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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부패세계
조시현 소설집
조시현
청색종이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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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007 비부패세계
041 래빗 독스
081 평론 | 이성혁(문학평론가)
095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2018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이듬해 현대시 신인상에 시 「섬」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아이들 타임』, 『시뮬레이션 제4139회차』, 영문 시집 『Simulation No.4139』,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 있다. Made her literary debut when her short story “An Oriental Garden” won the Silcheon Munhak New Writer’s Award in 2018, followed by her poem “Island”, which received the Hyun
2018년 실천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동양식 정원」이, 이듬해 현대시 신인상에 시 「섬」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아이들 타임』, 『시뮬레이션 제4139회차』, 영문 시집 『Simulation No.4139』, 소설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이 있다.

Made her literary debut when her short story “An Oriental Garden” won the Silcheon Munhak New Writer’s Award in 2018, followed by her poem “Island”, which received the Hyundae Munhak New Poet’s Award the next year. She is the author of the poetry collection Children Time and the novel How to Weigh the Weight of C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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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125*190*15mm
ISBN13
9791189176662

책 속으로

침묵이 흘렀다. 무작정 데려온 것치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언니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았다. 레스트 인 피스. 그건 나보다는 언니에게 필요한 말이었다. 하지만 저렇게 돌아다녀서야 쉴 수가 있나. 머리가 아팠다. 그때 누군가가 거칠게 문을 두드렸다. 이재는 다행이라는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 재빨리 달려나갔다.
지금 이게 무슨 경우에요?
날카로운 목소리가 새어 들어왔다. 현관에 선 이재가 쩔쩔매는 얼굴로 나를 돌아보았다.
좀비를 건물 안에 들여놓으면 어떡해요.
--- 「비부패세계」 중에서

그리고 나는 지금, 더 먼 우주를 향해 가고 있다. 먼 옛날 인간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곳이었던 게임을 가지고. 나의 미션은 하나. 우리가 살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찾아내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바라던 일이었는데 어째서 쫓겨나는 기분이 드는 건지는 알 수 없다. 책임이라는 말은 너무 무겁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모든 게 너무 당연해지기 전에. 뭐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그냥 사라지지는 않게. 그게 정말 최선이지는 않게. 뭐라도, 이어질 수 있게. 지구가 망해가는 순간에도 게임이나 만들고 있었을 사람들의 한심한 얼굴과, 생각해낼 수 있었던 최선의 외계인의 모습을 떠올린다. 고작해야 토끼와 강아지.
멀리서 별이 쏟아져 내린다. 어둠을 가로질러 사라지는 그것은 언젠가의 눈을 닮았다.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그리운 장면. 우리는 다시 만난 적은 없다. 그러나 그 애는 줄곧 지구의 반대편을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가고 있는 방향. 네 시선이 내 등에 닿아 있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누군가 등을 끌어안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중력이었다.

--- 「래빗 독스」 중에서

추천평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야 하는 인류에게 멸망한 지구는 중력을 남겨 놓는다. 지구와 인간,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힘인 중력. 세상의 종말 이후 인류에게 낯설게 된, 그 멀미를 일으키는 힘만이 인류를 지구인으로 남겨놓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지구와의 중력을 이어지게 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중력은 사랑의 힘이라고도 바꾸어 말할 수 있다. 이 사랑의 힘이야말로 영원히 존재할 것 같은 플라스틱의 ‘비부패세계’를 돌파하고 초극할 수 있는 영원성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조시현의 소설들은 세상의 종말 이후에도 존속할 영원한 힘, 사랑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 이성혁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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