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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첫째마당 전통연희를 활용한 연극놀이 둘째마당 연극놀이 이야기 1. 처음 만나 노는 공동체 놀이 2. 장단, 그 길고도 짧은 이야기 3. 노래 놀이로 놀아보자 4. 할 때마다 새로운 놀이 5. 되살아나는 옛이야기 셋째마당 연극놀이 속으로 1. 7~8세 설날이야기 - 야광귀야 놀자 2. 초등저학년 달이야기 - 달과 아이들 3. 초등고학년 신화이야기 - 저승차사 강림도령 추천하는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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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놀이는 옛이야기를 통해,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이 있는 상상의 세계로 아이들을 초대한다. 아이들은 언제라도 이야기 속에 온몸으로 빠져들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중에“방귀쟁이 며느리” 이야기는 연극놀이 수업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다.
수업 시작 인사를 마치고 연극놀이 교사가 둘러앉은 아이들에게“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 줄까?”라고 한마디만 해도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러 몇 명은 아직도 자기들 세계에 빠져서 장난을 치고 있겠지만,“옛날에 방귀를 무지무지 잘 뀌는 어떤 여자 애가 살았는데”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어느덧 이야기는 친구들에게 놀림받던 이야기, 시집살이 3년 만에 병이 난 이야기, 식구들을 방귀 폭풍에 대비해 준비시키는 이야기를 거쳐 절정에 이른다.“아, 그러던 며느리가 삼년 동안 못 뀐 방귀를 한꺼번에 뀌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하는 대목에 이르면, 아이들은 벌써 방귀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또 몇 명은 방귀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방귀가 되어서 교실을 뛰어다닌다. 어느새 방귀 소리는 자진모리 장단을 타고,“뿌웅, 뿡뿌붕뿌, 뿌직뿌직, 펑” 소리를 내며 한참이나 교실 안을 날아다닌다. “그런데, 그 집 식구들은 어땠을까?” 교사가 물으면 아이들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저마다 한마디씩 덧붙인다. 아이들이“아이고 냄새야, 살려 줘, 당장 나가” 하는 말을 마구 쏟아 낼 즈음, 연극놀이 교사는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은 역할을 맡아서 장면으로 만들어 본다. 이야기는 며느리가 식구들한테 쫓겨나지만 아무도 따지 못하는 배나무 열매를“방귀의 힘”으로 따고, 고을 원님한테 큰 상을 받아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으로 끝이 난다. 비로소 아이들은 활짝 웃으며 마음을 놓는다. 아이들은 마음속으로 며느리 방귀를 생각하며 수업을 마칠 준비를 한다. 그리고 이 날은 특별히 인사 장단을 방귀 소리로 해 본다. 덩~덩 덩~덩 더더덩덩 덩~딱! 고맙습니다. (뿡~뿡 뿡~뿡 뿌부붕뿡 뿡~뿡! 피시) --- p.84-85 자, 이렇게 몸을 달구면서 하는 놀이들로 숨이 가빠지면 이제 소리로 친구를 만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나 소리 내기 놀이”다. 모두 원으로 둘러서서 장단 소리를 흉내 내어 따라 부른다. 그러면서 한 사람씩 나와 자기 이름을 얘기하고 독창적인 소리와 동작을 하면서 신고식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덩 덩 덩따 쿵따 더더더 덩 덩따쿵따” “오 늘 누가 왔나 소리를 내 봅 시 다.” 민성이 “민 성 이가 왔다. 아아아 악 악악악악!” 친구들 “민 성 이가 왔다. 아아아 악 악악악악!” 재효 “재 효 - 가 왔다. 헉- 헉 헉 헉헉헉헉” 친구들 “재 효 - 가 왔다. 헉-헉 헉 헉헉헉헉” 지윤 “지 윤 이가 왔다. 메- 롱 흥 메롱메롱” 친구들 “지 윤 이가 왔다. 메- 롱 흥 메롱메롱” 이끄는 이 “빠진 사람 누구? 소리를 내 봅 시다.” 아 이 “효 정 이가 쿵따 안왔어 요 덩따쿵따” 모두들 “효 정 이가 쿵따 안왔어 요 덩따쿵따” 첫날에는 빠진 사람이 없어서 모두 신고식 놀이를 하면 되지만, 뒷날 사정이 있어서 결석하는 경우에도 잊지 않고 불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신고식 놀이가 끝나면 그 친구가 왜 안 왔는지 사정을 아는 친구는 이야기를 해 주고, 모르면 모두 놀면서 기다려 보자고 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되어 장단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면서 소리나 동작을 표현하는 것인데 자기 이름을 말할 때는 그 자리에서 하지만, 독창적인 소리나 동작을 표현할 때는 원 안으로 들어가 마음껏 해 보게 한다. 그리고 친구들도 주인공이 소리를 낼 때는 원 안으로 모두 들어가 주인공의 소리와 동작을 따라하게 한다. 아이들이 모두 이름이 다른 것처럼 제각각 표현하는 소리나 동작이 다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다른 것들이 합창으로 엮어지면서 같이 어우러지는 놀이로 변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 놀이에 익숙해지면 어떤 소리나 방식에도 상관없이 자유롭게 흉내 놀이를 하면서 즐긴다. 처음 만나 어색했던 순간들이 장난기 어린 흉내 놀이로 변해 버리면서 놀이의 기본적인 약속만 남고 나머지는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 간다. 놀이가 자기 발전을 하는 것이다. 놀이는 회를 거듭할수록 자연스럽게 변하고, 가끔 아이들 가운데는 창조적인 소리와 몸짓으로 좌중을 웃기는 스타도 나온다. 쭈뼛거리는 모습, 돌아서 들어가는 모습, 휘청거리는 모습, 창피해 손을 입에 대는 모습, 머리를 잡고 꼬아대는 모습. 모두들 흉내를 내면서 웃는 사이에 서로 친구가 된다. 쭈뼛거리던 아이도 이제 자기 흉내를 내는 아이들을 보면서 따라 웃게 된다. 마치 자신이 비쳐지는 거울을 보는 것처럼 느낀다. 나를 따라 하는 친구들을 보는 일은 내가 있으면서 동시에 나를 희화시킨 모습을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나를 대상화시킨 모습을 보면서 놀이판에서 노는 나와 동시에 대상화시킨 나를 관객의 자격으로 함께 즐기는 것이다. 우리 마당극에“거울 효과”라는 것이 있다. 마당극에서 관중은 둘러앉아 극을 관람한다. 이때, 배우의 뒷모습을 보게 되어 배우의 우스꽝스러운 풍자나 해학을 놓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맞은편 관객의 웃음이나 야유를 보면서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비록 직접 보지는 못해도 맞은편 관객의 반응에 공감하면서 이어지는 사건에 대해 같은 감정을 느끼는 효과다. 신고식 놀이에서는 주인공을 따라 하는 친구들이 모두 웃고 있다. 한 친구를 함께 놀리고 있기 때문이다. 잘하는 아이보다도 쭈뼛거리며 부끄러워하는 아이를 따라 하는 것을 더 재미있어 한다. 그러나 이렇게 놀리는 일은 기분 나쁘지 않으며, 왕따시키는 일은 더더욱 아니라서 당하는 친구까지 모두 즐겁기만 하다. 따라 해 보는 일은 친구와 나를 합치시키는 일이고 작은 역할 놀이이며, 흉내 내기 놀이이다. 그래서 잘한 아이보다는 쭈뼛거린 아이의 모습이 더 정겹고, 웃으며 응원하는 소리도 높다. 웃는 얼굴에는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는 정다움도 서려 있다. 놀이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남 앞에 서는 것이 자신이 없어서 두려워하던 아이들도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경쟁이 아니라, “내가 내가 여기 있다!”라는 공동체 놀이로 받아들이며 함께 즐긴다.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흉내 내기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자신감을 쌓아가면서 함께 있는 친구들을 따뜻하게 격려하고 지지하는 감정을 갖는다. 웃으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풀고 서로서로 자신 없는 마음을 감싸 안으며 친구들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 p.40-42 ---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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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놀이는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이면서 행복을 가꾸는 시간이다. 그러나 요즘, ‘놀 줄 아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져간다. 놀이터나 친구집 대신 온갖 학원을 전전하고, 그나마 쉬는 시간이 생겨도 컴퓨터 앞에 앉아 ‘혼자’ 게임을 한다. 함께 어울리고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 속에 ‘더불어 삶’의 미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없어져간다. 그래서 이 사회에는 마음은 황폐하고 머리 속엔 죽은 지식만 꽉 찬 ‘헛똑똑이’들이 가득하다.
1999년 창단되어 교육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온 ‘연극놀이터 해마루’는 이 문제의 해답을 우리가 예부터 즐겨온 ‘전통 연희’ 속에서 찾고자 한다. 우리 옛이야기, 전래 노래, 전래 놀이 등을 요즘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되살려 전통 연희 속에 들어 있는 즉흥성, 창조성, 공동체의 미덕을 배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매년 그믐이 되면 신발을 훔쳐가던 야광귀가 꼬부랑 할머니를 납치해 간다. 아이들은 할머니로부터 편지를 받고 할머니를 구출하러 야광귀 집으로 향한다. 무섭고 위험한 길을 지나 할머니가 계신 야광귀 집까지 무사히 도착한 아이들은, 들통나지 않기 위해 모두 야광귀탈을 쓰고 야광귀 행세를 하며 야광귀의 설날잔치에 참여한다. 배가 고파진 야광귀는 떡국을 내오라고 할머니를 부른다. 그러나 할머니는 신발을 훔쳐 온 야광귀에게는 떡국을 끓여줄 수 없다고 거절한다. 야광귀가 할머니를 해치려 하자 아이들은 ‘체’를 야광귀에게 주고 할머니를 구해낸다. ‘체’를 받아들고 열심히 구멍을 세고 있는 야광귀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며 왜 야광귀가 신발을 훔치는지 이해한 아이들은 야광귀에게 신발도 만들어 주고 떡국도 같이 끓여 먹으며 따뜻한 설날을 맞이한다. 이것은 신발을 가져가는 야광(夜光)이라는 귀신을 막기 위해, 설날 밤에 모두 신을 방안에 들여놓고 대문 위에 체를 걸어놓는 우리 나라 새해 풍습을 연극놀이로 만든 것이다. 야광귀를 만나러 가는 길도, 가는 길에 겪는 힘든 장애물도, 야광귀에게 하는 질문도, 결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도 모두 즉석에서 아이들이 ‘놀면서’ 만들어낸다. 이 모든 과정이 대본 없이 즉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학교 교사 혹은 독서 논술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수업이다. 그러나 즉흥성이 기반이 되는 활동일수록 더 막막하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3장에서는 생생한 연극놀이 활동을 준비하는 방법, 아이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과정,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노래와 놀이 방법 등이 학년별로 소개되어 있다. 읽어가는 동안 마치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처럼 흥미진진하게 놀이와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편 서문을 대신한 1장은 전통 연희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전래 놀이와 전래 노래, 옛이야기 활용법을 소개한다. 2장은 5명의 교사가 각각 공동체 놀이, 장단, 전래 노래, 전래 놀이, 옛이야기라는 분야를 정해 수업 경험을 풀어낸다. 생생하게 풀어낸 현장 교사의 살아있는 언어가 전통 연희 활용 수업의 의미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앞서 먼저 소개한 3장은 저자들이 개발한 연극놀이 프로그램 가운데 구체적인 사례를 7~8세,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연령대별로 하나씩 뽑아서 정리한 교안 모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