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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하는 까닭
코피 흘린 대가 평론 | 2010년대의 농촌 세태 보고서 ― 양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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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말 안 해준 게 있었다.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실은 남편도 몰랐다.
“어떤 미친놈이 청소 같은 것도 교육까지 시켜가며 시킬 줄 알았겄냐고.” “내 말이 그 말유. 청소를 왜 교육까지 시킨다는규?” “가봐, 가보면 알겄지. 교육 그거 별거 아녀. 그냥 앉어 있으면 돼. 들리면 들리는구나 듣고, 졸리면 졸면 돼. 노인네 안 듣고 잔다고 아무도 뭐라고 안 해. 나만 자나. 다 자. 안 조는 놈이 미친놈이지. 들으나 마나 한 소리를 듣고 있는데 잠이 안 와?” (……) 오지랖은 수술실 들어갈 때 심정으로 대한노인회 보령시지회 대강당에 들어갔다.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안전·직무교육’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보였다. 청소하는 사람만 따로 모아놓고 바퀴벌레 한 마리 못 살게, 곰팡이 한 점도 못 피게, 모기도 파리도 안 꼬이게,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엄청난 청소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나 보다, 가르쳐준 다음에 시험도 보는 것 아닌가, 시험 못 보면 탈락하는 건가, 오만가지 걱정을 했던 오지랖은 허탈해졌다. --- 「살아야 하는 까닭」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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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은 박태원이라든가 이문구 같은 선배 작가들이 보여준
‘세태소설’의 맥을 충실히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우리 사회를 떠받쳐 온 공간이면서도 우리에게서 잊혀버린, 자신의 미래를 모두 외부로 넘겨줌으로써 스스로는 노쇠해져버린 공간인 농촌의 열악한 현실과 내부의 다성성을 함께 담아 날카롭고도 풍부한 이야기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오직 그의 소설만이 가진 힘이다. - 양재훈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