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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이꽃
2. 얼음바위 3. 숲의 나무 4. 동요 5. 갈림길에서 1 6. 갈림길에서 2 7. 다시 갈림길에서 8. 가을걷이 9. 가족수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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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자는 혼자말을 하다 말고 거실 유리창으로 고개를 돌린다. 바람이 부는가, 설편처럼 흩날리는 저 꽃잎들 좀 보아. 첫눈에 홀린 아이 모양 두세 걸음 창 앞으로 옮겨가서 여자는 하얗게 질린 나무 그늘을 좀더 오래 바라본다. 다시 바람이 불어 이번에는 자우룩이 가라앉은 꽃잎들이 공중으로 훌훌 들까불리기 시작한다. 여자는 부신 듯 눈까풀을 깜빡인다. 그리고는 하던 생각으로 돌아간다. 몇 번이더라..? 여자는 그러나 주저함 없이 몇 개의 버튼을 차례로 누른다. 신호가 가는 동안 흠흠, 목청을 가다듬는다. 여보세요?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여자는 그만 말문이 막힌다. --- p.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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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잠시 절망적인 적대감에 사로잡혀 서로를 노려본다. 미안하다, 아내여. 문득 내 모진 아내를 위무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제각기 정지된 동작을 풀고 독을 감춘 자객들 마냥 각자의 방으로 스며든다. 언제인가는 아내와 내가 혹똑히 키우고 있는 독이 온집 안으로 번져 우리를 질시케 하리라. 아내위 손이 닿는 곳, 문고리며 주전자며 식기마다에 검푸른 독이 묻어 균열이 가고, 아내는 제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울음 울리라. 아이처럼 소리내어 우는 아내를 달래기 위해 아내에게로 손을 뻗으면 아내는 소르라치며 푸르게 푸르게 삭아 없어지리라. 그날까지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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