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ス.シンジ,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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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만난 온갖 군상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다
주인공 아랑은 우리 주변의 누군가와 닮았다. 실은 〈나〉일지도 모른다. 미술을 전공한 대학 4학년이지만 졸업 후의 현실은 아득하기만 하다. 그런 아랑이 삶의 터전 중 가장 고난도 레벨인 〈길거리〉로 나간다. 아마 가벼운 마음이었으리라.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같이 일하게 된 다른 네 명의 화가들은 모두 중년의 남자들. 구청에서 내준 자투리 공간에서도 서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다른 화가들을 기선제압하고 싶은 45세의 휘빈, 그런 휘빈을 견제하는 동년배 제갈평화, 늘 웃는 얼굴이지만 누구보다 잇속에 밝은 노인 화가 왕덕용, 하는 일마다 망해서 거리 화가로 나선 김철수까지 아랑이 함께 일해야 할 동료들은 그야말로 〈주변부〉 인물들이다. 이들뿐 아니라 손님들 역시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한 장에 만 원을 주기 싫어 그림을 못 그렸다고 탓하는 중년 여인, 반값에 달라는 중년 남자, 술 취해서 희롱하는 남자, 한 시간이나 아이를 맡겨 놓고는 자기 볼일 다 보고 나타나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는 아이 엄마, 초상화를 그려 주는 사람 앞에서 대놓고 싸우는 커플들, 그리고 몇 푼 되지 않는 거리 화가의 돈을 탐내는 최악의 인간들까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별의별 인간들이 모인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이야말로 거리에서 만나는 실체가 아닐까.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작가 수신지의 역량이 드러난다. 작가는 주인공 아랑을 비롯해 많은 인물들에게 같은 시선을 둔다. 아랑의 눈으로 보는 다른 인물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주인공들에게 편견이 없다. 그저 그 캐릭터 그대로를 보여 준다. 그래서 징그럽지만 이게 내 모습은 아닌지 자꾸 반성하게 된다. 노점상의 물건을 몇 푼이라도 깎으려 했던 나, 내 공간만 지키려고 타인에게 배려하지 않던 나, 나보다 잘나가는 친구를 질투하는 나 등등 수신지가 만든 거리에서는 온갖 〈내〉가 숨어 있다. 그래서 수신지의 『스트리트 페인터』는 근래 보기 드문 진정한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와도 같다. 무엇보다 결말이 경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