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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장승욱
하늘연못 200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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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생활 속으로
에누리와 담타기/대우와 부룩/배메기와 잡을도조/사름과 패암/암물과 여물/사금파리와 이징가미/어정과 살손/걸낫과 자귀/소쿠리와 광주리/벙거지와 미사리/짚신과 감발/옹솥과 뒤웅박/두리목과 오리목/꼬박과 타렴/기직과 멍석/가방과 주머니/가래와 쟁기/끙게와 살포/너스레와 거섶/새끼와 매끼/잉걸불과 불꾸러미/잎나무와 새나무/두렁과 두둑/통줄과 퇴김/고수레/끌그물과 자릿그물/걸음낚시와 던질낚시/집들이와 도르리/고쟁이와 무지기/섶과 무/홈질과 감침질/모시와 무명/감투밥과 뚜껑밥/한밥과 지레뜸/벌술과 강술/안반과 번철/메떡과 찰떡/사리와 꾸미/보시기와 바라기/냠냠이와 게걸대거리/조잔부리와 초다짐/구뜰하고 타분하고/얼근덜근 맨송맨송/썰썰하다 헛헛하다/시래기와 우거지/북어국과 대구탕/생이젓과 뛰엄젓/총각김치와 홀아비김치/별박이와 고들개/찹쌀과 멥쌀/몸채와 거느림채/벽, 담, 울, 뜰/너새집과 굴피집/여닫이와 미닫이/문자새와 문얼굴/개흘레와 개자리

2부 자연 속으로
샛바람과 하늬바람/눈과 서리/옹당이와 도래샘/벼루와 버덩/바위, 돌, 모래/꽃비와 비꽃/꽃이삭과 꽃망울/꽃구름과 꽃노을/꽃국과 꽃물/참꽃과 개꽃/잎자루와 잎몸/줄거리와 졸가리/우듬지와 등걸/꽃다지와 배꼽참외/오이와 호박/깍정이와 도사리/도톨밤과 납작감/담배씨와 배추씨/느리와 토록/갈치와 풀치/왕치와 딱따깨비/찌러기와 둘암소/가라말과 부루말/돈점박이와 외쪽박이/물뚱뚱이와 하늘밥도둑/튀기와 매기/날개와 깃

3부 사람 속으로
절박머리와 조짐머리/귀썰미와 귀맛/눈총과 눈씨/돋보기와 졸보기/광대와 민낯/손샅과 손어름/앙가슴과 대접젖/갈치배와 동배/종아리와 장딴지/발싸개와 발감개/참살과 두부살/목구멍에서 똥구멍까지/산똥과 선똥/마렵다 힘겹다/선잠과 개잠/꼬박꼬박 조숙조숙/개힘과 운김/힘차다 나른하다/고금과 부스럼/병줄과 깨도/핫아비와 핫어미/가지기와 되모시/두루치기와 윤똑똑이/굴퉁이와 뚱딴지/노래쟁이와 꿈쟁이/정(情)

4부 세상 속으로
나달과 세월/갓밝이와 밤저녁/동안과 겨를/너비와 갈비/장뼘과 집뼘/쇠푼과 떼돈/고섶과 살피/실마리와 졸가리/드팀전과 시게전/삐끼와 여리꾼/알천과 섭치/맛 이야기/군내와 풋내/이물과 고물/오솔길과 후밋길/조왕과 주당/매치와 불치/감돌과 버력/들머리와 끝갈망/바라지와 뒤뿔치기/딱장받기와 밥내기/바디와 더늠/사당패와 꼭두쇠/푸닥거리와 만수받이/돌팔매와 책갈피

5부 언어 속으로
가락지빵과 돌돌붓/사시미와 주루묵/마마와 마누라/으뜸씨의 긴 줄글/강추위와 강바람/알쏭달쏭 긴가민가/얼떨결에 엉겁결에/아귀아귀 깨작깨작/
낮곁과 낮결

부록: 이 책에 실린 토박이말을 모은 꼬마 말모이

저자 소개 1

1961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우신고등학교와 연세대 국문학과를 마쳤다. 고등학교 때는 수업시간만 되면 잠자는 것으로 유명했으나 대학교 때는 아무것으로도 유명해질 기회를 못 얻었다. 졸업하기 전인 1986년 가을 조선일보 입사시험에 합격해 23기 수습기자가 됨으로써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5월까지 조선일보에서 근무. 퇴사 당시에는 편집부 기자로서 외신면 편집을 담당했다. 조선일보 퇴사와 동시에 경력기자 공채를 통해 SBS에 입사했다. 1998년 그만둘 때까지 줄곧 보도제작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다큐멘터리, 심층 취재가 필요한 고발-추적 프로그램, 시사 토크 프로그
1961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우신고등학교와 연세대 국문학과를 마쳤다. 고등학교 때는 수업시간만 되면 잠자는 것으로 유명했으나 대학교 때는 아무것으로도 유명해질 기회를 못 얻었다. 졸업하기 전인 1986년 가을 조선일보 입사시험에 합격해 23기 수습기자가 됨으로써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5월까지 조선일보에서 근무. 퇴사 당시에는 편집부 기자로서 외신면 편집을 담당했다.

조선일보 퇴사와 동시에 경력기자 공채를 통해 SBS에 입사했다. 1998년 그만둘 때까지 줄곧 보도제작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다큐멘터리, 심층 취재가 필요한 고발-추적 프로그램, 시사 토크 프로그램, 대통령 후보 초청토론회, 삼일절이나 육이오 특집 같은 계기 특집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초기에는 『시사기획』이라는 보도프로그램을 매주 제작하느라 전국에 안 가 본 데가 없다.

이후 프리랜서 PD 겸 작가로서 KBS 1TV의 '한민족리포트'를 다수 연출, 집필하기도 했다. 또한 출판사 대표, 여행 가이드, 5급 공무원 등으로 밥벌이를 하기도 했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소설과 시를 쓰고 있다. 외국 취재도 풍부하게 경험해 지금까지 다녀 온 나라가 50개쯤 된다. 여행을 좋아해서 앞으로 백 개의 나라를 채우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토박이말로만 된 시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대학시절 도서관에 있는 사전을 뒤지며 토박이말 낱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달이 아니라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집착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으나, 1998년 토박이말 사전인 한겨레말모이로부터 시작해 우리말에 관한 책들을 꾸준히 쓰고 있다. 한글문화연대에서 주는 우리말글작가상과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가 주는 한국어문상(출판 부문)을 받았다.

저서로 『한겨레 말모이』, 『중국산 우울가방』, 『토박이말 일곱 마당』, 『국어사전을 베고 잠들다』, 『경마장에 없는 말들』, 『재미나는 우리말 도사리』, 『술통』, 『사랑한다 우리말』, 『우리 말은 재미있다』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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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61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115801

책 속으로

째마리는 여럿 가운데 가장 못난 사람이나 물건 중에서 제일 나쁘거나 못생긴 것을 뜻한다.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로는 여럿 가운데서 가장 작고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가리키는 잔챙이, 변변치 못하고 너절한 물건을 뜻하는 섭치 같은 것들이 있으며, 초리는 특히 과일 가운데 가장 잔 것을 말한다. 반대로 과일이나 생선 가운데 가장 굵거나 큰 것을 가리키는 말은 머드러기다.
큰 물건은 왜뚜리, 같은 물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대짜배기라 하고 품질이 제일 좋은 물건은 알천이라고 한다. 알천은 재물 가운데 가장 값나가는 물건이나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저자에 쌓인 물건 중에서 머드러기나 왜뚜리, 대짜배기, 알천 같은 좋은 것을 고르고 난 뒤에 남은 찌꺼기 물건을 허섭스레기나 치레기라고 하는데, 품질이나 모양이 다른 것보다 훨씬 처져 잘 팔리지 않는 물건을 뜻하는 처질거리와 통하는 말들이다. 궤지기도 다 고르고 찌꺼기만 남아 쓸데없는 물건을 뜻하는 말이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보잘것없는 물건은 굴퉁이, 겉보기에는 괜찮은데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은 나무거울이라고 한다. 굴퉁이는 씨가 여물지 않은 늙은 호박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정성을 들이지 않고 대강 튼튼하지 못하게 만든 물건을 건목이나 가재기라고 하는데, 날림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날림치, 막잡이로 만들었다고 해서 막치라고도 한다. 또 아주 조잡하게 만들어 싸게 파는 상품은 눅거리라고 한다. 이런 싸구려 물건들을 저자에 냈다가는 손님들에게 퇴짜를 맞기 십상인데, 퇴짜는 옛날 관청에서 상납하는 포목의 품질이 낮으면 '퇴(退)'자를 찍어 도로 물리쳤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백화점 같은 데서는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재래시장에 가면 덤을 좀 달라, 밑지고 파는데 무슨 소리냐 하면서 밀고 당기는 재미가 쏠쏠한데, 이렇게 일정한 수효 외에 더 받는 물건을 우수라고도 하는 것이다. 우수 말고 우수리는 거슬러 받는 잔돈을 뜻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치기로 이것 저것이 조금씩 섞인 것은 얼치기라고 하고, 여러 가지가 뒤섞인 중요하지 않은 물건은 잡살뱅이라고 한다. 또 쌀 같은 물건에 다른 잡것이 섞여 순수하지 못한 물건을 반지기라고 하는데, 돌이 많이 섞인 것은 돌반지기, 뉘가 많이 섞인 것은 뉘반지기라고 하는 것이다. 구한말에 일어났던 임오군란(壬午軍亂)은 밀린 급료를 먹지도 못할 돌반지기로 주었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pp. 204-205

어떤 일이 시작되는 머리를 첫머리, 들어가는 첫머리를 들머리, 처음 시작되는 판을 첫머리판이라고 한다. 어떤 일의 첫머리를 뜻하는 첫단추, 맨 처음 기회를 뜻하는 첫고등, 맨 처음 국면을 뜻하는 첫밗 같은 말들도 모두 일의 시작을 나타내는 말들이다. 일을 할 대강의 순서나 배치를 잡아 보는 일, 즉 설계(設計)를 하는 일은 얽이라고 하는데, 동사로는 '얽이친다'고 한다. 얽이에 따라 필요한 사물을 이리저리 변통하여 갖추거나 준비하는 일은 마련이나 장만, 채비라고 한다. 앞으로의 일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은 '징거둔다', 여러 가지를 모아 일이 되도록 하는 것은 '엉군다', 안 될 일이라도 되도록 마련하는 것은 '썰레놓는다'고 말한다.
진행되는 일이 잘못되지 않도록 단단히 단속하는 일이 잡도리인데, 설잡도리는 어설픈 잡도리, 늦잡도리는 뒤늦은 잡도리다. 아랫사람을 엄하게 다루다가 조금 자유롭게 늦추는 일을 '늑줄준다'고 하고, 늑줄을 주었던 것을 바싹 잡아 죄는 일은 다잡이라고 한다. 감장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제 힘으로 꾸려 가는 것이고, 두손매무리는 일을 함부로 거칠게 하는 것, 주먹치기는 일을 계획 없이 그때그때 되는 대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남의 일을 짓궂게 훼방하는 짓은 헤살이라고 하고, 돼 가는 일의 중간에 방해가 생긴 것은 '하리들었다'고 한다. 일이 돼 가는 형편을 매개라고 하는데, 매개가 제법 좋은 것은 '어숭그러하다', 성했다 망했다 하는 것은 '얼락배락한다', 매개가 안 좋아 일을 중도에서 그만두거나 포기한 것은 '반둥건둥했다', '중동무이했다', 일을 망쳐 버린 것은 '털썩이잡았다', '허방쳤다'고 표현한다. 허방은 움푹 팬 땅을 말하는 것으로 함정을 허방다리라고 하는 것이다.
고동이나 대머리는 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비는 일의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나 대목을 말하는데, 가장 긴요한 아슬아슬한 고비는 고비판이나 고빗사위라고 한다. 꽃물이나 단대목도 어떤 일을 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순간이나 상황을 뜻한다. 일의 성패가 결정되는 마지막 끝판은 대마루판이라고 한다.
곤죽은 일이 엉망진창이 되어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태, 결딴은 아주 망그러져 도무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 깍두기판은 뒤범벅이 되어 질서 없이 난장판이 된 상태를 가리킨다. 이치나 도리에 맞지도 않고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태는 우리가 잘 아는 판, 즉 개판이다.
일이 끝판에 이른 것은 망고라고 한다. 원래 망고는 연을 날릴 때 얼레의 줄을 전부 풀어 주는 일을 가리킨다. 일의 한 가지 한 가지가 끝나는 단락(段落)을 메지라고 하고, 어수선한 일의 갈피를 잡아 마무르는 끝매듭을 아퀴라고 하는데, 메지를 내어 아퀴를 짓는 것을 매잡이나 매조지라고 한다. 끝마무리나 끝갈망, 뒷갈망도 다 일의 뒤끝을 마무리하는 일을 가리킨다. 갈망은 어떤 일을 감당하여 수습하고 처리하는 일을 뜻하는 말이다.

---pp. 216-217

바라지는 햇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바람벽의 위쪽에 낸 작은 창을 뜻하는 말인데, 옥바라지나 해산바라지와 같이 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일을 돌봐 주는 일도 바라지라고 한다. 바라지를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 햇빛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따뜻함과 위안을 주는 것이 바라지인 것이다. 뒤에서 하는 바라지는 뒷바라지다.
바라지와 비슷한 말로는 치다꺼리가 있는데, 입치다꺼리는 먹는 일을 뒷바라지하는 일을 가리킨다. 이바지는 공헌(貢獻)과 같은 뜻으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물건을 갖춰 바라지하거나 음식 같은 것을 정성 들여 보내 주는 일, 또 그렇게 보내는 음식을 뜻하기도 한다. 이바지는 '이받다'에서 비롯된 말인데, '이받다'는 이바지하다, 바라지하다, 잔치하다 같은 뜻을 가진 말이다. 그래서 전에는 잔치를 이바디, 대접할 음식을 이바돔이라고 했던 것이다.
뒷바라지가 가장 필요한 것은 아무래도 몸이 아파 누워 있는 병자들일 것이다. 옆에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해 주는 일을 수발이나 시중이라고 하는데, 병자에게 시중이나 수발을 드는 일을 병시중, 병수발 또는 병구완이라고 한다. 구완은 구원(救援)에서 나온 말이다. 병구완을 뜻하는 말에는 고수련이라는 예쁜 말도 있다. 겨드랑이를 붙들어 걸음을 돕는 일은 곁부축이라고 한다. 그러나 남을 돕는다는 일이 어떻게 늘 즐겁기만 한 일이 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자질구레하고 지저분한 뒷바라지 일을 뜻하는 진구덥, 귀찮고 괴로운 남의 뒤치다꺼리를 가리키는 구듭이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다.
뒷바라지에 쓰이는 물건을 들무새라고 하는데, 들무새에는 남의 막일을 힘껏 돕는다는 뜻도 있다. 일의 채를 잡은 사람을 곁에서 돕는 일은 봉죽이라고 하고, 남의 밑에서 뒷바라지를 하며 돕는 일은 뒤뿔치기라고 하는데, 홀로서기를 할 능력이 없어서 남의 밑에서 고생하는 일도 뒤뿔치기라고 한다. 옙들이도 거들거나 돕는 일을 뜻하는데, 한옆에서 도와 준다는 뜻을 가진 동사 '옆들다'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거추하다'도 보살펴 거둔다는 뜻으로, 일을 거추해 주는 사람을 거추꾼이라고 한다. 잘 간수해 지키는 일을 '건사한다'고 하는데, 일을 시킬 때 그 일거리를 만들어 대어 주는 것도 '건사한다'고 한다. 일을 시킬 때 대강의 방법을 일러 주고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나 연장을 준비해 주는 일은 건잠머리라고 한다.
도와 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싸서 보호하는 것을 한자말로 비호(庇護)라고 하는데, 이 말은 어쩐지 나쁜 짓을 한 사람을 등뒤에 감춰 숨겨 주고 있다는,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우리말 두둔이나 두남, 역성 같은 말도 마찬가지다. 두둔이나 두남은 한쪽을 편들어 감싸거나 덮어 주는 것이고, 역성도 옳고 그름과는 관계없이 한쪽만 편들어 주는 것을 말한다.

---pp. 218-219

꽃이 맨 처음이라는 뜻으로 쓰인 말들도 많다. 꽃등은 초꼬슴과 같은 뜻으로 '맨 처음'을 의미하고, 신랑신부가 처음으로 자는 첫날밤의 잠은 꽃잠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워낙 속도 위반이 많다 보니 꽃잠이 꽃잠같지 않은 신랑 신부들도 물론 많을 것이다. 빚어 담근 술이 익었을 때 술독에 박아 놓은 용수에서 첫 번째로 떠내는 맑은 술은 꽃국이나 첫국, 소주를 고아서 맨 먼저 받은 진한 소주는 꽃소주라 한다. 용수는 싸리나 대오리로 만든 길고 둥근 통으로, 술이나 장을 거르는 데 쓰는 물건이다. 꽃물은 곰국이나 설렁탕을 끓일 때 고기를 삶아 내고 아직 맹물을 타지 않은 진한 곰국을 가리킨다.

꽃물은 영어로 하면 클라이맥스에 해당할까, 어떤 일의 긴한 고빗사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떤 일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나, 대목 가운데서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을 고빗사위라고 하는 것이니, 꽃물은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보다 더 아슬아슬한 순간, 너무 아슬아슬해서 오줌이라도 찔끔 쌀 만한 순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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