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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1. 왕조국가의 정치적 존속과 법치의 이해 1. 공포의 정치화, 제도폭력의 사회화: 도발ㆍ저항ㆍ역압 2. 율법의 정치성: 정치공학의 안정화 3. 치죄와 자발적 복종의 제도화: 태조-태종 2. 박탈과 제압의 역사: 『조선왕조실록』과 형벌사 1. 범죄와 형벌의 사회사: 조선사의 재구성 2. 외경의 정치적 동원: 세종-성종 3. 권력의 동요와 법치의 변화: 연산-선조 4. 왕권의 강화와 율법의 정치적 합리화: 광해-정조 5. 질서의 문란과 법률의 와해: 순조-순종 3. 법정형과 주변형의 정치적 병용: 오형과 법외형 1. 행형의 역사적 전개 2. 태형ㆍ장형 3. 도형ㆍ유형 4. 사형ㆍ법외형 4. 관용의 통치공학: 구휼과 휼형 1. 용서의 정치학 2. 휼형의 역사적 굴곡 5. 결론: 일탈과 통제의 정치적 순환 참고문헌 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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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낭자한 살인현장에서 이내 잡힌 범인에게 정작 두려웠던 건 『경국대전』의 살인조 항목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잠시 후 자신의 손으로 죽인 그 자처럼 자신도 죽어야 하며 이제 죽음의 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는 촌각의 절차가 죽음보다 싫고 또 두려웠던 터였다. 공포의 파도가 바다보다 높게 일렁이던 순간은 유부녀를 탐하며 말초의 열락과 들뜬 본능의 향연이 불륜으로 확인ㆍ공개되던 '때'가 아니었다. 그보다 이제는 노비가 되어 철저한 홀대와 차별 속에 살아야 한다는 간부의 처지가 새삼 처연해지던 '그때'였다.
'죽기'보다 싫은 것은 그래서 '두려움'이었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 그뿐인 것을 그날 그 순간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할 처지가 가련했고, 이를 되돌릴 길 없음이 딱하기만 하였던 것이다. 하물며 같이 피 마르고 입술 타들어가야 했던 가족과 주변의 사람들까지랴. --- pp.10~11 ('머리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