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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s Sepulv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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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이 책에서 때 묻지 않은 두 음악가의 인간적인 모습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은 진실을 찾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할 것이다. 가장 그럴듯한 대답은 나처럼 여러분 역시 결코 진정한 답을 찾지 못할 거라는 거다. 나의 유일한 희망은, 격렬하면서도 너무나도 황량한 시절을 생생하게 옮겨 담은 저명한 학자들의 편지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 책이 독자들에게 이해와 재미를 함께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미안할 뿐이다.
--- p.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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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하신 교수님, 물론 형이 작곡한 많은 모음곡들을 나름대로 잘 소화해 부른 솔로로서의 아벨의 자질과 재능 또한 인정해야 할 겁니다. 교수님께서 「에나멜을 칠한 백구두 모음곡」을 인용하셨지요. 교수님께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끔찍하게 연주한 곡이 아니라, 세르지 첼리비다케가 연주한 곡을 인용하신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곡에다가 「차랑고, 봄보, 삼포냐를 위한 파콘 단도와 가죽 모음곡, 솔 마이너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나 지극히 대중적인 「봄보와 차랑고, 기타 장식 빗을 위한 엠파나다와 방귀 모음곡, 마요르 몰토 비바체」도 덧붙여야 할 겁니다. 그리고 허락하신다면 제가 좋아하는 「맥주 박스와 톱, 손바닥을 위한 모예하스와 해질녘의 모음곡, 도 안단테 벨로체」도 덧붙이고 싶습니다.
--- p.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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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벌거벗고 두건을 뒤집어쓴 열두 명의 말없는 남자들이 한 조를 이루었는데, 그들 각각은 멋진 입화살통 한 개와 검은색의 무시무시한 포터블 AK 레밍턴 X15 한 대로 무장했습니다. 그 당시에 알려진 것 중에서는 단연 최고급 타자기였지요. 급습당한 장교단이 놀라서 지켜보는 가운데, 아그라포 인디오들은 독이 묻은 입화살통으로 위협을 가하며 부대원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부대장의 책상을 점령해, 그 책상을 운동장까지 끌고 나왔습니다. 일단 책상이 밖으로 나오면, 얼굴 전체를 가리는 모자를 뒤집어쓰고 완전히 발가벗은 인디오 추장이 위엄 가득한 모습으로 책상 위에다가 자신의 《AX-R-X15 PN》을 내려놓았습니다. 당시에는 레밍턴을 그렇게 약자로 썼지요. 그러고 나면 곧바로, 달걀도 익힐 정도로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위대한 추장이 서너 시간, 심지어 다섯 시간 동안 느린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를 치는 데 열중했습니다. 그는 파라과이의 원주민어인 과라니어로, 장황하면서도 난해하게 혁명 선언문을 작성했습니다.
--- p.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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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그 불쌍한 짐승은 사실, 그 히틀러 돼지에게 뇌수가 없고, 대신 독성이 강한 이상한 틀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 필요도 없었지요. 하지만 그것은 가축 동물에게 치명적인 독이었습니다. 그렇게 바이킹 클립은 머나먼 황무지 바트 홈부룩에서부터 데려온 아끼는 애완견을 영원히 잃었습니다. 불쌍한 〈하이데거〉는 뚱땡이 공급업자의 난해한 뇌를 잘못 물었다가, 소화 체계를 못 쓰게 만드는 보수적인 생각들의 강력한 독성 때문에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 어느 것도 개를 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 pp.141~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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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레는 딸의 아버지가 바스크 사람인지, 독일 사람인지, 아니면 프랑스 사람인지 잘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에 딸은 어쩔 수 없이 성을 세 개나 갖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코에메 네네 리사라가-칼와저-두퐁은 땅딸보 카인 그림을 미칠 듯이 좋아했습니다.
--- p.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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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A 문자 그대로 〈아메리카 대륙 국가 협회〉지만, 사실은 아메리카 대륙의 통치자들이 타자와 속기, 매니큐어, 커트, 예산 편성, 백악관의 장학생이 되기 위한 훈련과 같은 기초 지식들을 배우는 비서 양성 학원이다. 현 원장은 모니카 르윈스키이다.
거세하다 지구상에 자손을 퍼트리지 못하도록 황소, 말, 양 또는 기타 고환을 가진 동물들에게서 고환을 제거하는 폭력적인 행위. 진짜 외과 시술을 할 때처럼 정교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특히 양들을 거세시킬 때 남미 대부분의 농부들은 이가 있으면 이로 거세하고, 그렇지 않으면 양쪽으로 날이 있는 파콘 단도로 거세한다. 이 파콘 단도는 매스와 산도칸의 칼이 결합해서 태어난 --- 아메리카의 거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 상당히 쓸모 있는 도구이다. --- p.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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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처음부터 불법 이민자들이 대거 밀려와 희생된 대륙이다. 현재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캐나다 친불파의 노력과, 좀 더 아래쪽의 루벤 블라데스5의 집요함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지겨운 북쪽의 아메리카, 쌍둥이 그림 형제의 모험과 애환, 삶으로 유명한 리오 브라보 남쪽, 그리고 카니발이나 할로윈 축제와는 영 맞지 않는 남극 지역으로 나뉜다.
--- p.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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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라인과 나는 다른 것들을 풍자하기 위해, 동시대를 보기 위해 그러한 전통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유머가 풍랑에서 목숨을 구해 주는 나무판자와도 같습니다. 유머는 희망을 갖고 전복을 꾀하는 방법이지요. 우리는 진지하고 심각한 작가의 이미지에서 도망쳤습니다. 요즘 세상은 아주 엄숙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일이지요. ―「엘 문도」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는 말 그대로 <최악의 스토리>이다. 줄거리도 앞뒤가 맞지 않고 뒤죽박죽인 데다 인물들의 행동은 물론 모든 설정들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낯익은 이름들은 오히려 혼란만 더해 줄 뿐이다. <하이데거>는 부두 부랑자가 기르는 개 이름이고, 프랑크 시나트라(본문에서는 프란시스코)는 돈 떼 먹고 도망치는 한량의 친구이며, 제목의 그림 형제조차 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 동화 작가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우연히 세풀베다가 파타고니아의 한 신문에서 아벨과 카인 그림에 대한 짤막한 기사를 보게 된 것이 소설의 시작이었다.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무조건 관객들의 야유를 받으며 쫓겨 내려갔다고 하는 그 쌍둥이 파야도르가 우루과이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풀베다는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우루과이 작가 델가도 아파라인에게 그들에 대한 정보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해서 두 작가가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를 완성하게 되었다. 소설은 칠레의 토르티타스에 있는 세히스문도 라미로 폰 클라치 교수와 우루과이의 모스키토스에 있는 오르손 C. 카스테야노스 교수가 서신 교환을 통해 그림 형제의 일생을 추적해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편지는 점차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주변의 소외되고 외면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지를 뻗어 나간다. 마약을 싣고 가던 상선이 난파되면서 고래와 펭귄, 바다코끼리 등 온갖 동물들이 약에 취해 질퍽한 짝짓기에 열을 올리는 남극의 바다, 도착하는 우편물마다 모두 쓰레기통 속으로 집어던지는 우체국장, 팔, 다리, 엉덩이를 잃어 가면서도 빙하와 음탕하고도 위협적인 동물들을 헤치고 편지를 전달하는 데 여념이 없는 우편배달부, 회복 불가능한 우울증에 걸려 우편배달부를 바다에 집어 던지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는 선장, 본능에 따라 행동하며 좌충우돌하는 <털북숭이 깜둥이 여자 난쟁이>와 가우초들……. 머나먼 파타고니아의 황당하고 유머러스한 사건들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게다가 여기에 <서간체 전기의 거장>이라는 주석자가 썼다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서문과 주석이 첨가된다. 편집자가 번역가들의 항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달아 줬다고 하는 그 주석의 내용은 더욱 황당하다. 이처럼 모든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은유적이고 암시적이면서도, 또 어떻게 보면 아무런 뜻도 담고 있지 않은, 그냥 한바탕 웃고 말자는 식이라 독자는 줄거리를 따라가다 중간 중간 멈추어 서서 작가의 의도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세풀베다의 작품들은, 칠레가 안고 있는 과거 청산 문제와 환경·생태 문제, 인류애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어 왔으며, 무엇보다 <공식적인 역사 이면에 숨겨진 진짜 주인공들의 진정한 역사는 작가가 써야 한다>는 작가의 사회적 기능을 간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해 왔다. 그리고 칠레와 유사한 과거를 안고 있는 델가도 아파라인의 작품들 역시 이와 유사한 문제의식을 보여 주었다.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에서 두 사람은 작가연하는 진지한 태도를 벗어던지고 걸쭉하고도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격리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 모두의 현실을 그려낸다. 그 모든 설정이 아프고 쓰디쓴 유머로 전개되어 있지만 그 유머란 <희망을 갖고 전복을 꾀하는 방법>으로서 작가들이 선택한 유머이다. 언론 인터뷰 처절한 세상에서는 유머가 물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 주는 나무판자이다. ―「엘 문도El Mundo」 2004년 11월 5일. 루이스 세풀베다가 마리오 델가도 아파라인과 함께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를 출간했다. 서로 존중해 주는 친한 친구 사이로, 비슷한 정치적 경험과 문학관을 두 사람이 공동 집필한 이 작품은 유머와 아이러니로 가득한 묘한 소설로, 작가들이 함께 글로 써 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오던 오랜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냥 기분 전환하자는 겁니다. 독자들을 놀이에 동참시켜 함께 실컷 놀자는 거지요>라고 어제 마드리드에서 세풀베다가 말했다. 한편, 아파라인은 긴밀한 우정을 나누는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의 성공을 축하하며 우루과이에 있었다. 그 놀이는 어떤 놀이이며, 어떻게 만들어 낸 것입니까? ― 가끔은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 나오기도 하고요>라고 세풀베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이 경우는 인터넷이었습니다. 어느 날 인터넷을 보다가 파타고니아의 한 일간지가 창립 백 주년을 맞이해 옛날 기사들을 모아 놓은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기사에서 그림 형제에 대해 말하더군요. 동화 작가들이 아니라 두 명의 파야도르 형제 말입니다. 매번 축제 때마다 발길질을 당해 쫓겨나는 가수들로, 결국 우루과이에서 곡예사가 되었지요. 현재의 세상을 풍자하기 위해, 우리는 가우초의 전통을 이어 받아 아이러니와 위트, 이질성으로 가득한 삶을 유일한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첫눈에 보르헤스와 비오이 카사레스의 영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두 작가는 책에 함께 서명하며 마음껏 유머를 구사했지요. <다소 그들과 경쟁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라고 세풀베다가 고백했다. <보르헤스와 비오이 카사레스의 정신이 이 책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레스 루티에르스와 몬티 피톤의 유머를 잊지 않았고, 바예 인클란의 괴기주의와도 함께 놀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을 뒤섞은 것을 <파타고니아의 괴기스러운 초현실주의>라고 명했다. 이 명칭은 세풀베다와 아파라인이 각기 자신의 책들을 소개할 때도 사용했다. 두 작가들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림 형제 최악의 스토리』에서 그들의 소설을 특징 짓는 열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카를로토 헤스톤과 헤나로 켈리, 또는 판초 랑카스타와 같은 영화에서 탄생된 인물들과 여러 문화 아이콘들이 자주 교차되면서 언급된다. 이 작품은 그림 형제의 운명에 대해 열심히 연구한 두 교수들이 서로 주고받은 편지와 서신들로 가득 차 있다. 세풀베다와 아파라인은 편지가 아니라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서신 한 통마다 거의 열 번 정도 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책을 마지막으로 손질할 때 만나서 작업을 했고요.> 소설에서는 남미 가우초 문학의 전통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자연과 하나가 된 문학입니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진한 외로움을 느끼며 대화를 추구해 나갑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면 마지막 말까지 쥐어짜 내지요.> 파야도르도 결국에는 <이야기>를 이야기하는 위대한 이야기꾼이다. <아파라인과 나는 다른 것들을 풍자하기 위해, 동시대를 보기 위해 그러한 전통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유머가 풍랑에서 목숨을 구해 주는 나무판자와도 같습니다. 유머는 희망을 갖고 전복을 꾀하는 방법이지요.> 이런 타입의 책을 읽기 위해서는 풍자 문학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우리는 진지하고 심각한 작가의 이미지에서 도망쳤습니다. 요즘 세상은 아주 엄숙한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일이지요.> 우리는 아이러니를 지표로 삼았습니다. 그것은 빈정대는 것과는 다릅니다. 상상력을 연마하는 거지요. ―「프렌자 리브르Prensa Libre」 2005년 1월 2일. 프렌자 리브르(이하 PL) : 소외를 재미있게 그려 낸 건가요? 루이스 세풀베다(이하 세풀베다) : 불행한 사람들도 일단 웃을 준비가 되면 늘 이기는 법이니까요. PL : 어떤 유머를 구사했나요? 세풀베다 : 여러 종류의 유머 내지 영향들이 존재합니다. 이 소설은 일종의 웃음을 향한 다이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번은 우루과이 독재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경제 상황이 너무나도 안 좋소. 우리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소. 그냥 뛰어내립시다.」 우리는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조니 소사의 발라드』라는 아름다운 소설을 쓴 우루과이 작가 마리오 델가도와는 오랜 친구 사이로, 우리는 아주 멋지게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유머보다 더 전복적인 것은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둘이 함께 이 소설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가 전복적이지도 못하면서 유머만 지니고 있다면 모두 엉망이 되어 버리겠지요. PL : 그림 형제는 어떻게 등장하게 된 건가요? 세풀베다 : 그건 거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한 일간지에서 백 주년을 기념해 옛날 기사들을 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한 기사에서 파타고니아의 대지주이자 인디오들을 몰살시켰던 사라 브라운이라는 한 부인이 자신의 농장에서 일주일 동안 파티를 열며, 그 일대 가우초들의 사생아들을 후원한다고 하더군요. 그때 <그림 형제>라는 파야도르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물론, 이것은 여러 동화의 작가인 그림 형제와는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사건을 조사했습니다. 주간지의 편집장에게 편지를 보냈지요. 그랬더니 편집장이 답장을 주었더군요. 그 인물들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그들에 대해 몇 가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나에게 보내 주었습니다. 첫 번째 정보는 파티를 알리는 것이었고, 두 번째 정보는 고귀한 관객들이 그림 형제의 예술을 이해하지 못해 그들을 무대에서 발길질로 쫓아냈다는 거였습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정보는, 그 예술가들이 자기네가 처절하게 실패한 것을 보고, 푼타 아레나스(칠레)에서부터 몬테비데오(우루과이)를 향해 배를 타고 떠나기로 했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마리오 델가도에게 편지를 보냈고, 2주 후 그가 신문에서 발견한 기사 한 편을 전해 주었습니다. <쿠에스타 형제의 크리오요 서커스단의 공연에는 여러 묘기들뿐만 아니라 두 파야도르의 순서도 있다. 그림 형제라 불리는 인기 있는 시인들로, 항상 관객들이 두 예술가들을 공격하는 걸로 공연이 마무리된다. 관객들은 그들에게 물건을 집어던지며 발길질로 무대에서 쫓아낸다.> 이것이 소설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나에게 문학의 역할은 사건들이 일어난 그대로가 아닌, 그렇게 되었어야 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아이러니로, 이것은 아파라인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PL : 어떤 원칙으로 작업을 하셨습니까? 세풀베다 : 우리는 아이러니를 지표로 삼았습니다. 아이러니는 빈정대는 것과는 달리, 상상력을 연마하는 것입니다. 빈정대는 것은 잔인하고, 치사하고, 비겁한 행위이지요. 또 다른 작업 원칙은 스페인 작가 바예 인클란의 괴기주의와 아르헨티나 그룹 레스 루티에르스와 몬시 피톤의 방식을 따르는 거였습니다. 그 세 가지 괴기주의가 우리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결국 소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인물들이고, 작가는 그들이 연루된 사건들을 그려 내는 연대기 작가에 불과하니까요. PL : <파타고니아의 괴기스러운 초현실주의>를 어떻게 정의 내리시겠습니까? 세풀베다 : 그것은 글쓰기의 한 타입을 정의하기 위해 페로그루요가 사용한 표현입니다. 우리 책의 많은 페이지에서, 많은 단락에서 일어난 일들이 바로 초현실스러운 헛소리입니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소리아노를 생각했습니다. 마리오 델가도가 나에게 묻더군요. <도시 위로 똥을 집어던지는 작자는 언제 비행기 안으로 집어넣을 거야?>라고. 바예 인클란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이 작가의 괴기주의는 나름대로 사물들 앞에서 반응하는 방법입니다. 씁쓸하면서도 끔찍한 유머 감각이 특징이지요. 한번은 그가 자기 아내와 함께 아주 좁은 인도를 걸어가다 역시 아내와 함께 걸어오던 장군과 부딪히게 되었답니다. 정면으로 마주치자 장군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게이한테는 절대 길을 비켜 주지 않아!」 그러자 바예 인클란이 인도에서 내려서면서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나는 비켜 줘.」 우리는 이러한 사고방식에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PL : 인물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지요? 세풀베다 : 인물들을 정의 내리는 법칙은 없습니다. 그냥 단편적으로 삶을 이어나가는 것뿐입니다. 그들은 분명 쉬지 않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떻게 보면 고집스러운 면을 보입니다.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굽히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요. 나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뭔가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들이 중요합니다. 특히 그들이 패자들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지요. 인간의 의지를 투명하게 보여 주니까요. 획기적이고 중요한 것을 꾀하려 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이곳을 지나갔고 이러한 흔적을 남겼다>라고 말한 개척자들의 문학을 언급하려 했습니다. 그들에 대한 최악을 얘기하려는 데 한정했습니다. PL : 비현실적인 면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나요? 세풀베다 : 아르헨티나의 잔혹한 독재 시절, 레스 루티에르스는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수천 개의 여과 장치를 거쳐야 했습니다. 그들은 자기네의 엄청난 전복적인 메시지를 모두에게 남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패한다!>라는 말하는 TV 고정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었지요. 몬시 피톤의 경우, 아서 왕을 패러디했습니다. 아서 왕이 말도 타지 않고 기사들만 거닌 채 마을에 도착해 세금을 내라고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왕의 말을 듣지 않았지요. 아서 왕이 왕이라고 말하자 마을 사람 한 명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왕을 뽑았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모든 집안의 실제적인 문제들이 거기에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PL : 소외된 자들을 겨냥했습니까? 세풀베다 : 네, 내 경우, 나의 모든 소설들은 소외된 자들을 얘기합니다. 개인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돈 많은 사람들 이야기라면 다른 작가들이 있으니까요. 마리오 델가도는 4년 전 『어머니의 명으로』라는 소설 한 권을 썼습니다. 이 소설에서 그는 똑똑하지 못한 외로운 인물과 죽은 게릴라 사이의 관계를 그렸습니다. 그 인물은 게릴라가 죽고 나서 그에게 아내와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친구를 기리기로 결심하고 한 도서관을 찾아가, 인류의 역사에 대해 52차례의 컨퍼런스를 열겠다고 제안합니다. 그는 게릴라의 딸이 컨퍼런스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야기나 성경, 아메리카의 발견, 심지어 선사시대의 이야기에서도 항상 죽은 게릴라 친구라 불리는 인물을 등장시킵니다. 그리고 게릴라의 딸이 그 이야기를 듣습니다……. 소외에는 분명히 여러 가치들이 담겨 있습니다. 연대감과 의리는 소외된 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게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존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