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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여신이 허락한 짧은 숨결 | 존 로스켈리의 <난다 데비>
모든 인간은 추월을 꿈꾼다 | 김성규 장편소설 <레카피툴라티오> 우리 미친 젊은 날 | 임덕용의 <꿈속의 알프스> 산에서 태어난 새로운 인간 | 오마르 카베싸의 <타오르는 산> 기록되지 않은 등반 | 봅 랭글리 장편소설 <신들의 트래버스> 죽음에 맞서서 얻는 깨달음 | 라인홀트 메스너의 <죽음의 지대> 유쾌한 방랑자의 초상 | 우에무라 나오미의 <내 청춘 산에 걸고> 산악인과 세상 사이의 얼음벽 | 이노우에 야스시 장편소설 <빙벽> 길이면 가지 말아라 | 앨버트 머메리의 <알프스에서 카프카스로> 같이 죽자던 여인의 알몸 | 장호 산시집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북한산 벼랑> 알프스 산정에서 별을 노래하다 | 가스통 레뷔파의 <별빛과 폭풍설> 그녀들이 선택한 삶과 죽음 | 닛타 지로 장편소설 <자일 파티> 호랑이의 등뼈는 의연하다 ㅣ 남난희의 『하얀 능선에 서면』 길춘일의 『71일 간의 백두대간』 친구를 위한 지옥행 ㅣ 정광식의 『영광의 북벽』 유족들의 상처치유여행 ㅣ 제임스 발라드의 『엄마의 마지막 산 K2』 평생을 살아낸 하룻밤 ㅣ 헤르만 불의 『8000미터 위와 아래』 네가 죽고 내가 산다면 ㅣ 조 심슨의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 지리산을 위한 비장한 레퀴엠 ㅣ 이태의 『남부군』 등반보고서의 문학적 가능성 ㅣ 김병준의 『K2-죽음을 부르는 산』 히말라야가 길러낸 건강한 사랑 ㅣ 자크 란츠만 장편소설 『히말라야의 아들』 클라이밍과 비즈니스의 화려한 이중주 ㅣ 카이 페르지히, 슈테판 글로바츠의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언제나 첫 번째 하늘 ㅣ 예지 쿠쿠츠카의 『14번째 하늘에서』 등반용어 해설 |
沈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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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릴없는 백수답게 열흘이건 보름이건 산야를 쏘다니던 어느날, 함께 산행을 하던 당시의 애인이 내게 물었다. 난다 데비? 이게 무슨 뜻이야? 땀에 흠뻑 젖어 숨결조차 고르지 못했던 나는 대답 대신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난다 데비? 그게 뭔데? 그녀는 내가 짊어지고 있던 배낭의 헤드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다시 물었다. 여기 써 있잖아, 난다 데비라고......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야?
난다 데비..... 나는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는 했지만 당시만 해도 악계岳界에 아는 선배도 없고 해서 그저 속수무책 의문만을 짊어지고 다녔을 뿐이다. 얼마후 나는 애인과 결혼하여 첫딸을 얻었고 그 애가 백일이 되기 전에 등산학교에 입학했다. 난다 데비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게 된 것은 그곳에서였다. 등산학교의 젊은 강사는 내가 그런 질문을 던진다는 게 의외라는 듯 눈을 둥그랗게 치뜨고서는 또박또박 가르쳐주었다. 난다 데비? 인도 히말라야에 있는 7000미터급 봉우리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산 중에 하나지. --- pp. 1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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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사이먼에게 외친다. 여긴 절벽이야, 다시 끌어올려줘!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사이먼에게까지 들리지 않는다. 설사 들린다 해도 소용 없다. 어설프게 확보를 한 채 45m 아래에 있는 친구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조는 동상에 걸린 손과 이빨을 이용하여 프루지크 매듭을 만든다. 그러나 매듭을 만들던 슬링마저 놓쳐 저 아래 음험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 속으로 떨어져 버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이먼이 확보를 보고 있던 눈구덩이가 무너져 이제는 거의 설사면 밖으로 튀어나오려 한다. 그들은 이 상태로 무려 2시간을 버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런 상태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이제 다음 순간, 사이먼의 확보 지점 역시 파괴될 것이고, 그러면 두 사람 모두 허공을 날아 이승의 저편으로 내동댕이쳐질 것이 분명하다. 당신이라면 이 순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pp. 209~210 네가 죽고 내가 산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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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메스너에 관련된 농담 같은 에피소드 하나 : 메스너는 티롤지방에 위치해 있는 커다란 고성에 산다. 어느 날 잠깐 앞마을에 외출을 갔다가 돌아온 메스너는 자기가 열쇠를 안 갖고 나온 채 문을 걸어 잠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열쇠수리공을 불렀겠지만 그는 세계 최강의 글라이머 메스너다. 그는 이까짓 성벽쯤이야 하는 생각에 맨손으로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결과는? 성벽 중간쯤에서 얼토당토 않게 슬립을 먹어 떨어지는 바람에 금이 갔다! 농담이 아니다. 몇 년 전 국내신문의 해외토픽란에 가십처럼 실렸던 일화이다. 인류 최초로 8000m 급 14봉을 모두 오르고 살아 돌아온 세계 최강의 클라이머가 자기 집담을 넘다가 추락했다? 이 어이없는 에피소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나는 모른다. 그러나 가끔씩은 유쾌한 농담 혹은 즐거운 화두처럼 작시 집 담벼락 앞에 주저앉아 발목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을 메스너를 떠올리며 웃음 짓는다.
--- p. 75 죽음에 맞서서 얻는 깨달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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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은 UN이 정한 '세계 산의 해(International Year of Mountain)'이다.
이 뜻깊은 해에 세계 최고의 등반가 앨버트 머메리부터 라인홀트 메스너 등을 만날 수 있는 산악문학서이다. 알프스에서부터 히말라야까지 거대한 대자연에 맞선 인간의 드라마와 그 희노애락의 파노라마가 산서의 세계 속에 펼쳐져 있다. 그것은 산과의 부딪침이 빚어낸 책이다. 그리고 산은 이 책 속에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인들과 산에 관한 국내외 산악문학 24권을 작가 심산이 엄선하여 리뷰하고 저자 자신의 산악문학 탐독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은 알피니즘의 개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 희대의 반항아 앨버트 프레드릭 머메리, 히말라야의 8000m봉 14개를 모두 오르고 살아 돌아온 세계 최강의 클라이머 라인홀트 메스너, 인류 최초로 5대륙 최고봉을 모두 오른 일본의 자유인 우에무라 나오미, 알프스 가이드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프랑스의 가스통 레뷔파, 스포츠 클라이밍의 제1세대 스타 슈테판 글로바츠 등 세계적인 산악인들과 K2 한국 초등의 위업을 감동적인 문체로 기록한 김병준, 한국 산악문학의 대부로 꼽히는 시인 장호(본명 김장호), 백두대간 종주붐을 불러일으킨 여성산악인 남난희, 아이거북벽의 등반기록을 문학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정광식 등 국내 유명 산악인들이 남긴 수준 높은 산악문학 작품들을 맛볼 수 있다. 봅 랭글리의 『신들의 트래버스』, 이노우에 야스시의 『빙벽』, 자크 란츠만의 『히말라야의 아들』 등 산악인과 등반행위를 전면에 내세운 세계적인 장편소설들 역시 이 책에서 꼼꼼히 다루고 있는 주요 대상이다. 작가 심산은 이 책을 내며 독자들에게 말한다 "산에만 오르고 산서를 읽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쪽의 산행이다. 산서에만 매달릴 뿐 산 근처에는 얼씬도 않는다면 그것 역시 어설픈 남독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에 선뜻 손이 뻗쳐지지 않아서 그렇지 일단 책을 펼쳐 들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며 엄청난 흡인력을 가진 것이 산서의 세계다. 그것은 시보다 시적이고, 소설보다 드라마틱하며, 영화보다 흥미진진하고, 철학책보다 심오하다. 사변적인 말장난으로 가득 찬 시에 식상한 사람에게 산서를 권한다. 하잘 것 없는 신변잡기에 불과한 소설 읽기에 넌덜머리가 난 사람에게 산서를 권한다. 하늘의 별을 보다가 발밑의 하수구를 놓치기 일쑤인 철학서들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에게 산서를 권하다. 보다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는 온갖 처세술 나부랭이에 치인 사람에게 산서를 권한다. 여기 극한 상황에서 마주친 인간의 실존이 있다. 여기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육체의 기록이 있다. 여기 불가능에 도전하고 무상의 가치에 흡족해 할 줄 아는 인간 정신의 가장 고매한 성취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