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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장자의 생애 1. 곤이 붕으로 변신하다 2. 우마牛馬로 불리길 기뻐한 포의자 3. 커다란 박의 쓰임새 4. ‘하늘의 소리’를 들어 본 적 있는가? 5. 조삼모사로 원숭이 길들이기 6. 도인 호자가 무당 계함을 혼내주다 7. 광성자가 황제에게 청정淸淨의 도를 전하다 8. 빛과 그림자의 대화 9. 황제가 멍청한 사람을 시켜 구슬을 찾다 10. 내가 나비로 변한 것인가,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11. 소 잡는 고수, 포정 이야기 12. 백성자고가 우 임금을 거들떠보지 않다 13. 담담하게 노담을 문상한 진실 14. 인간에 대한 공자와 안회의 비밀 대화 15. 계철이 다스림에 관한 이야기를 비웃다 16. 절름발이 성인, 왕태 17. 공자가 섭공 자고에게 두려움을 버리라고 충고하다 18. 노자가 공자에게 인의를 버리라고 충고하다 19. 거백옥이 안합에게 몰래 비급을 전수하다 20. 장석이 꿈에 신수神樹를 보다 21. 호랑이와 늑대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22. 지리소의 생존 비결 23. 광접여가 공자를 조롱하다 24. 신도가가 재상 자산을 꾸짖다 25. 못생긴 애태타가 수많은 첩을 거느리다 26. 여우가 남백자규에게 장수의 비결을 전하다 27. 노자가 공자에게 도는 무위임을 밝히다 28. 자래가 생사의 도를 깊이 깨닫다 29. 맹자반과 자금장의 기이한 문상 30. 안회의 ‘망각의 삼부곡’ 부록 장자 어록 되새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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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쓸모없음’이 아니라 ‘크게 될 수 없음’을 걱정하라고 말했다. 사람이 커지면 쓰임새도 따라서 커진다. 여기에서 ‘크다’는 것은 외형적인 크기가 아니다. 커다란 박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씨앗을 품고 있는 것처럼, 사람도 큰 도道에 부합하는 포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 p.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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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정?丁은 소를 잡는 기술이 최고 경지에 이르렀다. 그가 솜씨 있게 일을 처리하는 재주는 소를 잡았던 경험에서 나온 게 아니라 ‘만물과 내가 서로 같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포정은 소를 잡은 것이 아니다. 바로 스스로 자신을 해부한 것이다.
--- p.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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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가 자래에게 물었다. “조물주가 자네를 다시 쥐의 간으로 만들까? 아니면 작은 벌레의 팔뚝으로 만들까?” 자래가 말했다. “무엇이라도 상관없네.” 그는 이미 자신을 자연에 맡겼다. 억지로 버티지 않고 순종했다. 그런데 잠이 들자 병이 완전히 나았다. 삶은 죽음을 위한 준비라고 장자는 말한다. 이 관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생명이 원래 그런 것인데, 굳이 회피할 필요가 있을까?
--- p.244~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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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말재주가 뛰어났지만 맹자처럼 논쟁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처럼 연설을 즐겼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대부분은 장자가 길거리에서 사람들과 나눈 한담이거나 오두막에 기거하며 들려주었던 우화들이다.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 추연鄒衍 역시 막힘없는 달변가였지만 그의 이야기는 인간관계에 전혀 쓸모없는 궤변이었다. 반면 장자가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은 모두 자신에 관한 것들이었다.
장자는 우주를 자기 자신으로 보았기 때문에 어디에 있건 적막함을 느끼지 않았다. 이렇듯 그의 마음은 무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결국 자기 자신에게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의미 있는 일들을 들려주었고, 그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기꺼이 함께 나누려 했다. 물론 이는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또한 <장자>에는 그의 사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많은 일화들이 나온다. 장자는 이 일화들 속에서 개인의 안락함이나 대중의 존경 따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예측불허의 괴팍한 성인으로 나타나 있다. 다음의 일화는 이런 장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친구인 혜시가 부인 상을 당한 장자를 조문하러 와서 보니, 장자는 돗자리에 앉아 대야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혜시가 장자에게 평생을 같이 살고 아이까지 낳은 아내의 죽음을 당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따지자, 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내가 죽었을 때 내가 왜 슬프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아내에게는 애당초 생명도 형체도 기氣도 없었다. 유有와 무無 사이에서 기가 생겨났고, 기가 변형되어 형체가 되었으며, 형체가 다시 생명으로 모양을 바꾸었다. 이제 삶이 변하여 죽음이 되었으니 이는 춘하추동의 사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내는 지금 우주 안에 잠들어 있다. 내가 슬퍼하고 운다면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슬퍼하기를 그만두었다.” 이와 같은 장자의 기괴한 언동은 일반인들의 상식을 초월한다. 하지만 삶이 각박하고 답답할 때 세상을 사는 또 다른 방법을 일러주는 장자의 지혜를 한번쯤 가슴에 새겨보자. 그러면 어느 순간 답답하고 꽉 막혀 있던 마음속이 시원스레 뚫리고 세상을 보는 눈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