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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색맹의 섬
섬 돌이 섬에 매혹되다 / 색깔 없는 세상에서 산다는 것 / 장님의 골짜기, 귀머거리의 섬 / 색맹의 섬을 향하여 / 크누트, 색맹의 동행자 / 독가스 가득한 해골섬 / 마주로에서의 짧은 휴식 / 콰잘레인에서 감금당하다 / 자연주의자의 낙원, 폰페이 핀지랩 아이들의 섬 / 산호섬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 마스쿤의 유래 / 핀지랩에서의 첫날밤 / ‘한쪽 눈’을 선물한 크누트 / 돌아온 고향에서 외톨이 되다 / 색맹 여인이 짠 아름다운 무늬 / 색맹검사 소동 / 스팸에 중독된 사람들 / 토란밭에서 만난 노인 / 이틀 만에 만들어진 신화 / 마지막 날의 밤낚시 폰페이 폰페이를 발견한 남자 / 난마돌 유적을 찾아서 / 만드, 섬 안의 섬 / 색맹 아이들의 공부법 / 삼남매가 걸어간 서로 다른 길 / 소년의 작별인사 / 토박이 의사들에게 강연하다 / 폰페이, 어느 식민지의 역사 / 식물학자가 된 선교사 / 토종 식물 탐험 / 사카우에 취하다 / 폰페이에서의 마지막 밤 / 사이버 공간으로 간 색맹의 섬 2부 소철 섬 괌 괌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 소철 섬에 도착하다 / 고갱을 닮은 신경학자 /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병 / 천천히 타는 도화선 / 파킨슨병 걸린 리어왕 / 악마의 코코넛 / 후안의 떨리는 손 / 알마와 함께한 바다 속 탐험 / 괌, 그 슬픈 기억들 / 서양 의사는 믿을 수 없어! / 환자를 품는 차모로 가족들 / 로케 이야기 / 점령당한 낙원 수메이 / 기계장치의 삶 앞에서 / 세상이 층계로 이루어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세 질병의 공통점 / 무너진 소철 가설 / 일본 식당에서의 생선독 강의 / 괌에는 새가 없다 / 괌의 국가대표 고사리 / 헤수스의 공놀이 / 그리고 증상은 아주 뒤늦게 찾아온다 / 가이두섹의 쾌거 / 스펜서, 새로운 독소를 발견하다 / 또 다른 가능성-유전자 가설 / 40년 동안의 숨바꼭질 / 기억하지 못할 테니 만나면 또 반가울 겁니다 / 우마탁의 묘비 사이를 거닐며 로타 고대 식물과의 첫 만남 / 쥐라기 수풀 속으로 / 뭍으로 올라온 최초의 식물 / 야자열매를 따먹는 게 / 방울열매가 뜨거운 이유 / 소철의 신기한 번식 방법 / 5억 년을 살아남은 생명력 / 단단한 소철 씨의 비밀 / 더 다양하게, 더 복잡하게 / 원시림은 숭고하다 / 아득한 시간을 거슬러 지구의 벗이 되다 / 소철 씨, 바다를 건너다 |
Oliver Sa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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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란 말하자면 자연의 실험실로, 독특한 생물들의 보고라는 지리적인 특성으로 축복 혹은 저주받은 장소다. 마다가스카르의 다람쥐원숭이와 포토원숭이, 늘보원숭이, 여우원숭이와 갈라파고스의 코끼리거북이 그리고 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거대한 새들, 이 모두가 자기들만의 고립된 서식지에서 독립된 진화의 길을 걸어온 단독 종 혹은 속이다.--- p.21
완전한 색맹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보는 세계는 어떨까? (중략) 어쩌면 그들은 명암과 질감과 움직임과 깊이를 뚜렷이 인지하는 능력이 더욱 발달하여 어떤 면에서는 우리 것보다 더 강렬한 세계, 실체가 강조된 세계에 사는 것은 아닐까?--- p.23 공상에 가깝긴 하지만 나는 자기네만의 독특한 멋과 예술, 음식, 의복을 지닌 완전한 색맹 문화를 상상했다. 감각기관, 상상력이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곳, ‘빛깔’이 가리키는 내용이나 의미가 전혀 없어 빛깔의 이름도 빛깔에 대한 은유도 빛깔을 표현하는 말도 없는 그러나 우리가 그저 ‘잿빛’ 한마디로 끝내버릴 질감과 농담에 관해서라면 제아무리 미묘한 것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언어를 가진, 그런 문화 말이다.--- p.28 풍부한 구아노 매장량으로 그 값어치를 인정받는 존스턴 섬을 1856년 미국과 하와이 왕국이 동시에 점유했다. (중략)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공군이 손에 넣은 뒤로 “한때 목가적이던 이 산호섬은 태평양에서 가장 유독한 땅으로 변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핵실험 장소로 이용되었고, 여전히 핵실험이 대기하고 있으며 산호섬의 한쪽 끄트머리는 아직도 방사능 오염 구역이다. 잠시 생화학무기 실험지로 고려되었지만 방대한 철새 서식군 덕분에 배제되었는데, 이 새들이 치명적인 전염병을 본토로 쉽사리 옮길 수도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p.38 수천 개의 섬이 우주의 무한한 공간을 사이에 둔 하늘의 무수한 행성들만큼이나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섬의 성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기심이건 야망이건 공포건 기근이건 종교건 전쟁이건, 무슨 이유가 되었건 인류사의 위대한 항해가들이 직감에 가까운 지식과 하늘의 별만을 길잡이 삼아 몰려왔던 곳이 바로 이 폴리네시아라는 광대한 은하계였다. 그들은 그리스인들이 지중해를 탐험하고 호메로스가 오디세우스의 방랑을 이야기하던 3천 년도 더 전에 이곳으로 왔다.--- p.49 아이들이 숲에서 튀어나오고 몇몇은 어깨동무를 하고 열대 초목은 사방으로 무성한 이 기나긴 순간, 나는 원시의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혔다. 내 안에서 사랑이 물결쳤다. 이 아이들에게, 이 숲에, 이 섬에, 이 모든 광경에. 이것은 낙원, 마법에 가까운 현실이었다.--- p.56 핀지랩을 바라보며 한때 드높았던 화산이 수천만 년에 걸쳐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가라앉았다는 것을 생각하니 시간의 무변함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했으며, 우리의 남태평양 탐험이 공간여행일 뿐만 아니라 시간여행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p.64 나는 색맹 주민들에게 다양한 뜨개실의 빛깔을 알아볼 수 있는지 아니면 빛깔이 같은 것끼리 맞추는 것이라도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짝 맞춤은 분명코 빛깔이 아니라 밝기로 이루어졌다. 노랑과 연파랑은 하양과 한 묶음이 되고, 진빨강과 녹색은 검정과 한 묶음이 되는 식이다.--- p.80 우리는 진료소 앞에서 우리가 가져온 광각 선글라스와 모자, 햇빛 가리개를 나눠주었고, 다양한 결과를 얻어냈다. 눈을 찌푸리며 목청이 터져라 울어제끼는 색맹 아기를 품안에 안은 한 어머니가 소아용 선글라스를 방아 아기 코에 엊으니 아기가 잠잠해지고 곧바로 행동에 변화가 일어났다. 아기는 더는 눈을 깜빡이지도 찌푸리지도 않고 호기심 가득한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주변의 사물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p.82 비가 계속 쏟아지는데 해가 다시 나왔고 하늘과 바다 사이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타났다. 크누트는 이것이 빛나는 활처럼 보인다면서 그동안 보았던 다른 무지개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쌍무지개, 뒤집힌 무지개, 그리고 한번은 완전한 동그라미 무지개, 이런 것들. 크누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시력, 그의 눈에 보이는 세계가 어떤 면에서는 허약한 구석도 있지만 또 어떤 면으로는 우리 못지않게 풍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p.98 우리는 만드의 색맹 어린이 몇 명만 보고도 사람이 지각 능력에 문제가 있을 때 얼마나 신속하게 이론적 지식과 요령을 깨치며 호기심과 기억력을 과도하게 발달시키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지각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인식 작용으로 벌충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p.109 빌은 예수회 선교사로 폰페이에 자원했는데 원주민들에게 농업 경영과 멸종 위기종 보존에 대해 가르칠 계획이었다. 그는 처음 여기 올 때는 자기도 서양 과학의 자만에 젖은 건방진 사람이었는데 토박이 주술사들의 섬의 식물종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상세하고 체계적인지를 알고는 콧대가 납작해졌다고 말한다. 그 사람들은 망그로브 늪지에서 해초지, 산꼭대기의 왜관목림까지 10여 가지 생태계를 알고 있었다.--- p.123 괌은 1950년대와 60년대의 신경학자들에게 특별한 반향을 일으켰던 곳인데, 이 섬의 풍토병으로 괌의 차모로 부족이 리티코-보딕이라고 부르는 특이한 질병에 관한 보고가 활발하게 발표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이 질병은 때로는 신경위축성경화증과 비슷한 진행성 마비 질환인 ‘리티코’로, 때로는 파킨슨증과 흡사하며 왕왕 치매와 함께 나타나는 질환인 ‘보딕’으로 나타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 p.146 나는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에스텔라에게 눈이 갔는데, 조각상처럼 서서 한 팔은 쭉 뻗고 고개는 뒤로 기울고 뭔가에 홀린 듯한 표정이 내 뇌염후 환자 한 사람하고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누가 그녀의 팔을 어떤 자세로 만들면, 겉보기에는 힘 하나 들이지 않고 몇 시간씩 그 자세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혼자 그냥 놔두면 꼼짝도 않고 마치 주문에 걸린 것처럼 허공을 멍하니 응시하며 침 흘리며 서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을 걸자 에스텔라는 바로 대답했다. 적절히, 재치 있게.--- p.160~161 에스텔라의 남편 호세는 아주 달랐다. 우선 생리 작용부터 달랐다. 일그러짐이 누구보다 심하고 이를 악무는 확실한 파킨슨증으로, 근육이 뭉치고 굳어져 어떤 동작을 취하려 할 때마다 근육끼리 싸우고 뒤엉키곤 했다. 팔을 뻗으려 하면 삼두근이 길항근인 이두근의 움직임에 저항을 받고, 또 역으로도 마찬가지였다. 팔이 자꾸만 굽힐 수도 뻗을 수도 없는 요상한 동작에서 멈춰버렸다. 비슷한 일그러짐과 비슷한 경직이 전신의 근육에 영향을 미쳤다. 전신의 신경이 그의 뜻을 저버렸다.--- p.162 1710년 무렵 괌에는 차모로 남자는 사실상 한 명도 없이 여자와 아이만 천 명 정도가 남았다. 40년이라는 시간 안에 인구의 90퍼센트가 쓸려나간 것이다. 이제 저항이 없어졌으니 선교사들은 거의 절멸된 차모로 부족이 살아남을 길을 찾아, 말하자면 자기네 식인 기독교와 서양식으로 의생활을 바꾸고 교리문답을 배우고 그들 고유의 신화와 신과 풍습을 버리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p.190 그동안 차모로 사람들 사이에는 서양 의사들에 대한 분노가 쌓여왔다. 차모로 사람들은 그들의 사연과 시간, 피, 나아가서는 뇌까지 바쳐왔다. 그러면서 종종 자기네가 의학 표본이나 실험 대상일 뿐, 여기에 와서 실험하는 의사들이 자기들한테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p.194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지만, 그들의 눈에 토마사는 여전히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이며 여전히 가족과 공동체의 일부이다. 그녀는 죽음을 맞이하는 그날, 이제 그렇게 멀지 않은 그날까지 맑은 의식과 품위와 인격을 지키며 가족과 마을의 품속에서 편안하게 지낼 것이다.--- p.197 나는 입센이 말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실어증과 반신불수가 와서 더는 밖에 나가지도, 글을 쓸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났다. 그러나 그는 항구와 길거리, 활기 넘치는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방의 키 큰 창가에 서 있게 해달라고 한사코 고집을 부렸다. “나는 다 보여.” 그는 몇 년 전에 한 젊은 동료에게 더듬더듬 말했는데 다른 능력은 다 잃었어도 보고자 하는 열정, 구경꾼이 되고자 하는 열정은 그대로 살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여기 현관에 앉아 있는 헤수스 할아버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p.223 섬의 고립성이라는 특수성이 부여한 잠시의 가능성, 짧은 시간 스치고 지나가는, 기이한 유전자 이상, 유전자의 소용돌이. 그러나 섬은 바깥세상으로 열리고 사람들은 죽거나 다른 종족과 결혼하여 유전적 특성은 희소해지고 그러면서 병도 사라진다. 그처럼 고립된 지역에 발생하는 유전병의 수명은 여섯에서 여덟 세대로, 대략 200년이면 그에 얽힌 기억과 흔적과 함께 그침 없는 시간의 흐름 속으로 사라진다. --- p.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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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는 한국에서 신경학자로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베스트셀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처럼, 신경이상 환자들에 대한 유익하고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이름이 높다. 하지만 영미권에서의 올리버 색스는 그보다 훨씬 더 스펙트럼이 넓고 깊다. 단순히 임상신경학계를 넘어 로버트 드 니로, 조앤 K. 롤링 등 셀러브리티들이 2015년 올리버 색스의 죽음을 애도했던 것은 그의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그는 신경학자였을 뿐만이 아니라 뛰어난 문학작가였으며, 그 자신이 뭇 사람의 연민을 자아내는 환자였다. 또한 식물과 자연에 대한 독특하고 우아한 취향을 지닌 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이기도 했다. 이런 입체적인 면모로 인해 올리버 색스는 전 세계의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오랜 기간 큰 사랑을 받아왔다. 《색맹의 섬》에는 이러한 올리버 색스의 다양한 매력이 한데 녹아 있다. 특히 휴머니즘적인 스토리텔링은 여전히 돋보인다. 잘 알려져 있듯, 올리버 색스 글의 한 가지 뚜렷한 특징은 바로 질병에 대한 인간주의적 접근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하듯 환자와 떼어내서 질병만을 현미경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질병과 환자를 함께, 질병을 환자의 삶 안에서 이해하려는 태도가 병력病歷을 마치 소설처럼 읽히게 만든다. 《색맹의 섬》에도 핀지랩의 선천성 완전 색맹, 괌의 풍토병인 리티코-보딕 등 특이한 질환을 앓는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그것은 그저 과학적 호기심을 자아낼 뿐 아니라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색스 박사는 핀지랩 원주민이 색맹으로 인해 겪는 아픔과 제약에 무척 안타까워하면서도, 풍부한 명암과 질감의 세계가 주는 이점에 감탄하기도 한다. 또한 이 책에서 올리버 색스는 여행문학 작가로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그는 파라다이스와도 같은 섬의 풍광과 동식물은 물론, 그곳의 역사와 문화의 매력에도 흠뻑 빠져 들어간다. 깊은 열대우림과 바다 속 암초 밑을 샅샅이 훑으며 갖가지 동식물에 감탄하고, 섬의 지질학적 기원을 탐색한다. 또한 섬사람들이 겪은 식민 수난의 역사에 가슴 아파하고, 독특한 그들의 문화와 고고학적 유적을 찾아 나선다. 특히 핀지랩에서의 마지막 날 밤 달빛 눈부신 바다 위에서 낚시할 때의 그 황홀한 순간, 폰페이에서 사카우에 취해 바라본 별빛 가득한 밤하늘의 그 경이로움, 로타 섬에서 수억 년의 진화의 신비를 간직한 원시 소철 밀림을 헤치고 다닐 때의 그 가슴 떨림에 대한 묘사는 아름답다 못해 숭고하기까지 하여, 정말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올리버 색스는 이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이한 질병에 대한 생생한 의학적 보고, 고통을 겪으면서도 의연한 환자들의 감동적인 사연, 과학적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유년의 기억, 고대 식물에 어린아이처럼 열광하는 아마추어 식물학자로서의 왕성한 지적 열정, 그리고 미크로네시아 섬들의 풍광과 지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끝없는 천착까지…. 어린 시절 올리버 색스는 종종 편두통으로 인한 색각 이상에 시달리곤 했다. 일시적으로 색깔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험은 그에게 두려움과 함께 평생 색깔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곧 색맹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로부터 비롯된 열대섬으로의 여정은 색스 최고의 과학 논픽션을 빚어냈다. 색맹에 대한 의학적 조사를 하는 대목에선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연상시키다가도, 어린 시절 자신의 색각 이상을 고백할 때는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를 떠올리게 한다. 또 열대섬의 풍광을 소개하는 구절에선 《오악사카 저널》을 생각나게 한다. 바로 이런 복합적인 점 때문에 올리버 색스는 자서전(2015년 한국어판 출간)에서 “《색맹의 섬》은 여러 면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책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렇다”라고 말한 것일 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