그는 은 십자가를 꺼내더니 그것을 흔들면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완전히 달라진 목소리, 거의 떨리는 목소리로 그가 외쳤다. “이분을 압니까? 이것 말이에요.” 나는 “예, 당연히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아주 빠른 어조로 열정적으로 말하기를, 자신은 신을 믿으며, 신이 용서하지 못할 정도로 죄가 많은 인간은 하나도 없지만, 신의 용서를 받으려면 인간은 뉘우침을 통해 마음이 깨끗이 비워지고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어린아이처럼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책상 위로 온몸을 기울였고 거의 나의 머리 위에 올 정도로 십 자가를 흔들었다. 솔직히 나는 그의 논리를 제대로 따라가기 힘들었다. 우선은 너무 더운 데다, 사무실에 있는 파리들이 내 얼굴에 달라붙곤 했고, 또 그가 조금 무섭게 느껴 졌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범죄자는 나였으니까. --- pp.84-85 감옥 생활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내가 자유로운 신분이었을 때처럼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해변으로 가서 바다 쪽으로 걸어가고 싶었다. 발바닥 아래로 밀려드는 첫 파도의 소리, 몸이 물속으로 들어갈 때의 느낌, 물속에서 느끼는 해방감을 상상하다 보면 이 감옥의 벽들이 얼마나 나를 옥죄고 있는지 실감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기분도 몇 달간이었다. 그다음부터는 죄수들이 할 법한 생각뿐이었다. 나는 안뜰에서 매일 하는 산책이나 담당 변호사의 방문을 기다렸다. 나머지 시간은 그럭저럭 잘 지냈다. 당시 나는 누군가가 나를 마른 나무의 기둥 속에 넣어 놓고는 머리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하늘만 보면서 살게 한다 해도 조금씩 그 상황에 익숙해질 수 있을 거라고 종종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새들이 지나가거나 구름들이 서로 만나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여기에서 담당 변호사의 희한한 넥타이를 기다리거나, 저 바깥세상에서 마리의 몸을 껴안기 위해 토요일까지 참고 기다렸던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나는 마른 나무 기둥 속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이것은 엄마의 생각이었다. 엄마는 이 말을 자주 하곤 했다. 사람은 결국 무엇에든 익숙해진다고. --- pp.93-94 인간은 죽음을 의식하고 성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일상성에 함몰되어 죽음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못한다. 《이방인》에서도 사정은 동일하다. 아직 젊고 건강한 뫼르소에게 죽음은 아득하고 먼 일이다. 어머니가 양로원에서 돌아가셨지만 뫼르소가 죽음의 부조리성을 깨달은 것이 아니다. 아랍인을 살해하고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 뫼르소는 자신의 죽음을 앞에 두고 죽음이 가진 부조리성을 자각하기에 이른다. --- 「작품 해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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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일지도.”
눈물 없는 장례, 태양 아래의 총성으로 부조리한 세계, 침묵하는 인간을 그리다! 어느 날, 알제에서 직장을 다니며 평범하게 살고 있던 젊은 청년 뫼르소 앞으로 전보가 한 통 도착한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혼자서 직장을 다니며 돌볼 수 없었기에 양로원으로 모셨던 어머니의 사망 소식이었다. 뫼르소는 양로원으로 가서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지만, 장례식을 치르며 만난 사람들은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도 흘리지 않고, 어머니의 얼굴도 보려 하지 않는 뫼르소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한편 같은 아파트에 사는 레몽이라는 남자와 친해지게 된 뫼르소는 변심한 애인을 괴롭히려는 그의 계획에 동참하면서 친구가 된다. 며칠 후, 레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간 뫼르소는 그들을 미행하던 아랍인들과 시비가 붙게 되고 그 과정에서 레몽이 다치게 된다. 소동이 마무리된 뒤 일련의 상황들에 답답함을 느낀 뫼르소는 혼자 바다로 나갔다가 레몽을 다치게 한 아랍인과 마주친다. 일촉즉발의 긴장감과 타는 듯한 더위 속에서 레몽 대신 맡아두었던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그 우발적인 한 발의 총성은,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세계와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우리 시대의 고전 《이방인》은 알베르 카뮈의 데뷔작이자 그를 거장의 반열로 올려놓았으며, 출간과 동시에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던 작품이다. 또한 출간 후 80여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계속 새롭게 번역 및 해석되며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는 현재진행형의 작품이기도 하다. 1인칭의 수기 형식의 이 소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뫼르소다. 여자 친구의 ‘자신을 사랑하냐’라는 질문에도 서슴없이 ‘아니’라고 대답하고, 누구나 혹할 것 같은 사장의 제안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뫼르소는 주위의 모든 것에 덤덤한 인물이다. 땅에 두 발을 단단히 뿌리박지 못하고 붕 떠 있는 것 같은 그의 모습은 다소 별스럽게는 보여도 특별히 비난받지는 않았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그를 극한까지 내몬 더위 속에서 저지른 우발적인 살인으로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세상은 살인이 아닌,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해를 벗어난 존재인 뫼르소를 이방인이라 규정하면서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사악한 존재로 호도하며 사형을 선고하고 만다. 결국 죽음을 앞두고 인생의 부조리를 깨닫게 된 뫼르소는 자신의 죽음과 정면으로 맞서기로 결단하면서 기존의 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을 보여준다. 초판본 감성 그대로 읽고, 간직하고, 오래 기억되는 코너스톤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시리즈!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고전은,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생생하게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다. 코너스톤은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시리즈를 통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지닌 본연의 깊이와 철학을 되살려, 독자에게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이번 판본은 《이방인》의 핵심 모티프인 강렬한 태양과 뒤엉킨 감정의 파동을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오리지널 아트워크를 담아, 작품이 전달하는 실존적 긴장감과 부조리의 정서를 시각적으로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초판본의 구성과 감각을 최대한 존중하여, 원작의 메시지와 분위기를 충실히 살리는 데 주력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텍스트는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게 편집하였으며, 한 손에 들어오는 컴팩트한 판형은 언제 어디서나 고전 도서를 가볍게 펼쳐 읽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이방인》은 단순히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원한 문제작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시리즈는 한 권의 책을 넘어, 문학이 시간과 세대를 관통해 살아 숨 쉰다는 증거이자,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학적 오브제로서 독자들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닿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