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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 느릅나무 아래서 화가의 꿈을 키우다
2. 외로운 그림자를 지닌 화가의 탄생 3. 1930년대의 한국 서양화단은 <선전>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 4. 사랑과 삶의 구원을 동시에 가져다 준 여인 5. 화가 박수근만의 개성을 드러내다 6. <조호회> 활동과 이중섭과의 만남 7. 고구려 벽화와 '십리 장림十里長林'에서 얻은 것들 8. 박수근 풍의 그림으로 주목받다 9. '나목裸木' 쓰러지다 10. '국민 화가' 박수근으로 남다 부록 - 글과 기록/관련 기사/연보/관련 자료/지은이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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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원론적인 평가와는 무관하게 그의 그림은 대중들을 사로잡는 몇 가지 분명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슴에 담고 있는 독특한 서정의 세계이다. 예를 들면, 일제 강점기에 독일로 건너갔던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나 황순원의 단편 소설 『소나기』에서 보여지는 잔잔한 서정성이 그것이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농경 사회 속에서의 정감 어린 인간 관계이며, 모여 앉아 도란도란 즐거움과 괴로움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주는 따듯함의 세계이다. 박수근의 그림은 이 같은 우리 민족에 스며 있는 정서의 세계를 기반으로 열 뜨지 않은 보편적인 공감의 세계를 구축해 냄으로써 소재와 더불어 강한 한국적 특질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정적감이다. 마을 풍경이든 너른 산야의 정경이든, 그가 빚어내고 있는 풍경 속에서는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 대신 숨 막히는 고요가 화면 가득 안개처럼 깔려 있다. 생명의 음지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그의 풍경화에는, 메아리 없는 산과 물비늘 걷힌 강, 그리고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조차 삼켜 버린 골목들이 숨죽이고 있다. --- p.1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