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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개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는 2001년부터 ‘한국만화걸작선’을 발간해왔다. 많은 애호가들이 찾는 훌륭한 작품이지만 여러 어려운 상황으로 출판되지 못하는 작품을 복간하는 사업이다. 2015년에 복간하는 한국만화걸작선 22번째 작품은 만화가 강철수의 〈사랑의 낙서〉다. 〈사랑의 낙서〉는 청춘들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한 만화다. 정치·사회적으로 억압받던 1970년대의 청년문화를 재기발랄하게 그렸다. 김종래, 박기당의 전통 시대극화가 성황리에 팔리던 시절에 새롭게 등장한 강철수의 청춘극화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그 인기도 대단했다. 〈사랑의 낙서〉가 시작된 1974년은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이 터진 해이다. 한 해 전인 1973년은 미국과 월맹의 평화조약 체결, 김대중 납치 사건 등이 발생한 극단적 이념의 격동기였다. 장발, 미니스커트, 통행금지 단속 등으로 사회규범을 강조하던 시대에 강철수의 자유로운 사랑 이야기는 장안의 화제였다. 만화가이자 극작가였던 강철수 작가는 〈사랑의 낙서〉를 통해 당시 청춘들의 억압된 욕망을 표현하고자 애썼다. 이번에 복간하는 〈사랑의 낙서〉는 『주간여성』에서 연재했던 만화이다. 한국만화걸작선으로 출간되는 〈사랑의 낙서〉는 화문각 출간본 1부 11권을 모아 총 3권으로 복간하는 것이다. 복간한 책은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당시에 제작되었던대로 우철 방식으로 제본하고 말풍선의 대사도 세로쓰기 형태를 유지하였다. 오늘날 잘 사용하지 않는 언어라도 대부분 원본에 나오는 그대로 표기했다. 다만, 외래어는 오늘날 사용하는 외래어로 수정하였고 원작의 한자 대부분은 한글로 표기했다. 〈사랑의 낙서〉는 1970년대 청춘들의 일상으로 초대하는 시간여행 안내자이다. 재미를 넘어 의미까지 담보한 대한민국 최초의 청춘극화! 바로 〈사랑의 낙서〉이다. 책의 내용 사랑은 종잡을 수 없고 연인들은 밀고 당기기를 거듭한다. 그리고 남자들은 오묘한 여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쩔쩔맨다. 치고받는 대사가 특기인 강철수의 만화에서,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은 대개 남녀의 밀고 당기기 게임이다. 남자와 여자의 기 싸움이 넘친다. 등장인물들은 격동의 역사, 1970년대를 살았던 청춘들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님’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다가 물먹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멀쩡하게 생겼지만 여자와의 연애가 서툴기만 한 남자가 있다. 교제중인 남자의 직장 문제가 고민인 여자, 남보다 반 박자 빠르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다 한 박자를 앞서 가버리는 남자 등등. 알콩달콩 로맨스 혹은 사랑과 전쟁 식의 드라마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그들의 밀고 당기는 ‘사랑의 낙서(洛書)’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하지만 현재와는 사뭇 다른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 당시의 용어와 소품들이 등장하여 재미를 돋운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상황과 시대적 소품들을 활용해 시작하는 이야기는 ‘이러이러한 설이 있다’로 어떤 사랑 이야기를 줄줄 풀어낸 다음, ‘그래서 결국 사랑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결말을 제시한다. 소위 ‘연역적 삼단논법’식의 방법이다. 때문에 강철수 작가의 만화는 주제도 없이 오락적인 내용이나 선정적인 그림에만 탐닉했던 다른 대중지들의 성인만화를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강철수 작가의 흉내를 낸 아류작들이 범람하자 작가는 ‘오리지널’을 강조하며 자신의 인기에 편승하려던 저급 만화들과 그 궤를 달리했다. 〈사랑의 낙서〉는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고, ‘5060’시대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멋진 근대고전(近代古傳)명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