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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해설 ― 눈에 보일 듯 생생한 여인의 초상
3부 사랑과 덕의 여인들 1장 불굴의 의지와 아량을 겸비한 고결한 정신 《겨울 이야기》의 헤르미오네 2장 꾸미지 않은 진실과 순종의 미덕 《오델로》의 데스데모나 3장 너그러움과 단호한 결단력의 조화 《심벌린》의 이모젠 4장 여성성으로 승화된 사랑과 절제심 《리어 왕》의 코델리아 4부 역사 속의 여인들 1장 양극의 매력을 지닌 이집트의 키르케 《앤터니와 클레오파트라》의 클레오파트라 2장 로마 여성의 이상적 아름다움 《앤터니와 클레오파트라》의 옥타비아 3장 지고의 자긍심을 가진 어머니 《코리어레이너스》의 볼럼니아 4장 뛰어난 감수성과 상상력이 빚어낸 아름다움 《존 왕》의 콘스탄스 5장 권력욕에 빠진 지성과 위엄 《존 왕》의 엘리너 왕대비 6장 흠 잡을 데 없는 왕족 여인 《존 왕》의 블랑슈 7장 위엄과 부드러움을 지닌 아내 《헨리 4세》 퍼시 부인과 《줄리어스 시저》의 포셔 8장 여성성을 결여한 잔인한 마음 《헨리 6세》의 앙주의 마거릿 9장 영혼에 내재한 진실의 빛 《헨리 8세》의 캐서린 왕비 10장 야망과 죄업에 파괴된 여성성의 비극 《맥베스》의 맥베스 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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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격렬하거나 깊이 침잠하고, 대담하거나 수줍고, 질투하거나 확신한다. 사랑은 불안이면서 겸허한 인내이기도 하고, 희망적이거나 절망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많은’ 사랑은 없다. 오직 ‘하나의’ 사랑만이 있다. 줄리엣에게 사랑은 어떤 하나의 능력이 아니다. 그녀는 사랑 그 자체이다.
--- p.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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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슨의 비평은 분석 대상에 대한 적극적인 공감을 토대로 한다. 저자는 셰익스피어가 창조해낸 여성 인물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안에서 밖으로”의 읽기를 감행한다. 이러한 읽기 방식은 생생한 박진감과 함께 여성 특유의 따뜻함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셰익스피어의 여주인공들은 눈부시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그들은 제임슨의 몸을 빌어서야 비로소 말하기 시작한다. 마치 빅토리아시대 여성들에게 유행하였던 강신술에서처럼!
오필리아, 가련한 오필리아! 이 세속적인 세상의 장벽 속에 내던져지고, 인생의 차디찬 가시덤불에 찔려 피 흘리기에 그녀는 너무나 부드럽고, 선량하며, 순수하다. 그녀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녀 앞에서는 어떠한 달변의 입술도 침묵하게 되리라. --- p.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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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셰익스피어를 읽다!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들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비평서로 알려져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여류 작가로 손꼽히는 안나 제임슨은 1832년 『도덕적 ? 시적 역사적 측면에서 본 여성의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처음 출판했다. 원제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셰익스피어 문학을 통한 여성성의 탐색이다. 안나 제임슨은 이전까지 무시되어온 셰익스피어 문학의 여성 캐릭터들을 비평의 중심으로 이끌어내는 한편, 여성적 감성과 의식에 기반한 페미니즘 비평이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펼쳐보였다. 이런 의미에서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은 이중의 독서가 가능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문학에 관한 탁월한 분석으로서, 그리고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적 조건에 대한 성찰을 담은 메타비평으로서. 여성성의 재발견을 위하여 안나 제임슨의 셰익스피어 읽기는 여성성의 재발견에 그 지향점을 둔다. 저자는 가령 포셔와 이자벨라를 통해서는 여성적 지성의 고유성을, 줄리엣과 오필리아를 통해서는 여성적인 상상력의 깊이와 순수한 열정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헤르미오네를 통해 감성과 도덕성으로부터 피어나는 따스한 애정의 빛을 그려낸다. 꽃에서 향기를 뽑아내듯 각 인물의 존재적 특성으로부터 여성성의 본질적 가치들을 하나하나 추출하는 작업을 통해 저자는 여성적 본성의 이상을 정립하고, 당대의 사회적 조건들과 교육제도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이 지닌 미덕은 이처럼 여성의 영혼에 족쇄를 채우는 현실의 비좁은 지평에서 벗어나 여성의 참된 가능성과 주체성을 적극적으로 읽어낸다는 점에 있다.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이 되다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은 셰익스피어라는 천재 극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아름답고 훌륭하고 빛나는 부분 중의 하나가 다름 아닌 여성 캐릭터들에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또한 남성 주인공에 편중된 당대 비평의 흐름에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안나 제임슨은 침묵하고 있던 여성의 목소리를 특유의 감수성과 문체로 생동감 있게 되살려냈다. 출간된 지 170여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시선과 목소리는 여전히 생생하다. 현대 페미니즘 비평의 기본 얼개가 제임슨의 비평 속에 오롯이 담겨 있음을 확인했을 때의 놀라움을 잊을 수 없다.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성의 눈으로 셰익스피어를 읽는 특별한 경험과 함께, 여성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꿈꾸고 경탄하고 음미하는 비평 언어! 『셰익스피어의 여인들』은 엄격한 강단비평의 메마른 추상성이 아닌 눈부신‘존재의 웃음’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저자가 추구하는 것은 인간 영혼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에 대한 탐색이며, 치유하고 창조하고 포용하는 글쓰기, 부드러운 감성과 따스한 애정에서 태어나는 여성적 지성의 실천이다. 안나 제임슨의 언어는 꿈꾸고 경탄하고 음미하는 언어이다. 자연의 진리와 아름다움에 대한 신뢰, 예술에 대한 사랑과 삶의 약동으로 가득한 비평 언어…. 그리고 이는 다름 아닌 셰익스피어 문학의 심오한 본질과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