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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마녀 집회에 참석한 이야기 ㅣ 1다스는 12가 아니던가? ㅣ 마녀와 악마는 이단의 대명사 ㅣ 이문화異文化 수용은 언제나 동경과 반발을 동반한다 ㅣ 13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겐 길조 ㅣ 아담과 이브의 국적은? ㅣ 이단이 있는 풍경 1. 문화의 차이는 가치를 낳는다 이스탄불의 일본인 ㅣ 바르나의 이란인 ㅣ '희소'라는 이름의 가치 2. 말이 먼저냐 개념이 먼저냐 시베리아의 일본인 ㅣ 나라의 러시아인 ㅣ 순수개념은 존재할까 ㅣ 아시하라 교조의 독심술 3. 말이 가진 주술력과 속박력 도쿄의 후쿠시마인 ㅣ 말은 보수적이다 ㅣ 이름이 갖는 주술적인 마력 4. 인류 공통의 가치 교토의 베트남인 ㅣ 다언어에 공통된 익살의 법칙 ㅣ 빈축을 산 김에 ㅣ 일소 교류사에서 정말 있었던 일 5. 천동설의 맹점 베를린의 조선인 ㅣ 만주의 일본인 ㅣ 중소 관계가 험악해지는 속에서 ㅣ 카자흐스탄의 미국인 6. 평가의 방정식 도쿄의 옐친 대통령 ㅣ 중매쟁이 말은 절반만 믿으라 ㅣ 기대치는 낮을수록 좋다 ㅣ 아르바이트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할 때의 법칙 ㅣ 행복해지는 법 7. 맹꽁이들 마닐라의 스위스인 ㅣ 도쿄의 이탈리아인 ㅣ 모스크바의 미국인 ㅣ 구舊 유고 내전의 방아쇠 ㅣ 무지한 오만, 속 좁은 경험주의 ㅣ 유고 분쟁 해결을 위한 비책 8. 맛에 대한 편견 로마의 중국인 ㅣ 사막의 중국인 ㅣ 베이징-모스크바 국제 열차 여행 ㅣ 모스크바의 중국 요리, 하얼빈의 러시아 요리 ㅣ 베니스의 미국인 ㅣ 비슈케크의 일본인, 도쿄의 키르기스인 9.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는 순간 모스크바의 베트남인 ㅣ 시베리아의 프랑스인 ㅣ 원근법의 법칙 ㅣ 제3의 눈이 주는 효용 10. 멀수록 가까운 이치 모스크바의 일본인 ㅣ 파리의 일본인 ㅣ 러시아 학교의 비非 러시아인 ㅣ 가까울수록 멀어지고, 멀수록 가까워진다 11. 악녀의 속정 모스크바의 집시 ㅣ 개도 고양이도 인간도 ㅣ 아프리카의 일본인 ㅣ 사랑의 줄다리기 ㅣ '악녀의 속정' 12. 인간이 잔인해질 때 우주의 일본인 ㅣ 아우슈비츠의 여감수와 <살인광시대> ㅣ 인류는 사랑해도 이웃은... ㅣ 애국주의는 깡패들의 마지막 방패 ㅣ 매크로macro에서 마이크로micro로 13. 장점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모스크바의 인도네시아인 ㅣ 시베리아의 한을 우주에서 풀다 ㅣ 비대망상증의 함정 에필로그 내가 통역사가 된 계기 ㅣ 타이 산악지대의 유엔 의사 ㅣ 이라크의 일본인 ㅣ 부다페스트의 일본인 ㅣ 의미가 생기는 순간 옮긴이의 말 |
Yonehara Mari,よねはら まり,米原 万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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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사냥, 인간이 잔인해질 때
저자가 새롭게 이끌어낸 '이단'의 순기능과는 별개로, '이단'은 역사적으로 끔찍한 마녀사냥을 당해왔다. 히틀러가 통치한 제3국에서의 '유대인', 우파가 힘을 쓰던 대일본제국 시기의 '비국민', 스탈린 독재하 소비에트연방에서의 '스파이', 맥아더 선풍이 몰아친 미국에서의 '빨갱이',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에서의 '반혁명분자'는 각각 '마녀'의 다른 이름이었다. 전체주의에서 마녀는 불가결하다. 획일적인 한 방향의 사상으로 국민들을 통제해가기 위해서는 다른 세계관이나 사상,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다잡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며 민족, 배타적인 종교, 이데올로기 등이 이러한 관념 조작에 빈번하게 동원되어 왔다. '마녀'를 배척하기 위한 이러한 장치는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게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장벽을 만드는 잔인함을 지니고 있다. 그리하여 자국 정부가 베트남에 1제곱미터에 하나 꼴로 융단폭격을 가하거나 말거나 전혀 동요하지 않던 부인들이 고래가 불쌍하니 잡지 말라고 눈물로 호소하거나, 유출된 석유에 발이 빠져 허우적대는 물새를 동정하면서도 바그다드에 핀포인트 폭격을 하는 것에는 박수갈채를 보내는 경우도 얼마든지 생겨나게 된다. 잔인한 인간의 친절함 혹은 착한 자의 잔인함에 대한 예는 찰리 채플린의 <살인광시대>에도 잘 그려져 있다. "좁은 시야, 오만한 강요, 무지하고 자만에 가득 찬 독선, 다른 문화나 역사적 배경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결여된 상상력, 이런 것들이 얼마나 골치 아픈 것인지. 게다가 이런 정신의 소유자가 강대한 무기를 갖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비극이다"(145p) 라는 저자의 발언은 직접적으로는 미국을 향하고 있지만, '관념조작'에 휩쓸릴 경우, 우리 또한 '마녀 사냥'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녀 사냥을 중단하고 전쟁을 방지할 효율적인 방책은 무엇일까? 가장 좋은 수단은 되도록 많은 나라 사람들과 직접 사귀는 것이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N.카람진, 투르게네프, 스토우 부인, 프리스타프킨 등의 작가를 거론하면서 훌륭한 픽션에는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훌륭한 힘이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적 차원의 '관념 조작'에 대응할 만한 좋은 수단은, 마이크로micro한 세계를 보여주는 섬세한 '픽션'을 읽는 것이라는 저자의 견해가 흥미롭다. 상식이 밑바탕부터 흔들리는 드라마를 체험한다 <베이징에서 모스크바까지 9,000킬로미터, 만두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 취재에 통역으로 고용되어, 중-소 국경을 두고 겪은 문화 차이, 평균기온 영하 50도인 엄동의 시베리아에서 배설욕구와 추위의 공포 사이에서 겪은 딜레마, 세계 최초로 저널리스트를 우주에 보내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인간의 위대함과 왜소함……. 스케일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지구의 이쪽과 저쪽을 오가는 요네하라 마리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에 대한 시야가 한층 넓어지게 된다. 한편, 경험의 절대치에 바짝 다가가는 이러한 경험은 비단 시공간의 이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같은 사물이나 현상이 시점을 달리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인다거나 같은 단어나 문구가 문화적ㆍ역사적 배경이나 신분, 계급, 시대 등 놓여진 문맥에 따라 생각지도 못한 의미를 띨 때가 있다. 언어를 배우고 그것을 구사하는 어려움은 참으로 거기에 있다. 통ㆍ번역을 하다 보면 그런 장면과 조우할 기회가 정말로 많다. 이는 즐거운 발견이요, 패턴화된 뇌세포에 대한 자극이기도 하다." (263p) 위와 같은 단락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요네하라 마리는 다른 상식이나 발상법과 만나,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개념조차도 흔들거리고 삐걱이게 되는 경험을 숱하게 체험한다. 업무 중 자신의 머릿속은 '전쟁터'를 방불한다고 하면서도 "상식이 밑바탕부터 뒤흔들리는 드라마를, 체험자에게 직접 들을 수 있으니 동시통역과 거지는 사흘 하면 그만둘 수 없다" (266p)고 말한 것을 보면, 동시통역은 요네하라 마리에게 있어서 천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편집자 노트 요네하라 마리는 이 책 8장 「맛에 대한 편견」에서 <베이징에서 모스크바까지 9,000킬로미터, 만두의 뿌리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에 러시아어 통역으로 참가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먹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는 요네하라 마리는 동시통역사라는 직업상, 세계 각국을 다니며 음식에 대한 견문을 쌓았을 뿐 아니라, 요리 전문가인 여동생에게 음식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해들었다고 합니다. 마음산책에서 지속적으로 펴내는 요네하라 마리의 작품들 중, 다음 출간작인『여행자의 아침식사』(가제)는 '음식'에 얽힌 지역적 풍토, 기후 조건, 식습관, 민족성, 역사적 배경 등 '음식에 대한 문화사'를 맛깔스러운 문체로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