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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조선 여인이라 부르는가
임해리
가람기획 200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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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 임윤지당(1721~1793)
여성으로 성인의 도를 이루리라
* 김만덕(1739~1812)
평생 모은 천금으로 제주 백성 천 명을 살리다
* 사주당 이씨(1739~1821)
스승의 10년 가르침이 어머니의 열 달 가르침만 못하다
* 빙허각 이씨(1759~1824)
일상 속에서 꽃핀 실학정신
* 강완숙(1761~1801)
천주교의 신앙으로 자유와 평등을 꿈꾸며 순교하다
* 김금원(1817~?)
조선 최초로 여성 시사를 결성하고 맹주가 되다
* 전채선(1847~?)
조선 최초로 여성 명창이 된 소리꾼
* 윤희순(1860~1935)
여성 의병장에서 항일전사로 나서다
* 남자현(1872~1933)
만주벌에 떠도는 여성 독립투사의 붉은 혼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자 : 임해리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문화예술학과에서 문화정책을 전공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개최한 공모전에서 「육갑 짚는 여자」로 입선했고, 현재 역사와 여성, 독신, 성문화 등을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서로는 『혼자 잘 살면 결혼해도 잘 산다』, 『SQ를 높여야 연애에 성공한다』가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동학농민운동의 남북접 조직관계」,「조선후기 실학자의 향청 향약론 연구」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5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518g | 153*224*30mm
ISBN13
9788984352728

책 속으로

원래 열녀烈女란 남편이 먼저 죽어 개가改嫁할 수 있는데도 일부종사하는 여인을 의미했다. 그런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면서 열녀라는 의미가 반드시 순절殉節(목숨을 끊어 절개를 지킨다)해야 하는 것으로 변질되고 만 것이다. 나라에서도 종사從死한 여인만을 열녀로 포상했다. 조선 후기에 나오는 열녀전들도 남편에 대한 의리를 중시하여 종사를 여성의 귀감으로 삼고자 했다. 미망인未亡人이라는 표현부터 죽어야 할 사람이 아직 죽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며, 이 말은 홀아비에게는 쓰지 않는 표현이다.

--- p.45

강완숙이 비록 양반가의 서녀로 출생하여 다시 서족庶族인 홍지영의 후처로 시집을 갔다 해도 경제적으로 풍족하였고 시집 식구들과도 잘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왜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버리고 또 가진 재물을 아낌없이 쓰면서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천주교 신앙에 매달렸던 것일까? 그리고 많은 여성이 가족관계를 끊으면서까지 천주교 신앙을 신봉하였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신유박해 때 강완숙과 그의 교우들이 보여준 행위는 마치 고대 로마 시대의 순교자의 모습과 흡사한 것이었다. 무엇이 그 여성들로 하여금 생명을 던지면서까지 천주교 신앙을 지키게 만들었을까?

--- p.156

남자현은 60세가 넘은 여자의 몸으로 여섯 달 동안 악형을 받았음에도 17일 동안 단식항쟁을 했다. 죽을 지경에 이르자 보석으로 석방되어 아들과 손자, 여러 동지 앞에서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라고 유언을 남기고 순국했다. 1933년 8월 22일, 62세의 나이였다. 당시 하얼빈의 지역 유지, 부인회, 중국인 지사들은 남자현을 "독립군의 어머니"라고 존경하고 하얼빈 외국인 묘지에 안장했다. 그러나 최근에 보훈처의 해외 항일 유적지 조사답사팀에 의하면 현재 그 무덤은 유실되고 없다고 한다.

--- p.297

출판사 리뷰

■ 편견의 벽을 넘어 조선시대 언니들이 온다

우리는 조선시대 여자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린 시절 위인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신사임당, 허난설헌을 비롯해서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황진이, 사극 단골손님 장희빈 등 착한 여자 아니면 나쁜 여자다. 그래도 요즘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그간의 평가들을 거부하면서, 시대에 감춰졌던 인물들을 발굴하거나 유명 인물들을 새로 재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다룰 여자들 또한 기존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벗겨버리고 여자라는 허울도 벗겨버리고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꿈꾸는 열정과 이상을 향해 깨어 있는 삶을 살았던 여성들을 추적해보았다.

여성에 대한 신분적, 사회적 차별과 편견, 억압이 강했던 조선시대였지만 후기에 이르면서 점차 신분제의 붕괴와 사회ㆍ경제적 변동이 서민층과 여성의 의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는 실학과 천주교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고, 이런 역사적 흐름 속에 인간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도 태동했을 것이다. 이렇게 급변하고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잊지 않고, 모든 편견의 벽을 넘어 담대하고 당차게 살았던 9명의 여성들을 이 책에서 다루었다.

■ 한국의 젊은 여자들에게 닮고 싶은 모델상을 제시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는 여성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을까? 그리고 여성들은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은 어떤 것인가를 자문해봐야 하지 않을까? 현재의 역사를 살고 있는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무엇을 지향하며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시대와 사회가 변했는데 아직도 전통 봉건사회의 여성상을 사회의 전범으로 고착시키는 것은 시대착오적 인식일 수밖에 없다. 이제 더 이상 박제된 여성상이 아닌 이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여성들을 역사 속에서 재조명할 때이다.

어느 시대이건 그 사회에 순응하며 살았던 여성들이 있는 반면 주어진 현실에 굴종하지 않고 끊임없이 삶에 도전하며 자신을 새롭게 발전시키고자 노력한 여성들도 있었다. 우리는 그런 여성들을 찾아내고 왜곡하지 않고 보여줌으로써 현대의 젊은 여성들에게 용기와 자극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성리학자이며 철학자였던 임윤지당은 학문을 하는 성인의 길을 가는 데에는 남녀 차별이 없다고 천명했고, 도덕적 실천과 학문으로 사대문들의 오만과 편견을 깨뜨렸다. 조선 최초로 여성 시사詩社를 결성한 김금원의 동생은 누이를 보면서 "가슴 속 불만스럽고 적적한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이는 누이가 남자로 태어나지 못해 자신의 재능을 쓸 수 없었던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시대에 살지 않고 시대를 넘어 살았던 그들의 삶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지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시대를 리드한 아름다운 여성 9인의 삶과 열정

이 책에 등장하는 9명의 여성들은 전통과 인습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가 요구하는 현실적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실천했던 삶의 소유자들이었다.

출국금지령이 국법인 줄 알면서도 육지로 나가겠다고 소원한 김만덕,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저버리고 재물을 아낌없이 쓰면서까지 천주교 신앙에 매달렸던 강완숙, 남장을 하고 그것도 14세에 오랫동안 관동팔경을 유람한 김금원, 자신의 글이 장독대를 덮는 데 쓰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품었던 임윤지당, 관아의 기생을 하다 판소리 세계에 도전한 진채선, 자신의 글이 집안의 아녀자들에게만 전해지기를 원했던 사주당 이씨나 빙허각 이씨 등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9명의 여인들은 시대의 그물 속에서 바람처럼 걸림 없이 살았던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또한 이 책은 여러 인물들의 생애를 다루기에 앞서 18, 19세기의 시대개관을 앞에 두었다. 그것은 당대의 사회상과 생활사를 폭넓게 이해함으로써 그들이 근대 지향적 의식을 갖게 된 배경을 거시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범한 여성들의 재능이나 업적보다는 남성중심의 신분제 사회라는 질곡 속에서 펼친 그들의 꿈과 열정, 의지의 조명에 주안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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