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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스의 인생 삼락이 중심주의에 대한 강박의 전형이라면, 우리처럼 오랑캐로 태어난 이들은 다른 인생 삼락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가령 이렇게 말이다.
'나는 부강한 나라에 태어난 대신 분단된 약소국 오랑캐나라 코리아에 태어나 행복하다. 평생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부유하고 뼈대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대신 가난하고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나 행복하다. 평생 성실히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글을 쓰는 이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가운데 이 두 가지만 누리고 있다. 이 땅의 절반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세번째 행복은 이런 것이다. '나는 남자로 태어난 대신 여자로 태어나 행복하다. 평생 차별과 불합리한 관습에 시달리면서 인간과 인생에 대해 더 깊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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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양사상과 동양사상은 어떻게 다른가 : 논쟁과 덕쟁
지은이는 먼저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의 뼈대를 비교 평가한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에 처음으로 '철학자'라 할 만한 사람들이 등장한 것은 거대한 논쟁이 불붙었을 때이다.
고대 그리스에선 소피스트들이 등장해 논변술을 연구했다. 이들이 관심을 가진 건 '무엇이 참인가'가 아니라, 논변(말싸움)에서 이기는 법이었다. 소피스트인 고르기아스의 다음 진술은 당시의 논변술이 얼마나 크게 유행했는지를 보여주는 일화다. "나는 의사들과 함께 약을 안 먹으려는 환자들을 찾아간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들은 의사가 아무리 간청을 해도 약을 먹지 않았지만, 내 웅변을 듣고는 약을 먹었다. 의사와 변론가를 군중 앞에 두고 누가 의사인지 찾아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변론가를 의사라고 꼽을 것이다." 소피스트들과 비슷한 시기에 고대 중국엔 '변자(辯者)'라 불리는 이들이 등장했다. 이들 또한 교묘한 변론술로 논쟁에서 이기는 법을 연구했다. 변자인 등석(鄧析)이 남긴 일화는 그 사정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어떤 부자가 물에 빠져 죽었다. 그의 주검을 아랫마을 사람이 건졌다. 주검을 건진 사람은 유가족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유가족이 등석을 찾아가 상의하자 등석은 "걱정마세요. 그 사람이 그 주검을 대체 누구한테 팔겠습니까?" 했다. 주검을 건진 사람이 등석을 찾아가자 그는 이번엔 이렇게 말했다. "걱정마세요. 그 사람들이 대체 이 주검을 누구한테서 살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소피스트나 변자들의 말은 그럴 듯하지만 현실에 아무 쓸모가 없었다. 이런 변론가를 물리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형식 논리학'을 만들었다. 반면에 고대 중국인들은 '논쟁' 자체를 부정하고 '논리' 대신 '덕'을 더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논쟁과 논박을 통해 보편타당한 진리를 추출해낼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인간이 참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이는 이후 서양 철학의 뿌리깊은 전통이 되었다. 반면에 고대 중국인들은 "어떻게 하면 인간이 이상적 인간상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서양 철학의 중심에 '인식론'이 있다면, 동양 철학의 중심에는 '수양론'이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논쟁'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면, 고대 중국인들은 이를테면 '덕쟁(德爭)'을 통해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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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통사상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 책의 주제는 '전통사상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이다. 지은이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식의 전통사상 폐기처분론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통사상에 21세기의 대안이 담겨 있다"는 식의 전통사상 미화론에도 동조하지 않는다. 지은이는 "썩은 사과를 먹을 때처럼" 전통사상에서 배울 점과 도려낼 점을 구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썩은 사과를 그냥 다 내다버리는 건 온당한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썩은 부분을 도려내지 않고선 사과를 먹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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