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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엽서 001 눈의 노래
엽서 002 눈을 기다리며
엽서 003 눈의 역사
엽서 004 똥 블라 네쥐
엽서 005 눈사람
엽서 006 꼬마수선화
엽서 007 예세닌
엽서 008 목련 등기
엽서 009 진이정
엽서 010 은행나무 아래서 담배를 피웠다
엽서 011 씌어지지 않는 엽서
엽서 012 4월 1
엽서 013 4월 2
엽서 014 가수리에서
엽서 015 숙소역에서
엽서 016 진부에서
엽서 017 혼자 있는 봄날
엽서 018 카지노에서 우아하게 돈을 잃는 법
엽서 019 툴라의 방
엽서 020 밤마다 노루 혹은 고라니가...
엽서 021 마침내 도서관 사서와 술을 마셨다!
엽서 022 지난 여름밤의 사건
엽서 023 궁합 70
엽서 024 산 아래에서
엽서 025 순원 형에게
엽서 026 돌배
엽서 027 '얼굴 없는 희망'의 선생님께
엽서 028 바람과 나
엽서 029 여행자들
엽서 030 나에겐 오래된 것이 없네
엽서 031 춘천, 백담사, 그리고 서울의 등대여관에서
엽서 032 등대여인숙에서
엽서 033 잡종 사냥개로 변신하여
엽서 034 모래…도시…님
엽서 035 겨울밤속에서
엽서 036 두렵기만 한 건
엽서 037 겨울비
엽서 038 북극노인의 집에서
엽서 039 연변처녀
엽서 040 노란 현기증
엽서 041 봄소식
엽서 042 바다, 바다, 바다
엽서 043 노스탤지어
엽서 044 오래전에 들었던 노래들
엽서 045 사막에 가기 전
엽서 046 변해가네
엽서 047 가축들
엽서 048 백담으로 들어간다
엽서 049 꽃상여
엽서 050 낮에 쓰는 편지
엽서 051 지난 삼 년의 눈 내리는 밤
엽서 052 노루 발자국
엽서 053 참꽃
엽서 054 패엽경
엽서 055 봄꽃
엽서 056 보름달이 뜰 때까지
엽서 057 죽은 개들의 세상
엽서 058 봄날 여행의 기록
엽서 059 개망초……꽃
엽서 060 뼈아픈 후회
엽서 061 꽃밭에서
엽서 062 막동에서 잠들다
엽서 063 오래전 봄날의 독백
엽서 064 내 왼발이 나를 따라오지 않다니
엽서 065 문 밖에서
엽서 066 별들의 가을
엽서 067 12월에 쓰는 반성문
엽서 068 봄비
엽서 069 오, 즐거운 나의 집
엽서 070 세상 끝에 사는 자끄 레니에에게
엽서 071 독도에서
엽서 072 메밀꽃 필 무렵
엽서 073 선글라스를 쓴 돼지
엽서 074 연어
엽서 075 소설가 천운영
엽서 076 얼음의 눈
엽서 077 정선, 오래된 노래
엽서 078 2000년 여름을 추억함
엽서 079 종합운동장

저자 소개 1

소설가. 강원도 대관령(평창)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뒤 춘천으로 유학을 떠났다. 고등학교 때 읽은 단 한 권의 소설인 조지 오웰의『1984』는 충격적이었다. 강원대 불문학과에 들어가 시와 소설을 저울질하다가 경쟁률이 약해 보이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졸업 후 주물 공장, 아파트 공사장에서 막일을 했다. 1991년 강원일보, 199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십오야월』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아흔아홉』
소설가. 강원도 대관령(평창)에서 태어났다. 고향에서 중학교까지 마친 뒤 춘천으로 유학을 떠났다. 고등학교 때 읽은 단 한 권의 소설인 조지 오웰의『1984』는 충격적이었다. 강원대 불문학과에 들어가 시와 소설을 저울질하다가 경쟁률이 약해 보이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졸업 후 주물 공장, 아파트 공사장에서 막일을 했다. 1991년 강원일보, 1996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십오야월』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아흔아홉』 『마지막 정육점』, 산문집 『눈 이야기』 『영』 『강릉바다』 『패엽경』 『강원도 사전』 등을 펴내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임순례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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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59쪽 | 432g | 142*210*20mm
ISBN13
9788970635507

출판사 리뷰

눈의 골짜기에 들어온 지 칠 년이 지났다. 그 칠 년의 시간 속으로 눈은 끊임없이 내렸다. 폭설의 날들이었다. 그런 날엔 으레 고립을 피해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 고라니 오소리 너구리 들로 집이 북적거렸다. 가볍디가벼운 눈송이가 아름드리 소나무의 허리를 꺾어버리는 장면도 목격했다. 누군가 눈에 홀려 저 세상으로 건너갔다는 이야기도 피어나는 밤이었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 깊은 겨울밤 방바닥에 엎드려 외양간에서 소가 숨쉬는 소리를 들으며 편지를 썼다. 천천히. 내가 만든 눈사람, 눈부처 들은 그렇게 눈의 골짜기에서 칠 년의 겨울을 보냈다.
-작가의 말 중에서

강원도, 지구의 절벽에서 띄우는 절대고독의 심장들…

멧돼지 고라니 오소리 너구리 들이 출몰하는 강원도의 겨울밤, “지난 세 계절을 잠재울 독한 술이 필요한 시간”(14쪽) 술단지를 추억처럼 껴안고 천천히 써내려간, 소설가 김도연의 첫 산문집 『눈 이야기』가 도서출판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눈 이야기』는 김도연이 태어나고 자란 강원도 첩첩산중 오지마을, 눈의 골짜기 진부에서 머문 칠 년간의 아득한 고독과 거기에서 건져올린 결곡한 일상의 기록을 엮은 산문집이다. 현재 김도연의 순정한 일상, 젊은 날의 지도, 소설에 대한 열망, 외로움 등 김도연의 지극히 개인적인 나날들이 진순하게 펼쳐진다. 때론 익살스럽고 때론 서글프고 때론 아프고 때론 슬몃 웃음이 나오는 그리하여 따뜻하고 순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이야기들로, 그의 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김도연은 1966년생 마흔이 넘은 생짜 노총각. 강원도 골짜기 작은 집에서 “소 한 마리, 개 여섯 마리, 토끼 아홉 마리, 닭 스물한 마리, 그리고 ”(101쪽) 노부모와 살고 있다. “소설이란 걸 써서 먹여 살리기엔 다소 버거운 식구들”(101쪽)이지만 그의 유일한 소통대상이기도 하다. 당근 농사를 지으며 일이 없는 날엔 면소재지의 도서관을 들락거리고 또 끊임없이 실연을 당하며 만취하여 작은 집으로 돌아오면 개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실연의 우울한 풍경” 위로 눈은 내리고 눈 오는 밤 그는 쉽사리 잠들지 못한다. 그를 떠나갔던 사랑과 그 사랑을 차마 붙잡을 수 없었던 자신의 젊은 날의 위태로움, 소설쓰기의 외로움은 끝간데 없이 밀려와, 술을 껴안고 그러나 차라리 축복 같은 극지의 고독을 이긴다. 근래에 보기 드문 안온한 글의 목소리와 특유의 솔직담백소박한 입담은 그의 ‘고독의 현장’을 빛나는 일상으로 끌어올린다.
김도연은 두 권의 소설집,『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십오야월』을 통해 “인간과 동물, 그 밖의 자연의 이질적인 선택항들을 하나의 통사로 엮어내는 특유의 서술법과 문체, 그만이 그려낼 수 있는 순박한 인물상과 그로 인해 순간적으로 발휘되는 희화적 상상력, 그리고 그런 것들로부터 종합되는, 동향의 작가 이효석과 김유정에 비유되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로 분명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소설가다.

폭설의 날들을 지나온 당신의 안부를 묻는다
괜찮은가요…


『눈 이야기』는 “열등생” 김도연이 세상에 띄워보내는 나지막한 안부의 엽서들이다. “폭설이 내리면, 열등생은, 침묵합니다. 잠듭니다. 지나온 생을 오래오래 들여다봅니다. 그것이 폭설에 대한 열등생의 경배인 것입니다.”(27쪽) 폭설과도 같은 세상에서 그를 피 흘리게 했던 쓰라리고 아픈 상처들은 바람처럼 다시 돌아온 고향 진부에서 비로소 위로받는다. “나무를 잠재우고, 나무를 숙고하게 만드는 폭설”의 밤, 그도 나무처럼 “깊이 숙고하며, 견디며” 묵묵히 자신이 지나온 생을 다독여주게 되는 것이다. “눈사람을 만들었던 날 열등생은 모두가 취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을 때 홀로 마을회관 마당에 서 있었습니다. 눈사람 가족의 막내에게 다가가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의 폭설과 혹한의 긴 밤을 견딜 수 있는, 언젠가 선생님이 제게 번역을 요구한, 그 시를 읽어주었습니다. 조금 비틀거리며. 장미를 떠받들고 있는 것은 무수한 가시라고. 그 가시에 몸과 마음을 찔리고 찔려야만 꽃 한 송이를 피울 수 있다고.”(27쪽) 그는 그 이야기를 눈사람이 아니라 열등생인 자신이 스스로에게 당부했던 말이었다고 고백한다. 지독한 아픔의 시간을 위안하는 그의 한없이 낮은 목소리들은 저마다 고되고 외로운 삶의 형편들을 위무하며 세상의 안부를 묻는『눈 이야기』만의 아늑한 미덕이 된다.

눈 이야기 하나
강원도의 눈 내리는 밤


김도연이 나고 자란 곳은 강원도 오대산 자락 진부. 김도연이 중학교에 들어가려고 영어 단어를 외우던 그해 대관령은 146cm의 대대적인 폭설을 기록했다고. “교통은 두절되고 고립의 흰 동굴 속을 들여다보는 시간” 은 지금도 내내 계속된다. 그의 태생은 눈의 나라, 폭설의 마을, 고독의 골짜기, 태생지에서 연유한 그의 천성은 눈과 비슷하다. 눈처럼 “부드럽게 무겁고” “깊은 밤”과 친하며, “독한 술”과는 막역하다는 것. 강원도에 스스로를 유폐하며 고독을 눈처럼 짊어진 채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는 고요하고 적막하다. 그래서 더욱 깊은 울림을 갖는다.

눈 내리는 밤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며 아궁이 앞에서 소주를 마신다. 눈은 문턱까지 차오른다. 붉고 푸른 불빛을 던지며 제설차가 지나간다.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심야버스를 데리고. 누군가에게로 가는 누군가를 태우고. 정류장이 없는 마을의 눈 내리는 밤 아궁이 앞에 앉아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은 취해가는 일은 지난 세월의 허다한 고백을 되새김질하듯 태워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이 희고 검은 폐허의 악몽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인 모양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준비해야 할 일은 술단지를 가득가득 채우는 것. 술단지가 눈사람이 될 때까지.?지난 삼 년의 눈 내리는 밤, 119~120쪽

눈 이야기 둘
“그렇게 가고 오는” 사랑의 풍경들


『눈 이야기』에 짙게 드리워진 사랑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일은 애잔하다. 김도연은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던” 사랑을 기억하기도 하고 “언젠가 가난한 손금을 보고 도망간” 여자를 떠올리거나 “여기 없어서 더 가까운 당신”을 그리워한다. 그 그리움이 그를 죽이기도 했지만 삶을 “그나마 견딜 수 있”게 한 것 또한 “언제나 나중에 올 미지의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그의 사랑의 추억이 처연하지만은 않은 지점이 여기 있다. 사랑이 들고 난 자국은 그의 삶에서 스스로 빛을 발하고 삶을 긍정하는 질료가 된다.

춘천으로 가는 버스에서 당신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이름을 말했고 나는 머뭇거리다 그 사람이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기억에 새 옷을 입혀 당신에게 내민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때 흘러간 강물이 돌아오려면 몇천 년이 흘러야 할 텐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두운 수도원의 골방에 틀어박혀 무수하게 모가 난 기억을 둥글게 하기 위한 망치질뿐인 것이지요. 몇천 년 뒤의 만남을 기다리며. 그때까지 당신이 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비가 그쳤고 감자꽃이 피었습니다. 햇살이 눈부십니다. 당신이 계신 곳의 강물도 반짝이리라 믿습니다. 단벌치기로 살고 있지만 흘러넘치고 새로 해석해야 할 무수한 기억이 있어 마음이 따뜻합니다. 세월을 말했다고 운명까지 말할 권리가 내게는 없지만, 오늘은, 이렇게 홀로 사막을 건너가는 내 모습이, 나의 나중이, 즐겁기까지 한 오후입니다. 그리고 내 소원도 당신과 같습니다.?변해가네, 110~112쪽

눈 이야기 셋
순정한 일상들


“닭들은 꼬박꼬박 알을 낳고 두 마리 개는 여전히 군침을 흘리고 토끼는 새끼를 낳으려 둥지를 마련하고 소는 비탈밭을 갈다 폭포수 같은 오줌을 갈기는”(43쪽) 날 김도연은 밭과 도서관 사이의 꽃나무 아래를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지나간다. 속초역, 백담사, 춘천, 서울의 등대여관, 독도, 봉평, 정선 등지를 떠돌기도 했지만 그가 맴도는 곳은 진부. “밭 가는 남자, 거름 펴는 남자, 당근 심는 남자, 당근밭에 물 주는 남자”(61쪽)로 살다가 당근밭에 물 주기가 귀찮아 노부모를 속이고 치킨집에서 생맥주나 한잔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모질지 못한 놈”이라 결국 집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기웃거리고, 도서관을 오고 간다. 가끔 만취하기도 하고 실연도 당한다. 아는 사람에게 진부에 새로 문을 연 ‘감자 다방’ 커피 한 대접을 대접할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산나물을 뜯으러 산에 갔다가 멧돼지를 만나기도 한다. “아, 장가 한번 못 가보고 멧돼지한테 죽는구나! 젠장, 세계명작 한 편 못 쓰고 멧돼지 밥이 되는구나!”(156쪽) 삼십여 분 걸려 올라간 산을 단 오 분 만에 내려오며 자신의 처지에 씁쓸해하기도 한다. 강원도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설을 짓는 김도연의 하나같이 순정한 일상들이다.

날씨도 더운데 소설 한 편을 쓴 적이 있었다. 그걸 가방에 넣고 한 한 달을 돌아다녔지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했다. 하루는 면사무소가 있는 마을에서 꽤 많은 술을 마셨다. 택시를 타고 국도에서 내려 여름밤의 외길을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기분도 그리 상쾌하지 못했다. 외등이 나를 기다리는 집. 나를 보고 짖어대는 잡종 사냥개. 나는 개를 끌어안고 내 우울한 심사를 털어놓았다. 개는 그런 내 행동을 너그럽게 어루만져주었다. 나는 너무 고마워 눈물까지 흘렸던가.
그러나……. 다음날 어머니가 전해준 간밤 이야기는 한마디로 코미디였다.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개 짖는 소리를 들은 것까지는 나랑 같았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집으로 들어오지 않기에 문을 열어보니 내가 그 지저분한 개집에 주저앉아 개를 끌어안고 무엇인가를 읽어주고 있더라는 것이다. 갑갑한 개는 내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쳤지만 허사였고 그 긴 혀로 내 뺨을 핥으면서 어머니를 향해 제발 이 취객을 어떻게 해달라는 눈빛을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힐난에도 꿈쩍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더 열심이었다고. 어머니는 저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집으로 들어갔고, 들어가 다시 한잠을 잤는데도 여전히 내가 들어오지 않아 다시 문을 여니 여전히 그러고 있더라고. 읽고, 설명하고, 제대로 듣지 않는다고 윽박지르고……. 그렇게 한 시간가량을 죄 없는 개를 괴롭히더라고…… 필시 개똥을 깔고 앉아……―지난 여름밤의 사건, 67~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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