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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일러두기 제1부 소설 이야기 좋던 민노인 한양 명물이 된 거지 광문 - 광문의 휠담 양반이 되자 하니 신선을 찾아서 말 거간꾼의 술책 똥을 치며 사는 은자 요절한 천재 시인 우상 범이 선비를 꾸짖다 남산골의 숨은 선비 허생 진정한 열녀란 제2부 산문 [서문]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비슷한 것은 참이 아니다 오직 참을 그릴 뿐 아름답고도 내실 있는 글 참된 문학은 어디에 말똥 경단인가 여의주인가 글 잘 짓는 이는 병법을 안다 글에도 소리와 빛깔이 옛 글을 본받되 새롭게 지어라 까마귀는 검지 않다 잊어야만 성취하리 상말도 알고 보면 고상한 말 멀리 중국에서 벗을 구하는 까닭 두메산골로 들어가는 벗에게 놓쳐버린 고승을 그리며 왜 청나라를 배우고자 하는가 일가 형님의 환갑을 축하하며 「홍범」은 읽기 어렵지 않다 해인사의 모임에서 느낀 것 [발문] 도화동의 꽃 구경 벗이란 제이의 나다 어느 감상가의 말로 [기] 자기를 찾아나선 광인 공을 보아라 이름 좋아하는 이에게 주는 충고 여름밤의 음악회 눈 속의 측백나무 같은 선비 마음을 비우고 완상하라 진솔한 나의 모습 금학동 별장의 조촐한 모임 제 몸을 온전히 보존하는 법 머리 기른 중을 찾아서 만년에 휴식하는 즐거움 취해서 운종교를 거닐다 통곡하기에 좋은 장소 한밤중에 고북구를 나서며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너다 코끼리에 관한 명상 대나무에 미친 사람 공작처럼 아름다운 집 연꽃과 대숲이 있는 집 학사루에서 최치원을 그리며 [서간문] 이별을 아쉬워하며 저 살아 있는 새를 보라 사마천의 마음 글은 홀로 쓰는 것 도로 눈을 감고 걸어라 『천자문』이 일긱 싫은 이유 애주가의 반성 고라니나 파리나 마찬가지 삼년상을 마치고 긴긴날 소일하는 비결 참된 벗을 그리며 한 처녀의 의문사에 대한 소견 주린 백성을 구호하는 즐거움 안의 고을로 놀러오시오 지기를 잃은 슬픔 귀양살이하는 벗에게 쓸쓸한 고을살이 수수께끼와 속담의 뜻 오랑캐로 몰린 사연 『열하일기』를 위한 변명 [비문] 참된 이치는 발 밑에 있다 맏누님을 사별하고 고생만 하신 형수님 벗 홍대용의 죽음 위대한 어리석음 [추도문] 죽음의 공교로움 산 자가 더 슬프다 장인 어른의 영전에 술친구를 잃고 [논설] 옥새는 요망스런 물건이다 은나라의 인자 다섯 분 진품을 알아본 사람 제3부 한시 설날 아침에 거울을 대하고 새벽길 몹시 추운 날 산길을 가다가 강변의 노래 작고하신 형님을 그리며 농삿집 풍경 팔운대의 꽃구경 압록강을 돌아보며 계륵 같은 관직 해오라기 한 마리 총석정에서 일출을 보다 문학을 지망하는 젊은이에게 산중에서 동짓날을 맞아 해인사 연암 박지원의 삶과 문학 인명 및 사항 해설 작품 원제 색인 |
朴趾源, 호 : 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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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전 작가 중에서 연암 박지원(1737~1805)만큼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작가도 드물 것이다. 이는 연암의 작품들이 그가 살았던 시대를 넘어 21세기인 오늘날까지 강렬한 매력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편협한 사상에 싸여 있던 양반들에게 연암은 그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통해 시대적 편견에서 벗어나 사물을 늘 새롭게 인식할 것을 촉구하였다.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사상의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 시대에 연암의 문학이 살아 있는 고전으로서 빛을 잃지 않는 비밀은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탈근대를 외치고 세계화를 지향하는 현대에도 연암의 문학은 전혀 낡지 않았다. 21세기에 다시 읽는 연암 연암 박지원은 조선 후기 노론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연암은 출신 성분과 더불어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니고 있어 입신출세할 수도 있었지만, 현실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재야의 선비로 살아가는 길을 택했다. 또한 그는 좁은 국토에서 벗어나 천하의 대세를 살피고 조선의 낙후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청나라를 다녀온 뒤, 북학 사상을 집대성한 거작 『열하일기』를 남겼다. 당시 양반 사회의 보수적인 시류에 맞서 자신의 문학적ㆍ사상적 진보성을 견지하고자 했던 연암은 자기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려고 성실하게 노력한 양심적인 작가요, 사상가라 할 수 있다. 창강 김택영은 중국의 당송 팔가에 비견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문가의 한 사람으로 연암을 꼽은 바 있다. 하지만 연암은 고문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다른 한편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표현과 조선 고유의 속어ㆍ속담 등을 구사하여 참신하고 사실적이면서 민족문학적 개성이 뚜렷한 산문들을 많이 남겼다. 그리고 「양반전」 「호질」 「허생전」 「열녀 함양 박씨전」 등의 한문소설로 인해 그는 조선 후기 소설사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법고창신’을 핵심으로 하는 연암의 문학론은 당대 조선의 현실을 참되게 그릴 것을 주장한 점에서 민족문학론과 리얼리즘론의 선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옛날을 기준으로 지금을 본다면 지금은 참으로 비속하다. 하지만 옛사람도 자신을 보면서, 반드시 스스로를 옛사람으로 여기지는 않았을 터이다. 당시에 그 시를 살펴보던 사람 역시 일개 ‘지금 사람’이었을 뿐이다. …… 지금 무관은 조선 사람이다. 조선은 산천이며 기후가 중국 지역과 다르고, 그 언어나 풍속도 한나라, 당나라 시대와 다르다. 그런데도 글 짓는 법을 중국에서 본뜨고 문체를 한나라, 당나라에서 답습한다면, 나는 그 글 짓는 법이 고상하면 할수록 내용이 실로 비루해지고, 그 문체가 비슷하면 할수록 표현이 더욱 거짓이 됨을 볼 따름이다.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시민사회와 국민국가 수립이 시급한 과제였던 시대에 연암의 문학과 사상이 무엇보다 먼저 ‘근대지향적인’ 유산으로서 주목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에도 오로지 그와 같은 시각에서만 연암을 바라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우리는 지금 전지구적 차원에서 자본주의체제가 완성되면서 세계가 급속히 하나로 통합되어가는 새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하여 국가ㆍ민족ㆍ문명ㆍ계층ㆍ지역ㆍ성별 등 기존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과 인간다운 삶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른바 세계화의 도도한 물결에 직면하여 어떻게 주체적으로 인간답게 살아갈 것인가. 이것이 우리 시대의 ‘화두’라고한다면, 시대착오적인 고루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발상을 전환하여 사물을 새롭게 인식할 것을 가르친 연암의 작품들은 그에 응답하는 살아 있는 고전이 될 것이다. 연암 박지원 문학의 정수 연암의 작품을 국역한 선집은 지금까지 여러 종이 간행되었다. 그중 1960년 북한에서 나온 홍기문의 『박지원 작품선집』은 시기적으로 앞서면서도 높은 번역 수준을 성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후에 나온 어떤 선집도 질적ㆍ양적으로 그 수준을 완전히 넘어섰다고는 보기 어려울 듯하다. 남한에서 나온 작품 선집들도 홍기문의 선집을 바탕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라 분량이나 수록 작품의 면모에서 홍기문의 것을 능가하는 것이 나올 수 없었다. 그러나 홍기문의 책을 포함한 종래의 선집들은 모두 연암의 시문완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에 그로 인한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 연암 연구가 상당한 정도로 축적된 오늘날의 안목에서 보면, 작품 선정과 해석 등에서도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에서 모두 홍기문의 책을 뛰어넘는다. 김명호 교수가 우전 신호열 선생과 함께 번역한 『연암집』을 저본으로 하여 연암 박지원의 대표작 100편을 엄선한 것이 바로 이 책인데, 앞선 『연암집』이 학술적인 전문 번역을 추구했다면, 이 책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보다 문학적이고 대중적인 번역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연암집』에 실려 있지는 않지만 연암의 대표작으로 널리 읽히는 『열하일기』의 작품 6편을 추가하여, 연암 박지원의 대표적 문학 선집으로 손색이 없도록 구성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