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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비채 2007.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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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인사; 나무는

1. 흥얼거리다
노래의 날개
종이 피아노
저녁 여섯 시, 검고 긴 바늘
밤의 소리

2. 귀기울이다
보리수
엄마야 누나야
짝사랑
당신에게 내가 필요했다니 You needed me
쑥대머리
황성옛터
Let it be
청춘
행진
새로운 시작 New beginning
담배가게 아가씨
혜화동
인생이여 고마워요 Gracias a la vida
밤에 떠난 여인
사랑하는 이에게
500 miles
초승달
내 사랑 내 곁에
편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Bondade e maldade
보리밭

3. 가만가만, 노래
12월 이야기
내 눈을 봐요
나무는
휠체어 댄스
추억
새벽의 노래
햇빛이면 돼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가만가만, 노래
자장가

4. 추신; 검은 바닷가, 그 피리 소리

다시, 인사; 새벽의 노래

저자 소개 1

작가한마디
정말 그렇다. 소박한 마음뿐이다. 처음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느꼈던 위로와 따뜻함. 몰래 감춰둔 불빛 같던 마음들이 당신에게 가 닿을 수 있기를 빌 뿐이다. 그저 있는 그대도…… 담담하게 그렇게.

Han Kang,韓江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2007년 출간한 『채식주의자』는 올해 영미판 출간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2007년 출간한 『채식주의자』는 올해 영미판 출간에 대한 호평 기사가 뉴욕타임스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되고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인간의 폭력성과 존엄에 질문을 던지는 한강 작품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만해문학상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해외 번역 판권도 20개국에 팔리며 한국문학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2023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전미도서비평가협회 2025년 출간도서 시상식에서 『작별하지 않는다』로 2026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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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352g | 150*193*20mm
ISBN13
9788992036276

책 속으로

<노래의 날개 위에>라는 가곡도 있지만, 정말 노래에는 날개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없이 아래로 무겁게 강하하든, 물방울처럼 허공을 향해 튀어 오르든, 짧게 흩어지든, 멀리 있는 당신을 향해 끈질기게, 부드럽게 유영하든…… 노래는 날개를 달고 우리 삶 위로 미끄러져간다. 노래가 없어서 그 날개에 실려 삶 위로 미끄러져가는 순간도 없다면, 우리 고통은 얼마나 더 무거울까. --- p. 14

내가 울 때 눈물을 닦아주거나, 내가 영혼을 팔았을 때 그걸 되사서 나에게 줄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노래를 듣다 보면 일어날 힘이 생기고, 온몸이 터져나갈 듯한 만원 지하철 속으로 다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 어떤 종교도, 위로해줄 애인도 없을 때, 때로는 그렇게 노래 하나가 거짓말처럼 일상을 버텨주기도 한다. --- p. 49

막막하던 마음으로 흥겨운 기타 소리, 타악기의 소리, 코러스들의 목소리, 깊고도 낮은 그녀의 목소리가 스며들어오면, 잠들어 있던 생명이 서서히 요동치며 꿈틀거린다. 살 거야. 살아야지. 살고 싶어. 춤추고 싶어. 더 무릎을 꺾어야지. 더 리듬을 타야지. 더 부딪혀야지. 더 껴안아야지. 더 담대하게 무너져야지. --- p. 125

저는 제 운명을 알지 못하니,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빛을 던지는 것뿐일까요. 아주 찬란한 빛이 아니라 해도. 어슴푸레한, 빛의 어린아이 같은 무엇이라 해도…… 오직 생의 가운데에만 있는 무한한 기쁨이, 어렴풋한 따스함으로라도 제 서툰 노래들에 배어 있기를 빌고 있습니다. 이것이 전적으로 의미 없는 바람이라는 걸, 하지만 바로 그 의미 없음으로써만 가까스로 살아남는 바람이라는 걸…… 이젠 조금은 알 것 같아서요.

---p. 179

출판사 리뷰

삶을 가로지른 노래들에 스민 기억, 몰래 감춰둔 불빛 같은 마음을 담은 글과 노래
“버스에 실려 어디론가 흘러가다가 라디오에서 들려온 노래 한 소절에 사로잡힌 적이 있는지. 한 시절의 기억이 통째로 불려나오는 것을, 실핏줄 하나하나가 그 기억들에 반응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어느 저녁 문득 오래 전의 노래가 혀끝에 매달려 흥얼거린 적이 있는지.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베일 듯 아파오거나, 따스하게 덥혀져본 적이 있는지. 바로 그 노래의 힘으로, 오래 잊었던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지.”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느닷없이 귓가에 꽂힌 노래 한 곡에 감정이 무장해제되는 경험 말이다. 노래는 우리들 삶과 함께 흘러가며 한 시절의 특별한 경험이나 정서와 만나면서 기억에 새겨진다. 얼마나 많은 노래들이 우리들 삶과 함께 흘러왔던가. 노래가 없다면 삶은 얼마나 적막하고 고통은 얼마나 더 무거울까.
한강은 자신의 삶을 가로지른 노래와 그 노래들에 스며 있는 기억을 떠올린다. 시골에서 보낸 빛나는 유년을 생각나게 하는 ‘엄마야 누나야’, 젊은 어머니가 수줍게 부르던 ‘짝사랑’, 옹이 박힌 나무 등걸 같은 아버지의 음성과 어울리는 ‘황성옛터’, 고등학교 때 짝꿍을 통해 알게 된 ‘행진’,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사회 초년병 시절을 버티게 해준 ‘You needed me’, 들을 때마다 마음이 두근거리는 ‘혜화동’, 방황하던 청년들이 목이 터져라 부르던 ‘내 사랑 내 곁에’, 우울함으로 곤두박질치던 시절을 구해준 ‘Let it be’, 강원도행 밤기차의 굉음을 기억나게 하는 ‘500miles', 삶을 축제로 만드는 마법의 목소리 ‘인생이여 고마워요’. 보리수, 쑥대머리, 청춘, 담배가게 아가씨, 그녀가 처음 울던 날, 편지, 보리밭……
기억에 새겨진 22곡의 노래와 이야기가 정갈하고 섬세한 문장에 실려 공명을 일으킨다. 고요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가게 했던 노래들, 그 고마운 노래들과 그리운 사람들, 고통조차도 빛났던 지난 시절에 대한 작가의 애틋한 헌사가 가슴 뭉클하다.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생의 아픔과 찬란함을 담담히 응시하는 노래들
한강은 직접 노랫말을 쓰고 곡을 붙여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다재다능한 작가이다. 그녀는 인터넷 문학라디오방송 ‘문장의 소리’에서 DJ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만든 노래를 들려주어 청취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적이 있고, 지인들의 콘서트에 깜짝 초대되어 노래를 부른 경험도 있다.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한 한강은 음악시간을 좋아했고 리코더 불기를 좋아했다.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지만 형편이 어려워 학원에 다니지 못하고 십원짜리 종이 건반을 책상에 붙여두고 연주하던 때로 이야기는 거슬러 오른다. 딸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해 두고두고 한이 되었던 부모님의 권유로 중학교 3학년 때 다닌 피아노학원, 그때 느꼈던 두근거림과 충만함을 잊지 못한다. 그 후로 ‘악기’와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는데, 지난 봄 어느 날 꿈속에서 누군가가 들려준 노래의 선율을 무슨 계시처럼 백지에 계이름으로 적었다. 그 일을 계기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노랫말과 선율을 기록하며 한 곡 두 곡 노래가 만들어졌다. 악보를 쓸 줄 몰라 가사를 적고 계이름을 적고 전체 노래를 통째로 외워 녹음해두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걸 노래라 할 수 있을까, 사람들과 나눌 수도 있을까 궁금해하며, 자신이 진행하던 문학라디오 방송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불러보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한강은 음악감독이자 작곡가인 한정림과 친분을 가지면서 자신의 노래를 음반으로 제작하는 데 용기를 얻는다.
최창근씨가 연출한 연극 <12월 이야기>에 소개되었던 ‘12월 이야기’를 비롯해, 나무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한 ‘나무는 언제나 내 곁에’, 밤과 낮이 바뀌는 경계의 떨림을 노래한 ‘새벽의 노래’, 햇빛을 예찬한 “햇빛이면 돼”, 아픔을 누르며 눈물을 감추며 살아가는 삶을 담담히 묘사한 ‘가만가만, 노래’ 등 10곡을 음반에 실었다. 책에는 이 노래들의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던 과정, 잠 못 이루던 밤과 새벽과 꿈, 예민한 감각과 감정의 파고가 고스란히 적혀 있다.
생의 아픔과 찬란함을 담담히 응시하는 이 노래들을, 그녀는 산문집의 제목처럼 ‘가만가만’ 부른다. 그러나 그 ‘가만가만’의 내면에는 생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숨어 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에 귀기울이면 세상과 따뜻하게 손잡고 용기 있게 나아가고 싶어하는 그녀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 올 것이다.
그녀는 말한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버리고 싶은 것은 한숨 쉬는 습관, 얻고 싶은 것은 단순함과 지혜, 잃고 싶지 않은 것은 길을 걸으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버릇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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