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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서문 1. 삶에 관하여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 2. 절망에 관하여 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해 3. 사랑에 관하여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 4. 고독에 관하여 '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 5. 위로에 관하여 위로는 쉽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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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서문 1. 삶에 관하여 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 2. 절망에 관하여 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해 3. 사랑에 관하여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 4. 고독에 관하여 '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 5. 위로에 관하여 위로는 쉽지 않다 |
申鉉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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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다시 느티나무가 커진 눈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웠다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져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다 -신경림 [다시 느티나무가] 덩그러니 홀로 떨어진 집, 메마른 듯 보이는 고목 몇 그루……. 쓰디쓴 시간을 다만 버티고 선 자신의 궁색한 모습이 추위에 바짝 말라 가는 고목 같다 느꼈을까?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집 한 채는 당시 그의 마음을 닮았다. 그러나 그가 보낸 유배의 시간들은 ‘다만 버티기’만 한 시간은 아니었으리라. 유배 시기 그가 피워 낸 그림과 문장들은 오래도록 찬사를 받았으며 그의 예술혼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렸다. 누구나 인생의 ‘세한도’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날들, 춥고 곤궁한 날들이 말이다. 그럴 때 나직이 자신에게 읊조려 보자. 지금 겪는 결핍을 통해 나는 성장하고 있노라고,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온전해질 수는 있다고. --- p.25-26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 나가지 덧없다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 주지 않지 어느 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 주지 않지 -김사인 [화양연화] 누구에게나 화양연화의 시간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그 순간들을 지나 보낸 후 비로소 깨닫는다. 생은 정말 속절없음을. 김사인 시인의 시 역시 우리에게 일러준다. 시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섬광처럼 흘러 우리도 앞선 사람들처럼 눈멀고 귀 먹는 때 오니, 지금을 잘 살펴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하라고. 푸른 잎사귀 같은 시간들이 바람에 흔들려 내는 싱그런 소리를 마음 가득 담아 본다. 시간의 색이 짙어질수록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를. --- p.79-80 침이 빠진 텅 빈 시계판을 우리는 홀로 바라본다 가면의 단 하나의 변하지 않는 사랑을 우리는 홀로 나눈다 가슴뼈로 만든 백묵으로 서로의 얼굴에 침묵을 그려넣는다 -김경후 [우리는 홀로] 우리는 솔직해지기 위해 굉장한 용기를 내야 하는 이상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하지만 솔직해지고자, 나다워지고자 낸 용기를 받아줄 상대가 있다면 덜 외로울 것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자신이 약하다고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좋아졌다. 이런 사람일수록 타인의 슬픔에도 깊이 공감할 줄 안다. ‘공감’은 가면 너머의 얼굴을 마주보는 일이다. 지금 우리는 저마다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가. --- p.1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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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시가 만나 눈과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긴밀한 조우!
당신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다면, 시를 읽고 그림을 보라 시 구절을 읽거나 노랫말을 들으며 가슴이 벅차올라 심호흡한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기쁨, 슬픔, 분노, 고독, 희망, 사랑, 애증, 애처로움, 쓸쓸함까지. 그 많은 감정들은 모두 어디에서 오는 걸까? 한 편의 시를 읽고 한 점의 그림을 볼 때 시각과 촉각, 청각과 미각 같은 오감은 모두 열려 시선이 닿는 곳에 열렬히 감응한다. 그림에는 희로애락오욕의 감정이 다 녹아 있고, 시는 그 숱한 감정들을 솎으며 격려의 언어로 사람들을 흔들어 깨운다. 우리가 그림을 보고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명화에 대한, 문학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나와 세계를 섬세하게 감각하는 일. 영민하게도 이 책은 이미지와 시가 한자리에 만났을 때 일으킬 시너지를 제대로 담았다. 그림과 시가 만나 눈과 입안에서 굴러다니는 긴밀한 조우! 고흐와 고갱, 이중섭과 오윤, 이인상과 팔대산인, 뭉크와 보스, 모네와 밀레, 파울 클레와 칸딘스키 등 작가의 청춘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그림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들과 만나 어우러진다. 그림과 함께 실린 시들은 젊은 날의 서사를 끌어내기도 하고 현실적인 성찰을 제시하기도 하는 가운데, 감동과 여운을 전해주면서 보다 정제되고 열린 공감의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청춘을 건너온 ‘생활력’의 절반을 시와 그림에 빚졌다고 고백하는 작가에게 시 한 편, 그림 한 점은 앞으로도 잘 살아내라는 모종의 지령이다. 청춘을 흘려보낸 지금, 세계는 여전히 모호하고 흔들린다. 그럼에도 작가는 부단히 시를 읽고 그림을 보려 한다. 이 의지를 멈추지 않는 것으로 세상에 대한 긍정을 놓지 않으려 한다. 그러니 당신도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다면, 시를 읽고 그림을 보라. 우리에게 영혼이 있다는 증거가 거기에 있을 테니 말이다. ‘시집 무덤 시대’, 여전히 더운 숨을 토해내는 시인들의 열렬+감응 프로젝트 ▶삶의 여백과 진실을 깨우치는 한국 대표 시인들의 연륜을 만나는 기쁨 41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판화가 오윤의 그림에 그의 오랜 친구였던 정희성이 1986년 오윤을 떠나보내며 쓴 시 [판화가 오윤을 생각하며]는 민중들의 끈끈한 삶을 판화의 예리한 칼맛으로 보여준 오윤의 예술혼을 눈앞에 펼쳐보인다. 낮고 소외된 자들에게 한결같이 귀 기울인 신경림 시인은 추사 김정희의 그림 [세한도] 곁에 [다시 느티나무가]라는 시를 놓음으로써 ‘세한도’ 같은, 춥고 곤궁한 날을 보내는 이들에게 완전한 삶이 아닌 온전한 삶, 시련 끝에 더 단단해지는 시간의 힘을 가만 일러준다. 고갱의 마지막 유작이 우리 앞에 풀어놓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화두에 [한 호흡]이라는 시를 통해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고 답한 문태준 시인은, 시를 통해 삶의 마디마디를 돌아보며 묵묵히 생을 관조하는 힘을 일깨운다. 쇠라의 그림 [서커스] 곁에 놓인 김사인 시인의 시 [화양연화]는 시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섬광처럼 흘러 우리도 앞선 사람들처럼 눈멀고 귀 먹는 때 오니 지금을 잘 살펴 더 사랑하고 행복하라고 다독인다. 이처럼 머리로는 알지만 차마 껴안지 못한 삶의 여백과 진실, 우리가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이야기를 시 한 편, 그림 하나는 깨우쳐 준다. 책은 주제에 따라 다섯 챕터로 나뉜다. 1부 ‘삶에 관하여_누구나 자기 몫의 인생이 있다’에서는 인생의 의미를 묻는 그림과 시를, 2부 ‘절망에 관하여_울자, 때로는 너와 나를 위해’는 우리가 쉬이 지나쳤던 타인의 고통, 현실의 모순을 다시 꼼꼼히 더듬는 그림과 시를, 3부 ‘사랑에 관하여_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고’는 진정한 사랑의 면면을 담은 그림과 시를, 4부 ‘고독에 관하여_고독이라는 아름다운 재료’에서는 고독을 다루는, 아프지만 성숙한 시선을 담은 그림과 시를, 5부 ‘위로에 관하여_위로는 쉽지 않다’에서는 헐벗은 날들, 그 안의 우리를 위무하는 그림과 시를 들려준다. ▶그림을 마중물 삼은 중견 시인과 신예 시인들의 컬래버레이션 무엇보다 이 책은 백석, 윤동주, 김소월, 한용운 등 한국 현대시문학사의 거목은 물론 황지우, 신경림, 이성복, 장석주, 황인숙, 이문재, 김사인, 백무산 등 중견 시인, 그리고 김민정, 유희경, 김명인, 박소란, 곽효환, 김성규, 김경후, 임경섭 등 한국 시문단의 든든한 신예들까지 대거 참여한 프로젝트다. 특히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 젊은 시인들은 그림 하나를 정해 그 그림이 주는 영감과 정서를 오롯이 시로 옮겼다. 따라서 이번 책에 특별히 처음 공개되는 신작도 여러 편이다. 도종환 시인은 모네의 그림 [수련 연못]을 본 후 [경멸, 오! 고마운 경멸]이란 신작시를 썼다.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혹평에 시달린 모네의 삶을 시 속에 녹인 도 시인은 “경멸을 유파의 이름으로 삼으리라/ (중략)/ 화폭 밖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리리라/ 본 것을 다 그리지 않으리라/ 경멸, 오 고마운 경멸로 새로운 유파의 이름을 삼으리라”라는 단단한 시어를 통해 그동안 보여준 서정시와 사뭇 다른 세계를 독자에게 선보인다. 젊은 시인들은 특히 그림을 매개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의 시는 현실에 발을 굳게 디뎠다. 박소란 시인은 [심야식당]에서 “이제 더는 배고프다 말하지 않기로 해요. 허기는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라고 말하며 무심함이 넘치는 시대의 ‘인정’을 묻고, 최지인 시인은 [아직도 우리는]에서 혐오와 모멸이 비틀대는 끔찍한 현실 세계를 노래했으며, 임경섭의 시 [와시코브스카의 일흔여섯 번째 생일]에는 늙어간다는 것은 계속 새로운 문턱을 넘는 일임을 깨닫는 앨리스가 등장한다. 이처럼 ≪신현림의 미술관에서 읽은 시≫를 통해 중견 시인과 젊은 시인들은 그림을 마중물 삼아 끈끈한 소통을 해왔다. “아직도 시집이 나와요?”라고 묻는 ‘시집 무덤 시대’라지만 그래도 시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바로 이 책에 모여 끊임없이 더운 숨을 토해내는 시인들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