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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주역천견록』과 권근의 도학적 역 해석 2장. 성이심의 『인역』과 역의 도학적 확장 3장. 『주역사전』과 정약용의 역 해석방법 4장. 정약용의 역 해석에서 복서의 방법과 활용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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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동양의 정신사를 이끌어오다
‘역易’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한 것이다. 원래 역에는 ‘연산역’과 ‘귀장역’, ‘주역’의 세 가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중국 선진시대 이래로 ‘역’이라는 말은 곧 ‘주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주역』은 인간이 점을 쳐서 현실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극복하고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결정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그래서 『주역』은 『시경』, 『서경』과 더불어 유교의 삼대 경전으로 불리면서 끊임없이 재해석되어 왔다. 무엇보다도 ‘십익’이라 불리는, 공자의 저작이라고들 말하는 역전들 자체가 『주역』 경문의 해석인 것이다. 그리고 공자 이후 중국에서는 대가라 일컬어지는 학자라면 거의 예외 없이 『주역』에 관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해석을 정립해 내었다. 정이의 『역전易傳』이 그렇고 주희의 『주역본의周易本義』가 그렇다. 조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유교입국을 표방하는 조선에서 『주역』은 유학자들에 의해 500년의 세월 동안 내내 재해석되었다. 한국적 역 해석의 세 가지 경우 권근權近은 조선왕조의 건국과 더불어 통치원리로 도학이념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철학적 이론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유학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의 『오경천견록五經淺見錄』은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경전 주석서로, 그 중 『주역천견록周易淺見錄』은 성리학의 이론틀을 경전 해석에 관철하여 도학(주자학)적 경학의 성격을 가장 두드러지게 제시한 책이다. 권근의 역학은 선대 유학자들의 성과를 계승하되 『주역』 경문을 도학적 이념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만의 독자적인 논리와 시각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다. 성이심成以心의 『인역人易』은 ‘역’을 인간의 성정을 중심으로 연구한 저술이다. 성이심은 성리학의 심성론으로 ‘역’을 재구성하여 독특한 체계를 제시해 내었다. 그의 역학이 지닌 기본특성은 태극, 음양 등의 역학적 개념을 성명, 인심도심 등의 성리학적 개념으로 치환시킴으로써 ‘역’에 대한 인간중심적 해석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원래 『주역』은 우주와 자연의 법칙을 설명한 책이지만, 성이심은 『주역』의 체계를 인간의 성정에 대한 상징으로 재편해 놓은 것이다. 그의 시도는 주자학의 전통을 지키는 조선 중기의 도학자로서 역학의 새로운 체제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사상사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 정약용丁若鏞은 주자학의 틀을 벗어나 실학의 학문방법론을 정립하면서 『주역』의 구조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였다. 그는 ‘역’이 지닌 복서卜筮의 고대적 방법을 고증하고 재해석하여 ‘역리사법易理四法’으로 체계화하였는데, 이러한 이론적 체계화는 역의 괘사나 효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데 따른 혼란을 극복하고 어떤 예외적 경우도 용납되지 않는 부동의 원칙을 정립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정약용은 왕필王弼 이후 정착된 의리 중심의 역 해석 전통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철저히 비판하면서 역의 복서적 기능을 밝힘으로써 역 본연의 모습을 회복시켜 내었다. |