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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정길연 소설집
정길연
청색종이 20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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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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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07 달개비꽃
049 화요일의 낙법(落法)

093 평론 | 홍기돈(문학평론가)
105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1961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중편소설 「가족 수첩」으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내게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던가』, 『변명 1·2』, 『사랑의 무게』, 『가끔 자주 오래오래』, 『그 여자, 무희』과 소설집 『다시 갈림길에서』,『종이꽃』, 『쇠꽃』, 『나의 은밀한 이름들』, 장편동화 『정혜이모와 요술가방』 등이 있다. 장편소설 『변명 1·2』은 SBS TV 일일드라마 「두 아내」로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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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25*190*20mm
ISBN13
9791189176679

책 속으로

머그잔과 약봉지를 들고 책상으로 자리를 옮긴다. 항생제와 진통 소염제를 한 알씩 털어 넣고 물을 한 모금씩 마신다.
이제 의례처럼 식물도감을 펼친다. 부러 찾지 않아도 찾는 페이지가 저절로 찾아진다.
나는 두 손바닥으로 빈 머그잔의 돋을새김을 감싸고서 책갈피 속 압화(押花)를 가만가만 들여다본다.
그 안에서, 쪽빛 닭의장풀은 아무도 모르게 제 몸의 물기를 말리고 있다. 파란 반달을 얇디얇게 저민 것 같은 파란반달꽃 두 잎이, 아무도 모르게 살빛 투명하게 말라가고 있다.
세상 저 밖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물기가, 아무도 모르게, 투명하게 말라가고 있다.
--- 「달개비꽃」 중에서

그는 또, 안다. 저절로 안다.
이제 끝이다.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리라.
꿈속의 자신과 꿈 밖의 자신이, 동시에 울고 있다. 그 울음이, 그 눈물이 굳은 몸을 부드럽게 적신다.
익수는 두 손을 모아 가슴으로 가져간다.
평화다. 마침내.

--- 「화요일의 낙법」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정길연 소설의 주인공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깊은 병을 앓고 있으며, 경제적 곤란 또한 심각하다. 「화요일의 낙법」에서 “오래도록 수입이 전무한 금치산자” ‘익수’는 제 몸 하나 까닥하지 못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로서 누워 지내는 형편이다. 「달개비꽃」의 ‘지요’는 기립성저혈압에 시달리는 한편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갑작스럽게 픽 쓰러져 버리기도 한다.

「화요일의 낙법」, 「달개비꽃」에는 평안과 위안을 제공하는 심리적 지지대로서 가족의 상이 전무하다. 이러한 양상을 낳게 된 원인이라면 우선 젊은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꼽게 된다. 「화요일의 낙법」에서 익수 부친은 마흔셋 나이에 죽어 익수로 하여금 ‘운명의 표적물’이 되도록 만들었고, 「달개비꽃」에서 지요 아버지는 마흔하나에 뇌일혈로 쓰러져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추천평

한 문장으로 구성된 「달개비꽃」의 마지막 문단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세상 저 밖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물기가, 아무도 모르게, 투명하게 말라가고 있다.” 지금 여기 펼쳐진 세상 바깥에서, 아무도 모르게 말라가고 있으므로, 미지의 그 물기는 일단 ‘X’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 터이나, 물기가 생명력을 상징한다는 사실쯤은 오래된 문학의 전통에 기대어 알아챌 수 있다. 또한 책갈피에서 말라가는 달개비꽃을 매개로 마지막 문단이 가능해졌다는 맥락도 무시할 수 없다. 달개비꽃은 조건 없는 호의를 베풀었던 낯선 남자가 떠나는 지요에게 쥐여주었던 것. 갑을 관계로 촘촘한 이 후기자본주의 세계에서 달개비꽃은 마치 빈틈마냥 놓여 있는 셈이다. 물론 그 빈틈은 새로운 세계를 개시하는 상징으로 남아 있게 되리라. - 홍기돈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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