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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선하는 견공(犬公)들이 인간에게 가르치는 촌철살인의 화두(話頭)들...
<네발 달린 명상가>에는 포인터, 세퍼독, 아키다, 불테리어 등을 비롯한 다양한 개들이 정직하고 유쾌하며 천연덕스러운 모습으로, 혹은 우아하고 기품 있는 자태를 뽐내며 등장한다. 괴테나 노자, 붓다에서 이슬람의 루미, 달라이 라마와 하쿠인 선사에까지 이르는 위대한 성자들의 거룩한 말씀과 함께... 견공들의 사진 옆에 붙어있는 잠언, 혹은 선문답들은 그리 어렵거나 특별한 화두들이 아니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우리 곁을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지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진리들을 일깨워주는 평범한 말들인 것이다. 그렇지만 평범한 시귀(詩句)들이 던지는 寸鐵殺人의 깨달음은, 삶이란 언제나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 개(dog)와 신(god)은 매우 가까운 존재? 이 사진 에세이의 저자들은 왜 개에게서 위대한 명상가들의 모습을 찾아냈을까? 그들은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인 개라는 존재가 갖추고 있는 여러 특성이 명상의 본질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즉 개가 지닌 사랑과 헌신, 충성심과 자비로움, 유쾌함과 정직함 등이 우리 인간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의 DOG를 거꾸로 읽으면 신(神)의 GOD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혀 근거가 없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개에게는 애초부터 불성(佛性)이 존재한다는 법구경의 말씀을 기억하시라. 오히려 자신이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을 지 의문을 품는 인간들보다는 견공들이 더 쉽게 해탈을 이룰 것이라는 선사의 가르침도 있다.) 한여름 축 늘어진 견공들의 깊은 눈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세상을 관조한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가려우면 긁는다. 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일이 전부이다. 마음을 애써 움직여 판단하려 들지 않는다. 견공들은 이제 애완 동물 이상이 되어 버렸다. 일상에 깊이 들어와 함께 살아가며 커다란 위안을 주는 삶의 동반자로 자리잡았다. 이 책을 만든 토니 터커와 주디스 아들러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간다. 견공들의 유유자적한 삶에서 가르침을 찾았다. 따지고 보면 깨달음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 것이라고 대 선사들은 설파하고 있다. 그 맑고 투명한 경지를 마음의 때로 더럽히며 잊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견공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번거로운 일상의 마음을 덜어내는 방법을, 참 나를 찾아가는 바른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 ■ 간결하면서도 근원을 꿰뚫는 잠언들과 참선의 시구(詩句)들. <네 발 달린 명상가>는 그저 꼬리를 흔들고, 낑낑대며, 털로 덮여있는 이 작은 부처들에 의해 우리가 얼마나 많이 배우고 있는지 가르쳐준다. '영웅의 두려움 없는 당당함과 아이의 사랑스러운 가슴을 동시에 지녀라'라는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 경전의 교훈적인 가르침이나 '바람의 본색은 무엇인가?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지 않으면 어찌 바람을 알 것인가?)' 따위의 시구들이 50여 컷의 매력적인 사진들과 함께 담겨져 있다. 개와 사람들의 관계를 뒤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우리들 내면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잠언들을 대하면 개와 사람들 중 누가 더 진정한 성자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 견공의 모습으로 나타난 성자(聖者)들 이 책에 등장하는 위대한 성자들은 종교와 동서양을 초월한 명상가들이다. 독일의 문호인 괴테, 중국의 노자, 붓다, 달라이 라마, 일본의 하쿠인 선사, 베트남 출신의 스님 틱낱한, 인도의 스리 다야 마타, 이슬람 시인인 루미 등이며, 이들의 가르침이 법구경, 도덕경, 산스크리트 경전, 선림유취, 선의 정수, 참선의 길잡이 등의 명상 지침서에서 인용되고 있다. 앙증맞은 견공들의 일상과 함께 배치된 성자들의 명언은, 명상이란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니고, 그저 우리들 일상생활이 바로 수행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책의 말미에는 인용된 성자들과 고서(古書)들에 대한 설명이 도움말 형태로 실려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영어 원문과 함께 번역된 문장들은 인용된 원문들의 어의(語義)와 선화(禪話)를 충분히 살린 해석들이기 때문에 참선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는 구실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면 Scratch First, itch Later. 라는 화두(話頭)는 영어 원문에 충실한 해석을 하면 <먼저 긁으면 나중에 가려워진다.>라고 번역될 뿐이다. 그러나 화두의 뜻은 "(모든 중생은 깨달은 존재인데, 자꾸 깨달으라는 재촉은 그저) 긁어 부스럼일 뿐!"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